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브롱 산과 프랑스어 지명의 발음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단편소설 〈별〉(Les Étoiles)의 배경인 뤼브롱 산(Massif Luberon).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에 있다. 그런데 정작 프랑스인들은 그 지역 사람이 아니면 '뤼베롱'으로 발음을 잘못 하기가 쉽다.

그랑뤼브롱(Grand Luberon) 산에서 본 프티뤼브롱(Petit Luberon) 산(사진 출처)

프랑스에서는 '브뤼셀'을 잘못 발음한다?라는 글에서 프랑스인들이 같은 프랑스어권인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같은 프랑스의 지명도 잘못 발음하는 예도 많다.

르몽드 지에 최근 실린 "Nom de lieux et diable de prononciations(지명과 마의 발음들)"이란 기사를 보니 뤼브롱 산의 보니외(Bonnieux) 시에서는 산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것을 보다 못해 프랑스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을 위한 책자에 올바른 발음을 명기하고 있다.
Dans le Luberon, on ne décolère pas contre ces "Parisiens" qui formulent le "e" comme dans "bébé" alors qu'il faudrait le dire comme dans "beurrer".
뤼브롱에서는 철자의 e를 beurrer처럼 발음해야 하는데 bébé처럼 발음하는 '파리지앵(파리 주민)'들에 대해 분을 삭이지 못한다.
Luberon의 e는 bébé [bebe]의 [e]가 아니라 beurrer [bœʁe]의 [œ]로 발음해야 한다는 것이다.

Luberon의 올바른 발음은 [lybəʁɔ̃]이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뤼브롱'으로 적는다. 여기서 [ə]로 적는 음은 사실 위 설명의 [œ]와 같은 음이다. 

프랑스어의 e는 /e/ 또는 /ɛ/로 발음될 수도 있고 무강세 모음인 /ə/로 발음될 수도 있으며 /ə/인 경우 환경에 따라 생략이 가능하다. 그런데 현대 프랑스의 발음에서 /ə/는 사실 [œ] 또는 [ø]로 발음된다(캐나다 퀘벡 주에서는 [ə] 발음이 남아 있다고 한다). 보통은 [œ]로 발음되고 어말 대명사 le에서는 [ø]로 발음된다. 즉 Dis-le /dilə/는 [dilø]로 실현된다. 이 경우는 e를 탈락시킬 수 없다. 또 다음 음절의 모음이 전설모음일 경우에도 /ə/는 [ø]로 발음된다. 그래서 je dis /ʒədi/ [ʒødi]는 jeudi [ʒødi]와 발음이 같아진다. 하지만 이 경우 e를 탈락시켜 [ʒdi]로 발음할 수 있다.

이 무강세 e /ə/는 환경에 따라, 말 하는 빠르기에 따라, 개별 화자의 습관에 따라 탈락할 수도 있고 발음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프랑스어의 /ə/를 '으'로 적도록 하고 있다. 외래어 표기에서 모음이 없을 때 삽입하는 모음 '으'와 같기 때문에 보통 /ə/의 탈락 여부가 표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Rabelais가 [ʁablɛ]이든 [ʁabəlɛ]이든 표기는 '라블레'가 된다.

Luberon은 사실 철자만 보면 e가 /ə/를 나타낼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 왜 타지인들이 /e/로 알고 발음하는 것일까? 아마 음절 수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Luberon의 e가 /ə/라면 파리 등 북부에서는 이를 탈락시킨 /lybʁɔ̃/으로 두 음절로 발음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북부 발음에서는 /ə/는 웬만하면 탈락시키려고 한다. 탈락시킨 결과 세 개 이상의 자음이 연속하게 되어 발음이 어려워지는 경우에만 /ə/를 유지한다.

그러나 남부에서는 /ə/를 철자대로 발음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프로방스 지방은 원래 프랑스어와는 다른 언어인 프로방스어 사용 지역이었으며 프랑스어를 학교에서 외국어처럼 배웠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철자상의 e는 보통 탈락시키지 않고 발음한다. 그래서 Luberon은 세 음절로 발음한다. 북부인들은 Luberon이 세 음절로 발음된다는 것을 듣고 e가 /e/라서 탈락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뤼베롱'이라고 발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파리지앵'들에게 세 음절로 발음한 [lybəʁɔ̃]은 좀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덧붙이자면 한국에서 프랑스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이들도 철자상의 e를 모두 발음하는 이들이 많고 한글 표기도 이에 이끌리는 일이 많다. Elle [ɛl], Seine [sɛn], homme [ɔm]을 '엘르', '센느', '옴므'로 적는 것이 그 예이다. 프랑스 표준 발음에서는 이들의 어말에 [ə]를 붙이지 않는다. 어말에 [ə]가 오는 Fais-le [fɛlə]와 모음이 붙지 않는 elle [ɛl]의 발음은 꼭 구별된다. 한글 표준 표기도 '엘', '센', '옴'이다.)

기사에서 든 다른 예들을 살펴보자.
  • Cassis: 현지에서는 '카시' [kasi]가 올바른 발음인데 외부인들은 '카시스' [kasis]라고 발음하는 일이 많다. 현지인 한 명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파리(Paris)가 s로 끝난다고 '파리스'라고 발음하냐고 반문한다.
  • Chamonix: '샤모니' [ʃamɔni]가 올바른 발음이다. 방문객 80%는 'x'를 발음한다고 이들을 맞이하는 한 여인이 불평한다. 알프스를 가로지르는 여러 지명의 마지막 자음은 묵음이다. 아보리아(Avoriaz), 라클뤼자(La Clusaz), 케라(Queyras)... 하지만 Servoz에서는 마지막 자음을 발음해서 세르보즈 [seʁvoz] 또는 세르보스 [seʁvɔs]이다.
  • Wissant: '비상' [visɑ̃]도 아니고 '우이상' [wisɑ̃]도 아니고 '위이상' [ɥisɑ̃]이란다.
  • Sainte-Menehould: 철자는 복잡하지만 '생트므누' [sɛ̃tmənu]라고 발음한다.
기사 내용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물론 기사에서는 국제 음성 기호를 쓰지 않았고 프랑스어식 철자로 발음 설명을 했다. Cassis는 사전에서 [kasi]와 [kasis]를 모두 인정하는 듯하다.

기사에서는 프랑스 전역의 지명을 순서 없이 다뤘다. 알프스 지역에서 마지막 자음은 묵음이다고 했는데 이는 알프스 북부의 전통 프랑코프로방스어(francoprovençal) 사용 지역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프랑코프로방스어 지명은 -az, -oz (-otz), -uz, -ax, ex, -ux, -oux, -ieux (-ieu)로 끝나는 것들이 많다. 이는 중세 사부아(Savoie) 지방의 서기들이 프랑코프로방스어의 발음을 나타내기 위해 고안한 철자법에서 왔다. 이들은 끝 음절에 강세가 올 경우 x를 끝에 붙이고 끝 음절이 약화되어서 그 전 음절에 강세가 올 경우 z를 끝에 붙였다. 그러니 -x와 -z는 원래 실제 음가가 있던 것이 아니다(내용 출처).

후에 이 표기 관습에 대한 무지로 특히 인명에서 철자상의 -x와 -z를 발음하는 경우가 생겼다. 전통 프랑코프로방스어 사용 지역 출신의 작곡가 Hector Berlioz의 성도 원래는 [z] 발음이 없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대부분 [bɛʁljoz]라고 발음한다. 외래어 표기 용례 자료에 실린 표준 한글 표기도 '엑토르 베를리오즈'이다. 그러나 현지 지명에서만큼은 아직도 어말 -x와 -z가 대부분 묵음이다.

그런데 알프스 남부는 전통적으로 프랑코프로방스어가 아니라 옥시타니아어 사용 지역이니 반대로 마지막 자음이 발음되는 경우도 꽤 있다. 전통 옥시타니아어 지역은 어말의 자음을 발음하기도 하고 발음하지 않기도 하니 일일이 발음을 알아보는 수 밖에 없다. 기사에서 예로 든 케라(Queyras)는 전통 옥시타니아어 사용 지역인데 -s 발음을 하지 않는 경우이다.

프랑스의 전통 지역 언어

프랑코프로방스어, 옥시타니아어, 프로방스어...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약 백 년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에서 널리 쓰이던 지역 언어들이다. 프랑스어의 방언이 아니라 라틴어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로망스어군 언어들이다.

옥시타니아어(Occitan) 또는 오크어(langue d'oc)는 프랑스 남부에서 널리 쓰이던 언어로 카탈루냐어와 비슷하다. 프로방스어는 옥시타니아어의 방언이다. 이미 언급한대로 뤼브롱 산은 전통 프로방스어 사용 지역에 있고 알프스 남부 지역은 프로방스어가 아닌 북부 옥시타니아어 방언 사용 지역이다.

프랑코프로방스어는 전통적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의 국경 지대에서 쓰인 언어로 프랑스어와 프로방스어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는 이탈리아의 발레다오스타(Valle d'Aosta) 주에 사용자가 제일 많이 남아있다.

프랑스어는 오일어(langue d'oïl)라는 방언군에 속한다. 이 명칭은 '예'를 뜻하는 단어로 oïl을 썼다고 해서 oc를 쓴 오크어(옥시타니아어)와 대비시킨 이름이다. 이 oïl은 현대 프랑스어의 oui [wi]가 되었다. 오일어 가운데에도 여러 방언이 있는데, 그 가운데 영국을 정복한 노르만 족이 쓴 노르망디어는 영어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2008년 개봉한 프랑스 코미디 영화《웰컴 투 슈티》(Bienvenue chez les Ch'tis)는 프랑스 최북단의 작은 마을을 소재로 하여 흥행에 크게 성공하였다. 이 영화에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 '슈티'라는 방언은 피카르디어(Picard)라고도 불리는 오일어 방언이다.


로망스어군에 속하는 프랑스의 지역 언어는 오일어, 옥시타니아어, 프랑코프로방스어 외에도 코르시카 섬에서 쓰이는 코르시카어가 있고 이탈리아에서 더 많이 쓰이는 리구리아어, 스페인에서 더 많이 쓰이는 카탈루냐어도 프랑스 국경 지대에서 일부 쓰인다.

로망스어군에 속하지 않는 지역 언어도 있다. 동부에서는 독일어 방언인 알자스어와 로렌 프랑코니아어가 쓰이며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는 켈트어파에 속하는 브르타뉴어 사용자들이 아직도 남아있다. 인도유럽어족에 속하지 않는 바스크어도 쓰인다. 바스크 지방의 대부분은 스페인에 있지만 프랑스에도 일부가 걸쳐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다언어 국가였다. 프랑스 혁명 이후 앙리 그레구아르(Henri Grégoire)는 당시 프랑스 인구 2천 5백만 명 가운데 3백만 명 만이 프랑스어를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못마땅히 여겨 지역 언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후 공공 생활과 학교에서 프랑스어만 쓸 수 있게 한 정책으로 지역 언어는 점차 프랑스어에 밀려났다. 1900년경에는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쓰는 비율이 프랑스 인구의 반으로 증가했고 현재는 이민자를 제외한 프랑스인 대부분이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쓰고 있다.

지금은 사용자 수가 많이 줄었지만 프랑스의 여러 지역 언어는 프랑스의 지명과 인명에 흔적을 많이 남겼다. 각 언어마다 철자법과 발음 습관이 다르니 프랑스인들도 자국 지명의 발음을 제대로 모르는 일이 많은 것이다.

덧글

  • 짙푸른 2010/08/29 23:24 # 답글

    그 전까지도 작가들에게 찬양받았던 각 지역 방언은 17세기 전후로 프랑시앵 방언의 문법가 어휘가 정련되고 체계화됨에 따라 비웃음의 대상으로 전락했지요.
    실제로 프랑스어를 전국적으로 보급시킬 때 지방에서 '제발 이 천한 지역 방언에서 우리를 구해달라'라는 반응도 많았다고 합니다.
  • 끝소리 2010/08/29 23:48 #

    '나는 사투리를 쓰며 자랐지만 우리 아이들은 제발 학교에서 표준어를 배워서 촌뜨기란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도였을지도...
  • 파리13구 2010/08/29 23:31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

    옛날 불어 선생이 자크 시라크 의 불어 발음에 대해 불평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지중해 코트 다쥐르 출신 시라크가 마르세유 방언의 특징인

    단어의 마지막 끝자음을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는 불평이었습니다.

    공화국 대통령이 불어 표준어 구사도 제대로 못한다는 불만이었죠.


    그래도, 학생에 대한 배려심이 많았던 선생은

    받아쓰기 시험때, 가끔 자크 시라크 식으로 끝자음을 발음해

    끝자음 철자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 주었던 것이 기억나네요.^ ^
  • 끝소리 2010/08/29 23:58 #

    시라크가 말하는 동영상을 찾아보니 참 느릿느릿하고 외국인이 알아듣기 편하게 발음하네요. ^^ 표준 발음에서 발음하지 않는 끝 자음을 발음하는 것은 듣지 못했는데 혹시 어말의 /ə/를 탈락시키지 않고 약하게나마 발음하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 아닌지요? 어쨌든 받아쓰기 시험 때 알아듣기 쉽게 발음해주신 선생님도 재미있네요.
  • 파리13구 2010/08/30 00:22 #

    아..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

    아무튼.. 가끔 끝자음을 발음하는 만행?을 저지른다는 것 이외는요..


    그리고, 다른 선생의 지적에 따르면,

    가장 정확하고, 평이한, 표준 불어를 구사하는 정치인은

    극우파 장-마리 르펜 이라고 합니다. ^ ^


    저의 경험으로도, 르펜 불어 듣기가 수월했고,

    지금도 잘 알아듣기 힘든 것은 올리비에 브장스노 불어 입니다. ㅋㅋ..
  • 끝소리 2010/08/30 05:47 #

    저는 프랑스어 억양 구별을 잘 못해서 그런지 르펜이나 사르코지나 브장스노나 비슷비슷하게 들리는데요. ㅡㅡ; 하긴 브장스노는 좀 빨리 말하고 모음 발음에서 파리식 억양이 있는 것 같네요. 사르코지는 좀 더 천천히, 구절 하나 하나를 강조하면서 말하는 것이 뭐랄까 정말 정치인 말하는 스타일처럼 들리고요.

    대부분 나라에서는 아나운서처럼 표준 발음을 하는 사람들이 소수일 겁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도 표준 억양을 쓰신 분이 없었지요 아마? 마오쩌둥이나 장제스는 표준 중국어를 잘 못해서 일반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안 했다고 그러더군요.
  • 쫄쫄이 2010/08/30 22:52 # 삭제 답글

    Chamonix 같은 경우는 한국 사람이 오히려 끝소리 x를 발음하지 않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까요? 한글로는 분명히 샤모니로 표기하니까.... 방문객 80%가 x를 발음한다는데 사실 거기 방문객 중에는 프랑스인 외에도 영어권이나 독일어권에서 온 사람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보니 로마자를 그네들 읽는 습관이 굳어져서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발음하는 비율도 매우 높지 않을까요?
  • 끝소리 2010/08/31 05:23 #

    예, 이런 철자식 발음은 로마 문자권에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브뤼셀'이나 '샤모니' 같은 한글 표기를 알고 가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처럼 x를 발음하는 실수를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표준 표기가 잘 알려지지 않은 지명의 경우 한국인들도 발음 실수를 합니다. Strasbourg를 '스트라스부르'가 아닌 '스트라스부르그'라고 발음하기도 하고 Metz를 '메스' 대신 '메츠'로 발음하기도 합니다. 또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처럼 한글 표기가 현지 발음과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샤모니를 방문객 80%가 잘못 발음한다는 얘기는 그냥 프랑스어권 방문객들만 따지는 얘기 같습니다. 영어권이나 독일어권 방문객은 아예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서 현지인들이 그들의 발음에 대해 불평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프랑스에서도 타 지방 지명은 글로만 접하는 경우가 많고 특별히 올바른 발음을 학교에서 배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발음을 잘못 알게 되나 봅니다. 원래 프랑스 중부 부르고뉴 지방의 오세르(Auxerre) 근처 출신 사람이 소개한 일화에 따르면 하루는 한 포도주 방문판매원이 와서 그의 아버지에게 자신도 '옥세르' 출신이라고 소개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그 발음만 듣고는 '아닐세'라며 바로 그를 내보냈습니다.
  • digression 2011/02/20 23:46 # 답글

    며칠전 우연히 발견한 블로그여서 차근차근 옛날 글부터 시간 날때마다 읽고 있습니다. (불어 전공자이고 번역을 가끔 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고유명사는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오더군요. 아무래도 유럽이라는 나라가 은근히 여러 민족이 섞여 있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프랑스만 봐도 대통령 francois mitterand은 미테랑이고 문학이론가 henri mitterand은 미트랑이고, Otten이라는 성이 오텐일 때도 있고 오탕일 때도 있고... 19세기 여배우 sarah bernhardt 같은 경우에는 한국의 각종 매체에서 오랫동안 '베른하르트'라고 적다가 요즘은 '베르나르'로 적더군요. 요즘 프랑스 언론에서는 '베르나르'이고요. 근데 20세기초의 실황공연 녹음본을 듣는데 사회자가 '사라 베르나르트'라고 소개하더라고요. 미치는 거죠...

    그리고 따로 공지나 게시물로 이런쪽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이트들의 주소를 링크해주시면 안 될까요?
  • 끝소리 2011/02/26 09:16 #

    프랑스어는 고유명사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프랑스어 화자 사이에서도 발음이 통일되어 있지않은 일이 많아서요. Mitterand이 지칭하는 사람에 따라 '미트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수두룩합니다. Montmirail는 보통 '몽미라유'이지만 어느 지명에서는 '몽미랄', 또 다른 지명에서는 '몽미렐'입니다.

    Otten은 아무래도 '오텐'일 것 같은데 '오탕'은 조금 의외네요. 아무래도 /-ɛ̃/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 그렇다면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오탱'입니다. 프랑스어에서 자음을 뒤따르는 어말의 -en은 십중팔구 /-ɛn/ 또는 /-ən/이고 특히 게르만어계 이름에서는 거의 예외가 없습니다. /-ɛ̃/으로 발음되는 경우는 Agen, Pleyben 등 몇 안됩니다. 하지만 Naegelen, Rosporden 등에서는 /-ɛn/ 발음과 /-ɛ̃/ 발음이 둘 다 쓰인다고 하니 Otten도 그런 경우일 수가 있습니다.

    저도 Bernhardt는 '베르나르'로 발음하는게 보통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어 이름이란 인식이 있으면 외국어 발음을 흉내내기도 하니 Bernhardt를 네덜란드어 또는 독일어 이름으로 인식하고 '베르나르트'로 발음한 것이겠죠. Adam도 프랑스 인명에서는 '아당'이지만 프랑스에서는 드문 이름이라 외국어식으로 '아담'으로 발음하는 일이 많습니다.

    저도 몇 년째 찾아보고 있지만 프랑스어 고유명사의 발음에 대해서는 딱히 도움이 될만한 사이트를 찾기 힘듭니다. 발음 기호는 없고 녹음된 음성 뿐이지만 프랑스어 발음은 http://www.forvo.com/languages/fr/ 에 많이 실려 있습니다.
  • digression 2011/02/26 13:54 # 답글

    상세한 답글 감사합니다.
    Otten의 경우 불어권 벨기에 사람이었는데 당시에 프랑스인 문학과 대학원생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둘 다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오탕이라고 읽는 사람도 들어본 적이 있다고... ㅠ.ㅠ
    그리고 링크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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