아프리카 문학의 거장 응구기 와 디옹오(티옹오/시옹오/씨옹오) 표기 용례

올해 노벨 문학상이 미국의 가수 밥 딜런에게 돌아가면서 매년 후보로 거론되는 케냐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수필가인 응구기 와 디옹오(Ngũgĩ wa Thiong'o, 1938년생)는 또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다. 이 이름의 표준 표기는 2014년 12월 12일 외래어 심의 실무소위에서 '응구기, 와 티옹오'로 결정되었고 지난달 그가 제6회 박경리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에는 '응구기 와 시옹오'라는 표기가 쓰였으며 그 외에도 국내 번역서에는 '응구기 와 씨옹오'라는 표기로도 쓰이지만 여기서는 원어의 발음에 가깝게 '응구기 와 디옹오'로 적기로 한다.

2012년 독일 뮌헨의 문학 센터 '리테라투어하우스 뮌헨(Literaturhaus München)'에서 낭독회를 가진 응구기 와 디옹오(출처: Wikimedia User:Heike Huslage-Koch CC0)

케냐는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처럼 다민족, 다언어 사회이다. 서로 모어가 다른 케냐인들 사이에는 영어와 스와힐리어가 공통어(lingua franca, 다른 언어 화자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위해 쓰는 언어)로 쓰이는데 둘 다 공용어(official language, 공식적으로 쓰는 언어)이지만 영어보다는 스와힐리어를 구사하는 이가 더 많다. 스와힐리어는 원래 케냐에서 탄자니아를 거쳐 모잠비크 북부까지 이르는 인도양 해안에 사는 스와힐리인들의 언어로 케냐를 포함한 동아프리카 넓은 지역에서 공통어로 쓰인다. 스와힐리어는 니제르·콩고 어족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 남반부의 광대한 지역에서 쓰이는 어파인 반투어파에 속하는 언어로 인도양 무역으로 인해 아랍어 어휘도 많이 받아들였다. 야생 동물을 구경하는 여행을 뜻하는 단어 '사파리'는 스와힐리어로 '여행'을 뜻하는 safari에서 온 것인데 이 스와힐리어 단어는 역시 '여행'을 뜻하는 아랍어의 سَفَرَ safara가 어원이다. 스와힐리어는 전통적으로 아랍 문자를 썼지만 오늘날에는 로마자를 쓴다.

응구기는 키쿠유인으로 그의 모어는 키쿠유어이다. 키쿠유어도 스와힐리어처럼 반투어파에 속한다. 케냐 중부의 케냐산 주변이 본거지인 키쿠유족은 2009년 기준으로 전체 케냐 인구의 16.9%로 케냐의 최대 민족이며 영국의 식민 지배에 반발하여 일어난 마우마우 항쟁(Mau Mau Uprising, 1952년~1960년)의 주역이었다. 키쿠유(Kikuyu)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스와힐리어 이름이고 키쿠유어로는 스스로 기쿠유(Gĩkũyũ [ɣekojo])라고 부른다(키쿠유어는 성조도 있으나 의미 구별에 그리 중요하지 않고 관련 정보도 찾기 어려우므로 발음 표기에서는 생략한다). 키쿠유어의 ĩ [e]와 ũ [o]는 각각 i [i]와 e [ɛ] 사이, u [u]와 o [ɔ] 사이의 중고모음이다. 키쿠유어 발음만 따지면 각각 '에', '오'로 적을 수도 있겠지만 스와힐리어의 i, u에 각각 대응되니 '이', '우'로 적는 것이 무난하고 철자에서 예측하기도 쉽다.

1928년에 창간된 케냐 최초의 키쿠유어 월간지 《무이귀다니아(Muĩgwithania, '화해자')》 제2권 제1호(1929년). 후에 케냐의 초대 대통령이 되는 조모 케냐타(Jomo Kenyatta)가 창간하였다. 여기서는 현대 철자법에서 ĩ, ũ를 써서 Gĩkũyũ, Muĩgwithania와 같이 적는 단어를 그냥 i, u를 써서 Gikuyu, Muigwithania로 적고 있다. (출처: Wikimedia)

응구기는 원래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다가 영어를 식민 지배자의 언어로 규정하고 스와힐리어, 후에 키쿠유어로 작품을 썼다. 작품에 담긴 정치적 내용 때문에 수감되었을 때 옥중에서 쓴 1980년작 《십자가의 악마(Caitaani mũtharaba-Inĩ 샤이타니 무다라바이니)》는 최초의 키쿠유어 근대 소설이다. 그는 1986년 《정신의 탈식민화(Decolonising the Mind)》라는 산문집에서 아프리카 작가들은 옛 식민 지배자들의 언어 대신 아프리카 고유 언어를 써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신의 탈식민화》 표지(출처: Wikipedia)

키쿠유인은 전통적으로 성 대신 부칭을 쓴다. Ngũgĩ는 본인 이름, Thiong'o는 아버지 이름이며 wa는 '~의'를 뜻한다. 그러니 Ngũgĩ wa Thiong'o는 '디옹오의 (아들) 응구기'라는 뜻이다. 응구기의 아들 역시 작가인데 그의 이름은 무코마 와 응구기(Mũkoma wa Ngũgĩ), 즉 '응구기의 (아들) 무코마'이다. 응구기 와 디옹오는 줄여서 쓸 때 '응구기'라고 불러야지 '와 디옹오' 또는 '디옹오'라고 부르면 안 된다.

실무소위에서 Thiong'o를 '티옹오'로 적은 것은 외래어 표기법에 준하는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에서 th를 'ㅌ/트'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키쿠유어의 th는 유성 치 마찰음 [ð], 즉 영어의 this에서와 같은 음이며 Thiong'o의 발음은 [ðiɔŋɔ]이다. 외래어 표기법 제2장의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서는 [ð]를 'ㄷ'으로 대응시켰다. 이 표는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의 표기에만 쓰이는데 이 가운데 영어에만 [ð] 음이 있으니 영어에만 해당하는 규칙이지만 이 음은 'ㄷ'으로 적는 것이 발음만 따지면 가장 가까우니 키쿠유어 발음을 기준으로 한다면 th도 'ㄷ'으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키쿠유어 이름 Mũthoni는 '무도니', Gatheru는 '가데루', Gĩthongo는 '기동고', Muthee는 '무데'가 되겠다(키쿠유어의 ee는 장모음 [ɛː]를 나타낸다). 또 지명 Mũthaiga는 '무다이가', Mathare는 '마다레'가 현지 발음에 가깝다.

환경 운동가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케냐의 Wangari Maathai도 표준 표기는 '왕가리 마타이'로 정해졌지만 이 역시 키쿠유어 발음을 따르면 '왕가리 마다이'에 가깝다. 그는 이혼 이후에도 남편의 성을 계속 쓰는 대신 원래의 Mathai에 a를 하나 추가해 Maathai로 썼다. 그런데 원래의 키쿠유어 이름을 바꾼 것이라서 그런지 케냐에서는 [ð]보다는 [θ]를 쓰는 발음을 많이 쓰는 듯하다. 후자의 경우 Maathai는 키쿠유어라는 인식이 희박해져서 th를 스와힐리어식인 [θ]로 발음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프리카의 언어에서 각각 영어의 think와 this의 th 발음에 해당하는 치 마찰음 [θ]와 [ð]는 꽤 드물다. 하지만 스와힐리어에서는 주로 아랍어에서 온 차용어에서 이들 음이 쓰이며 [θ]는 th로 적고 [ð]는 dh로 적는다. 아랍어의 ذَهَب ‎(ḏahab)에서 온 dhahabu '금(金)'을 예로 들 수 있다. 즉 키쿠유어에서는 [ð]를 th로 적는데 스와힐리어에서는 [θ]를 th로 적고 [ð]는 dh로 적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키쿠유어 Thiong'o를 스와힐리어식 철자로 쓰면 Dhiong'o가 되겠다. 스와힐리어 dhahabu는 '다하부'로 적는데 이견이 없겠지만 철자 th는 스와힐리어와 키쿠유어가 발음이 갈리므로 한글 표기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케냐 고유 명사에서는 철자 th가 대부분 키쿠유어의 [ð]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어원이 불분명한 지명 Thika에서는 [θ]로 발음된다. [θ]로 발음되는 th는 영어에서는 '스/ㅅ'으로 적지만 스와힐리어, 알바니아어, 웨일스어 등에서는 영어식 표기를 따를지, th를 '트/ㅌ'으로 적는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따를지 명확하지 않다.

더구나 케냐에 쓰는 dh, th는 마찰음이 아닌 폐쇄음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루오어에서 dh는 유성 치 폐쇄음 [d̪], th는 무성 치 폐쇄음 [t̪]를 나타낸다. 그러니 루오어 이름인 Akoth, Okoth는 각각 '아코트', '오코트'로 써야 한다(만약 짧은 모음 뒤의 어말 무성 폐쇄음을 받침으로 쓴다면 각각 '아콧', '오콧'이 된다). 《흙먼지(Dust)》를 쓴 케냐의 소설가 이본 아디암보 오우오르(Yvonne Adhiambo Owuor, 1968년생)의 루오어 이름에 들어가는 dh도 마찰음이 아니라 폐쇄음이다.

설상가상으로 모어에서 치 마찰음을 쓰지 않는 이들은 스와힐리어와 키쿠유어의 [θ]와 [ð]를 각각 [s][z]로, 또는 각각 [t][d]로 흉내내기도 한다. 사실 영어의 [θ]와 [ð]의 표기도 꽤 어려운 문제인데 예전에는 둘 다 'ㄷ'으로 적는 일이 많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되면서 [θ]는 '스/ㅅ'으로, [ð]는 '드/ㄷ'으로 각각 적고 있다. 다만 '매머드(mammoth)', '맥아더(MacArthur)', '대처(Thatcher)' 등의 관용 표기에서 [θ]를 '드/ㄷ'으로 적던 옛 방식의 흔적을 볼 수 있다('매머드'는 '맘모스'라는 형태로도 쓰이지만 표준 형태로는 '매머드'가 선호된다). 예전에 영어의 [θ]와 [ð]를 구별하지 않고 둘 다 '드/ㄷ'으로 적었던 것은 철자가 둘 다 th라는 것과도 무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영어의 th를 발음에 따라 '스/ㅅ'과 '드/ㄷ'으로 구별하여 적는 것처럼 앞으로 케냐 고유 명사의 th도 발음에 따라 구별하여 적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한편 Ngũgĩ에서와 같은 ng는 비음이 선행하는 유성 연구개 폐쇄음 [ᵑɡ]를 나타내니 '응ㄱ/ㅇㄱ'로 적고 Thiong'o에서와 같은 ng'는 연구개 비음 [ŋ]을 나타내니 'ㅇ'으로 적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는 키쿠유어와 스와힐리어 철자에서 쓰는 방식이 같다.

대신 키쿠유어 철자의 특이한 점으로는 c가 무성 마찰음 [ʃ]를 나타낸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스와힐리어와 영어 철자에서 sh로 쓰는 음이다. 그러니 키쿠유어 이름 Gĩcaru는 '기샤루', Waciuma는 '와시우마'로 쓰는 것이 좋겠다.

지금은 케냐의 여러 고유 명사를 키쿠유어, 스와힐리어, 루오어 등 각 언어의 철자와 발음을 고려하여 한글로 표기한다는 것이 허황된 소리로 받아들여질지 모른다. 그래도 응구기가 바라는대로 아프리카 고유 언어가 문학 작품을 활발히 배출하고 더 널리 알려지게 된다면 언젠가는 오늘날 스위스의 여러 고유 명사를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언어에 따라 발음을 고려하여 한글로 표기하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겨지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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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카시르 2017/01/31 01:53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질문을 조금 하겠습니다.

    1. 줄루어 인명 중 발음을 유추하기 곤란한 것이 있습니다. Dingiswayo, Shaka, Cetshwayo가 그것인데요. 위키백과에 따르면 각각 [diŋɡisʷaːjo], [ˈʃaːɠa], [kǀétʃwajo kámpande]로 발음되는데, 일단 첫째의 경우 w가 작게 표시되어서 저것을 발음해야 하는지 아니면 거의 소리가 안 나는 묵음으로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둘째의 경우 듣도 보도 못한 기이한 기호가 있는데다, 셋째는 단순히 읽으면 클레치와요가 될 것 같은데 로마자 표기에는 없는 l 발음이 어디에서 튀어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2. 위에서도 언급한 Cetshwayo는 음판데라는 자의 아들이었는데, 그래서 kaMpande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한 단어처럼 읽으면 캄판데가 됩니다. 그런데 분명히 카+음판데의 형태임을 감안하면, 카음판데라 표기해야 맞을까요? 같은 이치로, 이 자의 증조부인 Jama kaNdaba의 경우 분명히 은다바의 아들이라는 뜻인데 칸다바가 맞을지 카은다바가 맞을지 헛갈립니다.

    3. 샤카의 아버지는 Senzangakhona인데요. 센장가코나로 표기하면 되나요? 그리고 딩기스와요의 본명이 Godongwana라 하던데, 이는 고동과나가 맞겠지요?

    4. 딩기스와요가 이끈 나라는 Mthethwa Paramountcy라 불렸다 합니다. 동아프리카에는 무타파 왕국이 있었는데 그 발음은 쇼나어로 Mwene we Mutapa라 합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주요 부족인 Xhosa는 [kǁʰɔ́ːsa]라 발음합니다. 또한 Nguni라는 민족도 있습니다. 각기 음세스와, 음웨네 웨 무타파, 클로사, 응구니라 표기하면 될까요?

    5. 콩고 왕국의 서울인 M'banza-Kongo는 음반자콩고가 맞을까요? '를 일부러 집어넣은 것을 보면 설마 므반자콩고는 아니겠죠...

    6. 심지어 반투족 중에 Ndwandwe라는 자들도 있던데, 이것은 어떻게 읽어야 할지 감도 안 잡힙니다.ㅠㅠ

    7. 띄어쓰기가 없는 문자가 많은 것 같더군요. 에티오피아의 서울 Addis Ababa도 띄어쓰기 없이 읽어서 아드디사버바라 표기하는 것이 정확한 발음일까요?

    8. 어두에서 자음 앞에 m이 오는 현상이 그리스어에도 있더군요. Mnemosyne가 대표적인 예이고, 아가멤논의 아내인 클뤼타임네스트라도 Klytae+Mnestra라 하더군요. 이것들은 고대 그리스어로도 현대 그리스어로도 다 므네가 아닌 음네로 발음하나요?
  • 끝소리 2017/02/01 08:18 #

    지금 여행 중이라 자세한 답변이 어렵습니다. 일단 ʷ는 앞 기호가 나타내는 음의 원순음화를 나타내는 기호입니다. w처럼 독립된 음이 아닙니다. sʷ는 원순음화된 s음 하나를 나타내지 두 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마치 sw인 것처럼 취급하여 '딩기스와요'로 표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머지 줄루어 이름에 나오는 기호는 흡착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l이 아닙니다. 절대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이 문제는 좀 복잡해서 나중에 따로 설명드리겠습니다.
  • 끝소리 2017/02/07 08:18 #

    1. Cetshwayo [kǀétʃwajo]의 [ǀ]은 철자 c에 해당하는 치 흡착음을 나타내는 기호이지 설측음 [l]이 아닙니다. 흡착음은 입의 앞뒤 두 곳을 닫고 그 사이의 공기를 혀를 통해 빨아들여 기압을 낮춘 후 앞의 닫힌 곳을 터뜨려 내는 소리입니다. 그러므로 이론적으로는 조음부가 앞 뒤 두 곳이라고 볼 수도 있고 실제로 예전에는 일반적인 동시조음인 것처럼 [ǀ] 대신 [kǀ] 또는 [ǀk]로 적는 일도 많았습니다. 여기서도 [kǀ]이라고 적었는데 요즘에는 [ǀétʃwajo]와 같이 많이 적습니다.

    주변 언어의 영향으로 흡착음이 사라지는 언어들을 보면 앞부분의 조음 위치와 뒷부분의 조음 방법에 가까운 음으로 대체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 흡착음 [ǀ]는 치 파찰음 [ʦ]로 흔히 대체됩니다. 그러니 줄루어의 c는 'ㅊ'으로 옮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흡착음을 조음 위치에 상관없이 [k]로 옮기는 일이 많습니다. 이를 따르면 'ㅋ'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또 아예 흡착음을 묵음 처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Cetshwayo는 '체치와요', '케치와요', '에치와요'로 쓸 수 있습니다. 최근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사어 인명 Mcebisi [m̩ǀɛbisi]의 표기에 대한 요청이 외래어 표기 심의위에 올라왔는데 이 문제 때문에 표기에 대한 결정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ɠ]는 연구개 내파음을 나타내는 기호입니다. 줄루어에서는 어근초 외의 자리에서 /k/의 변이음으로 나타납니다. 이 자리에서 [ɠ]로 보통 발음되지만 연구개 방출음 [kʼ]로 발음될 수도 있고 철자에서도 k로 쓰니 그냥 'ㅋ'으로 적는 것이 무난합니다. Shaka는 '샤카'로 적으면 됩니다.

    2. 줄루어에서는 고유명사의 경우 접두사 대신 어근 첫 글자를 대문자로 씁니다. 다른 반투어인 스와힐리어는 언제나 단어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쓰기 때문에 언어 이름을 kiSwahili 대신 Kiswahili라고 쓰지만 줄루어에서는 언어 이름을 Isizulu 대신 isiZulu로 씁니다. 이는 단순히 대문자 규칙의 차이이기 때문에 따로 한글 표기에 반영하지 않고 한 단어로 취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즉 kaMpande는 '캄판데', kaNdaba는 '칸다바'로 적는 것이 좋겠습니다. 반투어의 형태소를 일일이 나눠서 표기하려면 Kilimanjaro도 '킬리만자로'가 아니라 '킬리마은자로'가 되는 등 너무 복잡해집니다.

    3. Senzangakhona는 '센장가코나' 맞습니다. Godongwana는 '고동과나' 맞습니다.

    4. 줄루어의 th는 /tʰ/를 나타냅니다. Mthethwa는 '음테트와'입니다. 무타파는 동아프리카가 아니라 남아프리카에 있던 나라입니다. Mwene we Mutapa는 '므웨네 웨 무타파'로 적으면 됩니다. Xhosa [ǁʰɔ́ːsa]의 [ǁ] (또는 [kǁ])는 치조 설측흡착음입니다. 보통 /k/로 흉내내므로 영어로 /ˈkɔːs.ə, ˈkoʊs-/ '코사'로 발음하며 한글 표기도 '코사'가 좋습니다. Nguni는 '응구니' 맞습니다.

    5. M'Banza Kongo는 아포스트로피 없이 Mbanza Kongo로 쓰기도 합니다. 여기서 아포스트로피 유무는 발음과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음반자콩고'가 맞습니다.

    6. Ndwandwe는 '은드완드웨'로 쓰면 됩니다.

    7. 띄어쓰기는 언어마다 다릅니다. 중국어, 일본어, 타이어 등 띄어쓰기를 쓰지 않는 언어가 있는 반면 베트남어처럼 음절 단위로 띄어쓰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띄어쓰기를 쓰는 언어들은 단어 기준으로 하는데 한국어는 조사를 붙여 쓰고 성과 이름을 붙여 쓰는 등 비교적 띄어쓰기를 하는 언어 치고 띄어쓰기를 적게 쓰는 편입니다. 특히 지명은 웬만해서는 붙여 씁니다.

    암하라어는 띄어쓰기에 해당하는 단어 구분 표시가 있습니다. 그러니 암하라어에서도 Addis Ababa는 አዲስ ፡ አበባ로 두 단어로 나누어 적습니다. 하지만 New York, Hong Kong을 '뉴욕', '홍콩'으로 붙여 쓰는 것처럼 '아디스아바바'로 붙여 적습니다. 대신 원어에서 띄어쓰기로 나눈 단어를 각각 한글로 표기한 다음에 붙여 쓰기 때문에 '아디사바바'가 아니라 '아디스아바바'인 것입니다. West End를 '웨스텐드'가 아니라 '웨스트엔드'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암하라어 모음 발음을 반영하면 '아디스아버바'가 더 낫겠지만 '아디스아바바'는 흔히 쓰이는 로마자 표기를 따라 관용이 인정된 표준 표기입니다. dd는 암하라어 철자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addis abəba]와 같이 겹자음으로 발음된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한글 표기에서는 폐쇄음의 겹자음 표시를 따로 나타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니 '앗디스'가 아니라 '아디스'입니다(겹자음은 끊을 수 없으니 '아드디스'는 아닙니다).

    8. 반투어에서 mb [ᵐb], mv [ᵐv] 등 장애음 앞에 선행 비음으로서 오는 [ᵐ]이나 어두에 올 수 있는 [m̩]은 '음'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다른 언어에서 m으로 시작하는 자음군에도 언제나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슬라브어에 특히 많은데 체코어의 mladý '믈라디', mnoho '므노호'처럼 '므'로 적습니다. 그리스어의 μν도 마찬가지로 Μνημοσύνη는 '므네모시네'로 적습니다. 하지만 모음 뒤에 오면 Κλυταιμνήστρα '클리타임네스트라'처럼 μ을 받침으로 적습니다. 특별히 갈라 적을 이유가 없습니다. 더구나 이 이름은 원래 형태가 Κλυταιμήστρα '클리타이메스트라'였고 중세에야 민간 어원의 영향으로 뒷부분이 μν-로 분석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대 그리스어에서는 υ가 [y]로 발음되었다고 '이' 대신 '위'로 적는 것을 고집하는 것을 흔히 보는데 표준 표기에서는 '이'로 씁니다. 고대 그리스어에서는 시기와 방언에 따라 υ가 [u], [y], [i]로 발음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어 발음을 따른다면서 υ를 '위'로 쓴다면 다른 글자의 발음도 같은 시대의 발음에 따라 해야 앞뒤가 맞는데 그러지는 않고 달랑 υ만 '위'로 쓰는 것이 그리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고전 시대 초기의 아티카 발음을 따른다면 ει는 '에', ου는 '오'로 적어야 할 텐데 그렇게 쓰는 모습을 본 적은 없습니다.

    참고로 현대 그리스어 발음에 따라 적으면 각각 '므니모시니', '클리템니스트라'입니다.
  • 알카시르 2017/04/09 05:53 #

    1. 확실히 한국어로 표기할 때는 편의상 형태소를 구분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그런데 원어민들은 단어의 형태소 구분을 다 정확히 인지하고, 발음도 정확히 구분하여 하나요? 예를 들어, 모켈레음벰베, 킬리만자로, 캄판데도, 혹시 원주민들은 모켈레음베음베, 킬리마은자로, 카음판데에 가깝게 발음하지 않을까요?

    2. 이산들와나에서 영국이 줄루족에게 크게 패한 적이 있지요. 혹시 이산들르와나가 맞지 않나 싶어서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발음이 [ísanˈdɮwáːna]라더군요. 혹시 이산들지와나였던 건가요? 그렇다면 Isandljwana라 써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영어 발음은 이산들와나가 맞을까요?

    3. 그리스어의 mestra가 mnestra로 바뀐 것은 민간 어원의 영향이라 하셨는데, 그러니까 본래는 메스트라가 맞는데 중세 시기에 들어서 이 단어가 므네스트라에서 기원했다는 잘못된 어원설이 퍼져서 이 유언비어에 속은 사람들이 므네스트라로 고쳐서 발음하기 시작했고, 이 잘못된 발음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서 아가멤논의 아내가 클리타이메스트라에서 클리타임네스트라로 잘못 알려지게 된 것인가요?

    4. 그렇다면 Ganymedes나 Medeia는 윅셔너리에 수록된 아티카어 발음을 따르면 가뉘매애대애스, 매애데에아가 맞을까요? 그리고 그리스어의 ou발음은 정말 헛갈리더군요. 오우라 발음하는 것은 장음 표기를 안 한다는 원칙에 위배되니, 역시 오라 표기하는 것이 맞을까요? 예를 들어, 알키비아데스는 클레이니아스의 아들이라는 뜻의 Kleiniou라 불렸다던데, 클레이니오우가 아니라 클레이니오라 표기하는 것이 맞을까요?
  • 끝소리 2017/04/14 23:43 #

    1. 아닙니다. 우리가 한국어로 '말을 합니다'라고 할 때 형태소를 일일이 나눠서 '말/을/하/읍니다'로 하지 않고 [마를 함니다]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2. 줄루어의 dl(옛 철자는 dhl)은 유성 치경 설측 마찰음 /ɮ/을 나타냅니다. 설측음이니 [l]과 비슷하고 마찰음이라서 [ʒ]와 비슷한 면도 있기 때문에 둘을 합친 듯한 기호를 쓰지만 그렇다고 [lʒ]인 것처럼 표기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몽골어의 л도 보통 이 음인데 철자에 따라 그냥 [l]로 취급해서 'ㄹ'로 적습니다. 줄루어의 경우에도 그냥 철자에 따라 마치 [dl]인 것처럼 취급하여 적는다해도 별 탈이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와지 왕족 성씨 Dlamini [ɮaˈmiːni]는 '들라미니'로 적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Isandlwana에서처럼 dl 앞에 비음이 올 때는 ndl [ndɮʱ]과 같이 [d]가 붙은 파찰음이 발음됩니다. 저는 '이산들르와나'로 적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기존 용례 가운데는 별로 참고할만한 것이 없습니다.

    3. 민간 어원을 유언비어라고 묘사하는 것은 오버입니다. 어차피 언어는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쓰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지식에서 기인한 언어의 변화도 나중에는 언어의 일부가 됩니다.

    4. 위키낱말사전에서 고전 그리스어의 에타(η)를 /ɛ͜ɛ/로 적는 것은 고전 그리스어의 고저 악센트 표시를 쉽게 하기 위해서인데 장음이므로 '에'로 적으면 되지 '애애'로 적을 이유가 없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애'는 [æ]를 적는 것이지 [ɛ͜]를 적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고전 아티카 발음을 따라서 적는다면 '가누메데스~가뉘메데스', '메데아'가 될 텐데 고전 아티카 발음이라고 하더라도 초기에는 입실론이 [u]로, 후기에는 [y]로 바뀌었기 때문에 기준을 삼기가 어렵습니다. 어차피 고대 그리스어의 한글 표기는 고전 아티카 발음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대략 고전 라틴어식 그리스어 발음을 따른 절충안을 쓰기 때문에 '가니메데스', '메데이아(Medeia)' 또는 '메데아(Medea)'로 씁니다.

    고전 아티카 발음에서 ου도 초기 [oː]에서 말기에는 [uː]로 바뀌었기 때문에 '오' 또는 '우'로 적을 수 있겠습니다. '오우'와 같은 이중모음은 고전 시대에 이미 쓰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ει도 비슷한 경우라서 고전 아티카 발음에서 [eː]를 나타냈는데 한글 표기에서는 로마자 ei에 대응시키는 경우 그냥 이중모음인 것처럼 '에이'로 적습니다.

    Κλεινίου는 Cleiniou로 취급해서 '클레이니우'로 적는 것이 무난합니다. 초기 고전 아티카 발음을 따른다면 '클레니오' 정도 되겠습니다.
  • 알카시르 2017/04/16 03:07 #

    1. 끝소리님께서는 개인적으로 코사어 인명 Mcebisi를 뭐라고 표기해야 맞다고 여기시나요?

    2. 스와질란드 왕국(원어 기준으로는 스와티니 왕국이 맞으려나요?)의 왕실 성씨가 Dlamini라던데요. 이것은 넬슨 만델라의 씨족명인 마디바와는 달리 확실히 성씨 같은데, 위키백과를 봐도 성과 이름을 같이 써서 표기하는 예가 없더군요. 스와지어에서는 성 다음에 이름이 오나요? 아니면 이름 다음에 성이 오나요?
  • 끝소리 2017/04/17 07:02 #

    1. Mcebisi는 지난 2월 22일 열린 제131차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회의에서 '음체비시'로 심의되었습니다. 저도 이게 그나마 무난한 표기라고 생각합니다.

    2. Dlamini는 성 맞습니다. 이름 다음에 성을 씁니다. 현 스와질란드 국왕 음스와티 3세(Mswati III)의 본명은 마코세티베 들라미니(Makhosetive Dlamini)입니다.

    스와질란드의 현지 이름은 에스와티니(eSwatini)라는데 e-나 -ni의 뜻에 대해서는 정보를 못 찾았습니다. 스와지(Swazi)는 줄루어식 이름이고 스와지어로는 스와티(Swati)라고 합니다.
  • 알카시르 2017/04/22 23:42 #

    1. 음웨네가 아니라 므웨네가 맞다고 하셨습니다. 르완다와 부룬디의 왕을 가리키던 단어인 mwami도 음와미가 아닌 므와미로 흔히 씁니다. 그런데 저는 w가 자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음웨네, 음와미라 쓰는 것이 맞다고 여겼는데, 왜 유독 w를 모음처럼 간주하는 것일까요? 반모음 내지 자음 아니었나요?

    2. Interahamwe는 인테라함웨와 인테라하므웨 중 무엇이 맞을까요?

    3. 헝가리어는 성 다음에 이름을 씁니다. 하지만 핀란드어, 에스토니아어, 사미어는 이름 다음에 성을 씁니다. 모두 우랄어족에 속하는 비슷한 언어인데도 말입니다. 아마 스웨덴의 지배를 오래 받았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까요? 터키와 아랍에서도 성을 뒤에 쓰는데, 고대 돌궐이나 몽골에서는 성을 먼저 썼단 말이죠. 이 역시 터키와 중동이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일까요?

    4. 그런 의미에서, 스와지어에서, 그리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성을 뒤에 쓰는 것도 혹시 영어의 영향 때문이 아닐까요? 즉 반투어족의 본래 관습은 성을 먼저 쓰는 것인데 영어 때문에 순서가 바뀌었다든가...

    5. 들라미니 왕조에 들라미니라는 이름을 가진 왕도 있더군요. 그러면 이 사람의 이름은 들라미니 들라미니가 되는 것인가요? 무슨 제퍼슨 제퍼슨도 아니고, 뭔가 기이하네요. 생각해보면 폴란드와 헝가리의 시조들도 피아스트 피아스트, 아르파드 아르파드라는 기이한 이름을 지녔더군요.

    6. Odyssey를 고대 그리스어로는 뭐라고 했을까요? 일반적으로는 오뒤세이아라 하던데, 끝소리님께서 알려주신 대로라면 초기 아티카어로는 오두세이아, 후기 아티카어로는 오뒤세아가 맞을까요? 그런데 엉뚱하게도 위키백과에서는 [o.dýs.sej.ja]로 나오더군요. 설마 오뒷세이야가 맞는 표기였던 것일까요...
  • 끝소리 2017/04/28 05:54 #

    1. w는 음성학적으로는 접근음이지만 언어마다 음운론적으로 자음 음소 역할을 하기도 하고 반모음 음소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w의 한글 표기는 w의 음운론적 자음 음소 여부와 상관이 없습니다. 영어에서도 /w/가 자음 음소이지만 twice, swing 등을 표기할 때 '트와이스', '스윙'으로 하는 것을 보십시오. Rwanda를 '르완다'로 쓰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그런데 아프리카 많은 언어에는 어두에서 m 뒤에 자음이 올 때는 비음이 선행하는 자음을 나타내는 철자이거나 드물게 m이 성절 자음이기 때문에 '음'으로 적는 규칙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Mbemba는 '음벰바'가 됩니다. 하지만 비음이 선행하는 자음은 장애음(폐쇄음, 파찰음, 마찰음 등)에 국한됩니다. 즉 mb [ᵐb], mp [ᵐp] 등은 비음이 선행하는 자음이지만 [w]는 비음이 선행할 수 없습니다.

    m과 다른 자음의 조합은 꼭 비음이 선행하는 자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mti, mlima, mnyama처럼 m과 조음 위치가 다른 장애음이 오거나 공명음이 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보통 m이 성절 자음 [m̩]으로 실현됩니다. 하지만 mw인 경우 그냥 자음군 [mw]으로 실현됩니다. 양순 연구개 접근음인 [w]는 앞쪽 조음 위치가 양순 비음인 [m]과 같기 때문에 그냥 자음군으로 발음하는 것이 편합니다. 그러니 m을 선행 비음이나 성절 자음으로 취급하여 '음'으로 적을 이유가 없습니다.

    2. 기존 표기 규정이나 용례에 어느 쪽이 맞다고 단정할만한 내용은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Interahamwe는 '인테라함웨'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이름과 성을 모두 쓰는 관습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기껏해야 수백 년이 되었으니 같은 어족에 속했더라도 다른 언어로 분화한지 오래입니다.

    4. 반투어족 여러 언어에서 성을 쓰기 시작한 것도 상대적으로 최근의 일이니 원래의 반투어족 관습을 논할 수 없습니다. 반투어족에 속하는 키쿠유어를 쓰는 소설가 응구기 와 디옹오(Ngũgĩ wa Thiong'o)는 키쿠유족 관습대로 성 대신 부칭을 쓰고 있습니다(물론 오늘날 많은 키쿠유인들은 성을 씁니다).

    5. 들라미니에 대해서는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료를 찾기 힘드네요. 하지만 섣부른 추측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들라미니를 성으로 쓰는 사람이 많은 것은 맞고 이 왕조에 속한 이들 가운데도 들라미니를 성으로 쓰는 이가 있을 수 있지만 꼭 처음부터 그랬다는 얘기는 아니니까요.

    6. 고대 그리스어 Ὀδύσσεια Odússeia는 '오디세이아'로 적는 것이 표준입니다. 일부러 고대 그리스어의 발음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표준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고전 아티카 방언에서 ει ei의 발음은 [eː]를 나타냈지만 모음 앞에서는 적어도 초기에는 예전의 [ei̯]가 보존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이중모음의 뒷부분은 모음 앞에서 흔히 [jj]가 되었기 때문에 [o.dýs.sej.ja]로 적은 것입니다. υ u는 [u]에서 [ʉ]를 거쳐 [y]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여러 변화가 각각 언제 진행되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야말로 '오두세이아'에서 '오뒤세아'로 변했을 수도 있고 중간에는 '오뒤세이아'였을 수도 있죠. 참고로 겹자음 [ss]도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겹쳐 쓰지 않습니다.
  • 알카시르 2017/05/05 02:34 #

    1. 그렇군요. 그렇다면 mti, mlima, mnyama는 음티, 으믈리마, 음냐마로 발음하는 게 아니라 므티, 믈리마, 므냐마로 발음하는 것이 맞을까요?

    2. 독일의 Himmler는 히믈러와 힘러 중에 무엇이 맞을까요?

    3. 르완다의 대통령이었던 Habyarimana는 하비아리마나, 하뱌리마나, 하비야리마나라고들 표기하는데, 무엇이 맞을까요? 생각해보면 르완다는 본래 프랑스어를 썼으니까 h를 묵음으로 읽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4. 르완다어를 르완다어로는 [iciɲɑɾɡwɑːndɑ]라 발음하던데, 이시냐르관다라 표기하면 될까요? 영어로는 대략 키냐르완다어 정도가 될까요?

    5. 그런데 독일어로는 Ruanda라 하더군요. 그렇다면 사실 르완다가 아니라 루안다가 맞았던 것일까요?

    6. 그렇다면 위키백과에서 발음이 [o.dýs.sej.ja]라고 표기한 것은 편의상 그렇게 쓴 것이지 엄밀히 말하면 틀린 것일까요? 그리고 잘 이해가 안 되는데, 그러니까 실제 발음은 세이아가 아닌 세이야로 실현되는 것인가요? 마치 Freyja를 프레이야라 읽는 것처럼?
  • 끝소리 2017/05/05 18:01 #

    1. 잘못 이해하셨습니다. mti, mlima, mnyama처럼 m 뒤에 조음 위치가 다른 장애음(t)이나 공명음(l, ny)이 오는 경우는 성절 자음 [m̩]으로 실현되므로 '음티', '음리마', '음냐마' 등으로 적는 것이 적절합니다.

    2. Himmler는 '힘러'가 표준 표기입니다. 또 Daimler '다임러', Memling '멤링', Stammler '슈탐러', Umlaut '움라우트' 등으로 적습니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 러시아어 표기 규정만 특이하게 l이 따르는 m에 '으'를 붙이고 있고 나머지 경우는 m을 받침으로 적을 수 있으면 받침으로 적습니다.

    3. Habyarimana는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따르면 '하비아리마나'로 적습니다. 자음과 모음 사이의 y는 앞 자음과 합치고 뒤 모음과는 갈라 적는 '이'입니다. 르완다에서 한때 프랑스어가 공용어이긴 했지만 프랑스어 이름이 아닌 르완다어 이름이며 르완다어에서는 h가 [h]로 발음됩니다.

    4. 르완다어는 르완다어로 Ikinyarwanda라고 하고 [iciɲɑɾɡwɑːndɑ]로 발음합니다. [c]는 무성 경구개 폐쇄음인데 터키어, 아이슬란드어 등에서 전설 모음 앞 /k/의 변이음으로 나타납니다. 르완다어에서 ki, ke는 보통 [ki], [ke]로 발음하거나 [ci], [ce]로 발음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변이음이니 /k/로 간주하고 'ㅋ'으로 적을 수 있습니다. 또 일상적인 발음에서 w가 들어가는 자음군에서 /w/의 발음 변화가 일어나 /ɾw/는 [ɾɡw]로 흔히 실현됩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발음에서 일어나는 규칙적인 변이음을 일일이 나타내려 하기보다는 철자에 따라 /ikiɲɑɾwɑːndɑ/를 기준으로 '이키냐르완다'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5. 독일어에는 /w/ 음소가 없고 철자상 w는 /v/로 발음되기 때문에 Ruanda라고 쓰는 것입니다. 이것은 독일어의 제약 때문이지 /ɾwɑːndɑ/는 '루안다'보다는 '르완다'로 적는 것이 낫습니다.

    6. 잘못 이해하신 것 같은데 초기 고전 아티카 방언에서 ει ei가 모음 앞에서는 예전의 이중모음 [ei̯]가 유지되었고 이 뒷부분이 모음 앞에서 흔히 [jj]가 되었다 하여 위키백과에서는 [o.dýs.sej.ja]로 적은 것입니다. 편의상 그렇게 쓴 것이 아니라 실제 발음을 그렇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리스어 시의 운율을 통해 음의 장단을 분석하여 그런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하지만 /j/가 그리스어 음소도 아니고 철자에 나타나지 않는 규칙적인 겹자음 발음을 한글 표기에 나타낼 이유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어에서 모음 사이의 gn /ɲ/은 자동적으로 겹자음 [ɲɲ]으로 실현되지만 montagna [monˈtaɲɲa]는 '몬탄냐'가 아닌 '몬타냐'로 적습니다. 어차피 이 위치에서 [ɲ]와 [ɲɲ]가 대립되는 쌍이 없고 이탈리아어의 음 장단 규칙상 그렇게 실현되는 것이므로 겹자음 발음을 굳이 반영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페르시아어 같은 다른 언어에서는 같은 위치에서 [j]와 [jj]가 대립될 수 있으므로 Khayyam '하이얌'과 같이 적는 것입니다. 참고로 Freyja [ˈfrøyjɑ]에서 ey는 [øy] 비슷한 이중모음을 나타내는 철자였는데 편의상 '에이'로 적는 것이므로 다른 경우입니다.
  • 알카시르 2017/07/04 21:03 #

    1. 유독 러시아어만 크레믈과 같이 발음하고, 독일어 등 다른 언어는 히믈러가 아니라 힘러처럼 발음하는데, 실제로 러시아어에서만 음운적으로 발음이 저렇게 나나요, 아니면 다른 언어도 히믈러에 가깝게 발음하지만 편의상 힘러로 표기하는 것인가요?

    2. 다니엘을 히브리어로는 Daniyyel 또는 Daniyel이라 발음합니다. 무함마드의 아내 중에는 Safiyyah bint Huyayy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최초의 세습 할리파조를 Umayyad라고 합니다. 그 초대 할리파를 Muawiyya라고 합니다. 이것들은 어떻게 발음해야 할까요? 다니이옐, 사피이야 빈트 후야이이, 우마이야조, 무아위이야라 해야 할까요? 심지어 옴미아드조라는 정체불명의 표기도 있더군요.
  • 끝소리 2017/07/04 23:13 #

    1. 러시아어에서 '크레믈'과 같이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한글 표기에서 그렇게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크레믈'은 뒤따르는 모음이 없으니 독일어 표기의 '힘러'와 비교할만한 예가 아니니 земля zemlya '제믈랴'와 비교해야 하겠습니다. 언어에 따라 자음 길이에 미세한 차이가 있겠지만 이처럼 한글 표기가 달라지는 것은 원어 발음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러시아어 표기 규정을 만들 때 기존의 표기 관습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결과일 뿐입니다.

    2. 현대 히브리어에서 iyy는 iy 또는 i로 단순화됩니다. 그러니 דניּאל Daniyyél은 그냥 '다니엘'로 적어도 무방합니다.

    Safiyyah bint Huyayy는 '사피야 빈트 후야이'로 적으면 됩니다. Umayyad는 Umayya에서 서양어식 접미사를 붙인 것이니 한국어에서는 Umayya만 옮겨 '우마이야 왕조'로 적는 것이 표준입니다. Muawiyya는 '무아위야'로 적으면 됩니다. 오해하시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ij]는 '이이'가 아니라 '이'로 적어야 합니다. Huyayy의 ayy도 [ajj]를 나타내는데 [ij]도 [ji]도 '이'로 적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이'로 적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 알카시르 2017/07/05 18:26 #

    1. 그렇다면 끝소리님 생각에 러시아어도 다른 외국어처럼 표기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그러니까 러시아만 유독 제믈랴처럼 표기해야 할 필연적인 이유가 없고 젬랴처럼 표기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2. 그렇다면 고대 히브리어에서는 Daniyyel의 발음이 다니옐에 더 가까웠을까요?

    3. 페르시아어의 Khayyam은 하얌이 아니라 하이얌이라 발음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른 언어에서도 yy를 정확히 발음해야 하는가 싶어서 질문한 것입니다. 사피야나 무아위야는 y가 하나만 있는 것처럼 발음하는데 유독 우마이야만 y 두 개를 다 발음하는 것이 잘 이해가 안 됩니다. 혹시 우마야가 맞지 않을까요?

    4. 사피야를 Safiyyah라 하기도 하고 Saffiyyah라 하기도 하는데, 후자가 맞을까요? 무아위야도 맨 뒤에 h를 쓰기도 하고 안 쓰기도 하며, y를 하나 쓰기도 하고 둘 쓰기도 하고 a를 둘 쓰기도 하는 등 철자가 고정되지 않았던데 무엇이 정확할까요?

    5. 옛날에 읽은 교과서에서는 우마이야 왕조를 옴미아드 왕조라 표기했던데, 오마야드도 아니고 옴미아드라니, 이 표기는 대체 무슨 근거로 나온 것일까요?
  • 끝소리 2017/07/05 19:15 #

    1.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러시아어도 다른 언어의 표기 방식을 따르는 것이 좋을 텐데 일단 표기 규정이 그렇게 정해졌으니 두고 봐야죠.

    2. 히브리어는 기록된 역사가 수천 년이 되고 방언에 따른 발음 전통도 많아서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듭니다. 히브리 문자는 원래 모음이나 비슷한 자음의 구별, 자음의 겹침 등을 적지 않았기 때문에 후에 이를 부호로 나타내는 방법이 생겼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티베리아스식 모음 표기입니다(모음 뿐만이 아니라 자음 구별, 겹자음도 나타내지만 그렇게 부릅니다).

    '다니엘'은 히브리어로 보통 דניאל로 적습니다. 로마자로 옮기면 DNYʾL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발음을 나타내기 위한 티베리아스식 모음 표기는 דָּנִיֵּאל입니다. 예를 들어 ד를 [ð]가 아닌 [d]로 발음한다는 표시로 점을 찍어 דּ로 적었습니다. 또 י에 יּ와 같이 점을 찍어 겹자음 [jj]로 나타냈습니다. Daniyyel이라는 로마자 표기는 이 티베리아스식 모음 표기를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티베리아스식 모음 표기는 8~10세기의 티베리아스라는 곳의 유대인들이 쓴 발음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고대 히브리어 발음을 얼마나 대표하는지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일 Daniyyel을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다니옐'로 적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현대 이스라엘 히브리어의 경우 겹자음 자체가 사라졌고 한국어에서 쓰이는 전통 히브리어 표기에서도 티베리아스식 표기의 겹자음 [jj]는 무시하기 때문에 '다니엘'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사실 한국어에서도 '다니엘'과 '다니옐'은 발음으로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부러 티베리아스식 모음 표기를 참조해서 יּ를 겹자음으로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그에 비해 현대 아랍어와 페르시아어에서는 겹자음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에 [jj]를 한글 표기에도 반영하는 것입니다.

    3. Khayyam, Umayya를 각각 '하이얌', '우마이야'로 표기(발음이 아닙니다)하는 이유는 Khay '하이' - yam '얌', Umay '우마이' - ya '야'로 나눠서입니다. 하지만 Safiyyah, Muawiyya는 Safiy '사피' - yah '야', Muawiy '무아위' - ya '야'로 나눠지기 때문에 '사피야', '무아위야'가 됩니다. 그래서 iy는 '이'로 적는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4. 사피야는 아랍 문자로 صفية로 씁니다. 아랍 문자도 히브리 문자처럼 많은 정보를 누락하기 때문에 이를 로마자로 옮기면 ṢFYH 정도입니다. 마지막 글자인 ة는 격에 따라 -t로 발음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ah를 나타내며 원래는 /ah/였는데 /h/가 묵음이 되어 /a/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아 그냥 '아'로 적습니다. 아랍 문자도 히브리 문자처럼 모음이나 겹자음 발음에 대한 추가 정보를 부호로 써서 표시할 수 있는데 이렇게 부호로 쓴 것을 찾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영어판 위키낱말사전에는 '순수한'을 뜻하는 여성형 صفية가 صَفِيَّة, 즉 ṣafiyyah로 실려있으니 이게 정확하고 이름에 쓰이는 발음과 같다면 Safiyya(h)로 적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 글자인 ة의 처리는 로마자 표기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a보다는 ah로 적는 방식이 더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이름을 가진 이들의 로마자 표기를 살펴보면 Safiya, Safia로 쓰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5. '옴미아드'는 지금은 잘 안 쓰는 로마자 표기인 Ommiad를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Umayya에서 첫 모음이 [o]로 발음되는 아랍어 방언 또는 페르시아어 발음에 따라 Omayya/Omeyya가 되기도 했는데 이 발음을 따른 Omayyad를 영어식 철자로 나타낸 것이 아닐까 합니다. 즉 i는 /aɪ̯/ '아이'를 의도한 것이니 /oʊ̯.ˈmaɪ̯.æd/ '오마이애드'로 발음됩니다(영어에서는 형태소 내부의 철자상 겹자음을 발음하지 않으니 mm으로 써도 상관 없습니다). 철자가 달라서 그렇지 요즘 영어에서 많이 쓰는 Umayyad와 그렇게 다른 발음은 아닌데 그것을 마치 라틴어인 것처럼 읽어서 원 발음과 동떨어진 '옴미아드'가 나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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