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발음에 [f]를 혼용하는 현상 한글과 한국어

알림: 이 글로 시작해서 몇 편이 될지는 모르지만 [f] 음의 표기에 대한 연재를 해볼 생각입니다.


[f]


외국어에 있는데 한국어에 없는 발음으로 대표적인 것이 무성 순치 마찰음 [f]이다. 영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언어, 중국어, 아랍어, 힌디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우리가 접하는 주요 외국어에서 흔히 쓰이는 발음이지만 한국어에는 비슷한 발음조차 없어 'ㅍ', 즉 [pʰ]로 흉내낸다(수정: 힌디어는 외래어에만 [f]를 쓰니 제외). [f]는 윗니와 아랫입술로 조음한다 해서 순치음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어에는 순치음 자체가 없고, 좁은 틈으로 공기를 마찰시켜 내보내는 소리라고 해서 마찰음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어에서 마찰음은 'ㅅ' 계열 변이음과 'ㅎ' 계열 변이음 뿐이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어로 말하면서도 [f]를 쓰는 것을 흔히 들을 수 있다. 물론 다른 언어도 구사하는 화자들 가운데는 외래어를 발음할 때마다 해당 외국어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하는 이들도 일부 있다. 하지만 [f]를 섞어 쓰는 현상은 더 보편적인 것 같다. 한국어에 없는 다른 발음, 즉 [v, θ, ð, ɹ] 등은 쓰지 않고 다른 것은 다 표준 한국어 발음대로 하는데 유독 [f]만 섞어 쓰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아나운서들도 '펀드(fund)', '프랑스(France)' 등의 'ㅍ'을 한국어에서 보통 쓰는 [pʰ] 대신 [f]로 대체하여 발음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f] 음을 나타내는 가상의 한글 자모 상상도(재미 삼아 그린 것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길). 보통은 무성 양순 마찰음 [ɸ]의 음가를 가졌다고 생각되는 옛 한글 자모 'ㆄ'(순경음 ㅍ)을 쓰자는 주장이 많다. 글꼴은 나눔명조.

혹자는 이와 같이 외래어의 발음에서 [f]를 쓰는 것을 외국어 발음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으로 묘사하지만, 그것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펀드'를 영어의 fund처럼 [fʌnd]라고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으' 음을 붙여서 [fʌndɯ]라고 발음한다. '펀드'의 보통 한국어 발음은 [pʰʌndɯ]인데 여기서 [pʰ]를 [f]로 대체하기만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프랑스'는 [pʰɯɾaŋs"ɯ]라는 일반적인 발음에서 [pʰ]만 [f]로 대체한 [fɯɾaŋs"ɯ]로 발음한다. F 발음을 한다는 것 외에는 프랑스어의 [fʁɑ̃s]나 영어의 [fɹɑːns]에 특별히 가깝게 발음하지는 않는다.

이런 화자들은 원어에 [f]가 들어가는 외래어를 원어 발음대로 한다기보다는 한국어의 기본적인 음소 목록에 [f]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다른 언어의 사례

전세계 언어의 음운 체계를 분석할 때 그 언어의 고유 어휘에는 쓰이지 않는데 외래어의 발음에만 쓰이는 음운을 흔히 찾을 수 있다.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f] 음이 기본 음소가 아닌 언어들을 몇몇 알아보자.

필리핀어. 필리핀어는 타갈로그(Tagalog)라는 언어를 표준화한 필리핀의 국어이며 [f]나 [v] 음을 사용하지 않는다. 필리핀은 스페인(에스파냐)과 미국의 통치를 받은 적이 있어 스페인어와 영어에서 받아들인 어휘가 많은데, 원어의 [f]는 [p]로, [v]는 [b]로 대체한다. 스페인어의 fiesta는 필리핀어에서 piyesta 또는 pista이고 영어의 television은 필리핀어에서 telebisyon으로 받아들였다.

필리핀어에서 쓰는 로마 문자에는 F, V 등의 문자도 포함된다. 많은 이들이 스페인어 또는 영어 이름을 쓰기 때문이다. 발음 안내 사이트 Forvo.com에서 한 필리핀어 화자가 1965년에서 1986년까지 장기 집권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대통령의 이름을 발음하는 것을 들으니 [f] 발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발음 듣기). 그러니 필리핀어에서는 일반 외래어에는 원어의 [f]를 [p]로 대체하지만, 이름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f]를 쓰기도 하는 듯하다.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사진 출처)

핀란드어. 남서부 방언을 제외하면 핀란드어 고유 어휘에서는 [f]가 쓰이지 않는다. 대신 핀란드어에는 v로 표기하는 음이 있는데, [f]와 조음 위치가 같은 순치 접근음 [ʋ]이다. 이 [ʋ]는 [v]와 비슷하지만 마찰이 없어 [w]와 [v] 중간 음으로 들린다. 오래 전에 들어온 외래어에서 원어의 [f]는 보통 [ʋ]로, 어중에서는 때로 [hʋ]로 대체된다. 예를 들어 '커피'를 뜻하는 스웨덴어의 kaffe는 핀란드어에서 kahvi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더 최근 들어온 외래어에서는 원어의 [f]는 f로 표기하는데, 이 때 발음도 [f]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상 언어에서 때로 f로 적은 것도 [ʋ]로 발음하기도 한다. '아스팔트'를 뜻하는 asfaltti, '유니폼'을 뜻하는 uniformu가 최근 들어온 외래어로서 f 표기를 쓰는 예이다. 이들은 때로 [f]를 [ʋ]로 대체한 발음을 반영해 asvaltti, univormu라고 쓰기도 한다.

일본어. 일본어에는 [f]음이 없지만 /h/가 /u/ 앞에 올 때, 즉 は행의 ふ에서 양순 마찰음 [ɸ]로 발음된다. 이 소리는 위아래 입술로 조음되는 것이 다를 뿐 [f]에 꽤 가까운 소리이다. ふ는 널리 쓰이는 헵번식 로마자 표기에서 fu로 표기하며 훈령식 표기와 일본식 표기에서는 hu로 표기한다. 일본어 고유 어휘에서 [ɸ]는 /u/ 앞에서만 발음될 수 있다.

역사가 오래된 외래어일수록 원어의 [f]가 /u/ 이외의 모음 앞에 올 때는 /h/ 또는 드물게 /p/로 대체했다. 포르투갈어의 confeito는 金米糖(kompeitō)가 되었으며 네덜란드어의 koffie는 コーヒー(kōhī),  morfine는 モルヒネ(moruhine)가 되었다. 영어의 wafers는 ウエハース(wehās)로 받아들였다. 한국에서도 영어 발음을 직접 받아들인 '웨이퍼'보다 일본어를 거친 '웨하스'가 더 널리 쓰이는 듯하다.
웨이퍼(wafer)는 일본어 ウエハース를 거친 '웨하스'로 더 널리 알려져있다.

하지만 더 최근에 들어온 외래어에서는 일본어 고유 어휘에서는 /u/ 앞에서만 쓰는 [ɸ]를 다른 모음 앞에서도 쓰고 가타카나로 ファ [ɸa], フィ [ɸi], フェ [ɸe], フォ [ɸo] 등으로 표기한다. 영어의 fight는 ファイト(faito), 프랑스어의 profil은 プロフィール(purofīru)가 되는 식이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통해 최근에 들어온 외래어에 한해 원어의 음운 제약이 느슨해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외래어의 발음을 위해 [f] 발음을 허용하는 경우도 일부 화자는 더 익숙한 다른 발음으로 대체하기도 해 새 음소로서의 지위는 불안정하다.

한국어에 [f] 발음을 추가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많은 한국어 화자들이 [f]를 외래어의 발음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f]도 제한적으로나마 한국어 음소로 간주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f]를 섞어 쓰는 화자들마저 실제 [f]와 [pʰ]를 규칙적으로 구분하는 것 같지는 않다. [f]를 발음할 수 있다고 해서 [f]와 [p] 소리를 꼭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외국어에 대한 웬만한 지식 없이는 언제 [f]를 써야 하는지 알기도 힘들다. 한글 표기로는 외래어의 원음이 [f]인지 [p]인지 구별 없이 'ㅍ'으로 적기 때문에 원어에서 [p]를 쓰는 경우에도 [f]를 쓰는 일도 드물지 않다. 테니스 중계를 하는 해설자가 '포인트(point)'를 발음하며 계속해서 [f] 발음을 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프로페셔널(professional)', '펠프스(Phelps)'처럼 원어에 [f]와 [p]가 섞인 경우는 더욱 실수가 많다.

어떻게 보면 [f] 발음은 원어의 발음을 존중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외래어의 발음을 외국어답게 들리게 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외래어의 'ㅍ' 발음에 무조건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른다.

외국어 교육이 아무리 보급되었다 해도 한국어 화자 가운데 많은 이들은 [f] 발음을 하지 못한다. 또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사람이 외국어를 배워 유창하게 구사하는 경우도 해당 언어에서 [f]와 [p]를 혼동하는 실수를 흔히 본다. 이를 생각하면 [f]를 외래어 발음이라는 제한적인 용도로라도 한국어의 발음에 추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외래어를 발음할 때에 원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하려는 시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대다수 언중이 발음하고 구별하기에 너무 낯선 발음을 써서 언어 생활에 혼란을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위의 다른 언어 사례에서 본 것처럼 상황이 바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위들 언어는 [f]를 받아들인 발음을 표기하는 방식이 따로 있다. 필리핀어와 핀란드어는 f를 써서, 일본어는 フ를 써서 기존의 음운과 구별한다. 한글로 [f]를 기존 다른 발음과 구별하여 적게 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f]가 한국어에서도 쓰이는 발음으로 인정되기는 힘들 것 같다.

핑백

  • 세계의 말과 글 : 한국어 화자의 [f] 발음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 소개 2010-08-27 06:36:01 #

    ... 무성 순치 마찰음 [f]를 한국어에서도 발음하는 현상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준비한 설문조사가 있어 이를 소개한다. 이 소재는 예전에 한국어 발음에 [f]를 혼용하는 현상에서 다룬 적이 있고 앞으로도 쓸 수 있는 내용이 남아있다. 이 현상에 대한 실태 조사를 본 적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 설문조사를 통해 단편적으로 ... more

덧글

  • 파리13구 2009/09/04 21:04 # 답글

    이 발음을 구분못해서 엄청 망신많이 당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 ^
  • 끝소리 2009/09/04 21:13 #

    외국어를 배우면서 이 발음 때문에 많이 고생하고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근데 한국어의 외래어 발음에서도 [f]를 구별하여 발음하라고 부탁하는 것은 엄청 무리겠죠?
  • 파리13구 2009/09/04 21:24 #

    취지는 공감하지만,

    지금까지 굳어진 관행을 바꾸는 것이 매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 끝소리 2009/09/04 21:34 #

    오해하신 것일 수는 있는데 제가 말한 것은 한국어로 말하면서 외래어를 발음할 때 원어에 [f]가 들어간 것은 한국어에서도 [f]로 발음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라는 말입니다. 한국어에서 그렇게 발음하는 경우가 요즘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관행까지 된 것 같지는 않은데요? 무엇보다 한국어에서 [f] 발음을 아예 쓰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고요.

    저는 [f]건 [p]건 'ㅍ'으로 표기하고 똑같이 발음하는 표준 발음대로 하는 것이 혼란이 적다는 입장입니다.
  • 파리13구 2009/09/04 21:45 #

    앗, 제가 오해했습니다. ^ ^
  • 끝소리 2009/09/04 21:58 #

    예, 제가 다시 읽어보니 오해가 될 수 있게 말을 끝냈네요. ^^
  • 꼬깔 2009/09/04 21:43 # 답글

    재밌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대학 시절 아마추어 무선(HAM) 활동을 했습니다. 당시 호출부호가 HL0Y/4란 것이 있었어요. 서울에서 전라도 쪽으로 이동해서 교신할 때 쓰는데, 영어로 흔히 HL zero Y portable four로 읽었는데, 어떤 선배가 fortable pour로 발음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 그런데 의외로 [f]로 발음하면 외래어에 능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듯해요. 굳이 외래어로 쓰면서 [f]가 필요할까란 생각도 듭니다.
  • 끝소리 2009/09/04 22:07 #

    꼭 헷갈리기 쉬운 발음이 아니더라도 앞 소리 몇 개를 뒤바꿔서 말하는 스푸너리즘(spoonerism, 두음전환)이란 말 실수가 있습니다. 한국어로 치면 '더러운 손 씻어라'라고 할 것을 '서러운 돈 씻어라'로 잘못 말하는 예가 있죠. :)

    외국어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영어 단어를 마구 섞어쓰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f] 발음을 혼용하는 것도 비슷한 의도로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있어보이려고' 약속된 한국어의 발음법을 어길 필요가 있을까요?
  • 꼬깔 2009/09/04 22:33 #

    두음전환이란 것 들어본 듯하네요. :) 그리고 말씀처럼 쓸데 없이 약속된 발음법을 어기고 심지어 새로운 자음을 만들자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예전에 써놓은 글이 있었는데 찾아봐야겠어요.
  • 끝소리 2009/09/04 22:51 #

    '한글은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설에 집착한 나머지 옛 한글을 되살리거나 해서 [f] 등을 표현하자는 주장을 이따금 봅니다. 목적이 외국어 표기인지, 한국어에서도 외국어 발음을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세계의 언어에서 쓰이는 소리는 하도 많아서 자모 몇 개 추가한다고 다 표현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닌데...
  • 초록불 2009/09/04 22:30 # 답글

    고등학교 때 한국사람이 film 발음을 제대로 하면 영어발음은 다 배운 것이라고 영어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그러고보면 strike도 ㅅㅌ라이ㅋ...이라고 발음하는 거라고 하시기도...
  • 끝소리 2009/09/04 22:44 #

    음, film의 영어 발음이 한국사람에게는 참 어렵다는 것이 확실합니다. [f] 말고도 연구개화한 l 발음인 [ɫ]이 그것도 [m] 바로 앞에 있고 한국어에 없는 모음인 [ɪ]까지 있으니... 사실 영어 화자들도 film의 l은 [u] 비슷한 모음으로 발음하거나 방언에 따라 l 뒤에 삽입 모음을 넣어 발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쨌든 영어 발음 참 힘듭니다. 하필 그렇게 발음하기 어려운 언어가 국제 공용어가 되어 전세계 사람들을 고생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어느 언어나 발음을 제대로 배우려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 漁夫 2009/09/04 23:53 # 답글

    그래도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하고 영어로 얘기하면 좀 나은데,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하고 영어로 얘기하고 있지만 아익후.

    머 제가 잘 해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지만 http://fischer.egloos.com/4207410 같이 발음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원어민들 앞에서 얘기할 때 가끔은 등에 식은땀이....
  • 끝소리 2009/09/05 00:09 #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그런 생각 하면 좀 기가 죽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영어는 외국어로 배우는 이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니 영어 구사자 중에서 원어민 비율은 계속 줄어들 거고, 결국은 수에서 밀려 발음이 조금 나쁘고 문법 조금 틀려도 원어민들이 뭐라고 하지 못할 겁니다. (어라?)
  • highseek 2009/09/05 00:08 # 답글

    아무리 봐도.. 그저 과시용으로밖엔 보이지 않더군요.
  • 끝소리 2009/09/05 00:14 #

    저는 꼭 과시용으로만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할 것 같습니다.
  • 안경소녀교단 2009/09/05 00:15 # 답글

    훈민정음 창제 초기인 조선 중기에는 [f]발음에 대응하는 문자가 있었고 실제로 발음도 가능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었는데 사실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끝소리 2009/09/05 00:38 #

    이 얘기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글에서 다룰 생각입니다. 옛 한글 자모 가운데 순음 ㅂ, ㅍ, ㅃ, ㅁ 등의 밑에 ㅇ을 연서한 것들이 있는데, 중국 한자음의 순경음(순음 가운데 '가벼운' 음)을 나타내는데 쓰였고 ㅸ(순경음 ㅂ)만이 국어에 쓰였습니다. 이들 순경음은 양순 마찰음에 해당한다고 생각됩니다. ㅸ은 [β], ㆄ은 [ɸ]로 발음되었다는 것입니다. 위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ɸ]는 [f]와 그래도 약간 비슷한 음입니다. 훈민정음 창제 초기 중국 발음에 따른 이상적인 한자음 표기에 쓰이던 이런 글자들은 곧 쓰이지 않게 되었고 국어에서 쓰던 ㅸ는 음운 변화를 통해 /w/, 즉 ㅗ/ㅜ가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곱다'의 활용형 '고와'에서 '곱' 어근의 'ㅂ'은 /β/를 거쳐 /w/가 된 것입니다.

    그러다가 1950년대 최현배의 주도로 마련된 '들온말 적는 법'이란 외래어 표기법에서 [f], [v] 등을 나타내기 위해 이런 옛 자모와 비슷한 형태의 새 자모(실제로는 'ㅇㅂ', 'ㅇㅍ'과 같이 가로로 붙여 쓴 것)를 도입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이 표기법은 많은 호응을 얻는데 실패했지만 비슷한 주장은 계속되었고, 아무래도 사람들이 [ɸ], [β]보다는 [f], [v]를 더 잘 알다보니 중세 국어 한자음 표기에 사용된 순경음 자모가 [f], [v]를 나타냈던 것으로 와전된 것 같습니다.
  • rumic71 2009/09/05 01:12 # 답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phone 을 표기할 땐 フォン 과 ホン이 오락가락하더군요. ex) ヘッドホン , テレホン
  • 끝소리 2009/09/05 01:27 #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어에서도 '파일'과 '화일'이 혼용되고 글에서 언급한 핀란드어에서도 asfaltti와 asvaltti가 혼용되는 것과 비슷한 것일지도...
  • 모에루나 2009/09/05 23:41 #

    일본어를 일단 배워놓은 '자(者)'로서 그 변화에 대해 조금이나마 덧을 붙이자면,
    일본어 표기에서 Phone의 표기는フォン /H(u)onn/의 가타카나 표기와 같습니다.
    이것이 변화되어서 ホン/Honn/으로만 표기하게 된 거죠.
    즉, 변화 자체가 외래어의 일본어 발음화로 인해 축약 표기가 되었다고 여기시면 됩니다. 그리고........사족을 굳이 달자면..... 표기되는 글자수가 많기도 하구요.
  • 끝소리 2009/09/06 01:49 #

    설명 감사합니다. 일본인들이 フォン이라고 적는지 ホン이라고 적는지에 따라 발음을 얼마나 구별하는지가 궁금하네요. 표기만 보면 전자에서는 [ɸ], 후자에서는 [h]를 쓸 것 같은데(둘의 발음 차이가 그리 심한 것은 아니지만)...
  • chojae 2009/09/05 01:37 # 답글

    어차피 언어와 그 음운이 고정된 것이 아니고, 변화해 가는 것이라면, 이전에 자연적으로 변화해 왔던 것이, 이제는 정부나 공식기관의 규정에 의해 인위적으로 변화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꼭, 세계 언어의 음운 전체를 다 표기해야 한다는 거창한 야심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현대 한국어 언중의 언어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영어와 앞으로 영향이 커질 중국어가 p,f를 구분하고, 이 p,f구분에 대한 수요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면, 도입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도, 꼭 같이 발음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펀드와 포터블을 다르게 발음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는 것만해도 영어나 중국어 언어습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정도의 개량은 모씨의 [영어 공용화론]에 비해서는 적어도 귀엽게 봐 줄 구석도 많구요^^
  • 끝소리 2009/09/05 01:49 #

    예, 앞을 길게 내다보면 한국어에 [f]를 도입하는 것도 완전히 허황된 주장은 아니고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표기 문제가 계속 걸리는군요. 앞으로의 연재분에서 더 깊이 다루고자 합니다.
  • ουτις 2009/09/05 02:02 # 답글

    위 댓글의 '아무래도 사람들이 [ɸ], [β]보다는 [f], [v]를 더 잘 알다보니 중세 국어 한자음 표기에 사용된 순경음 자모가 [f], [v]를 나타냈던 것으로 와전된 것 같습니다.' 부분은 순경음을 중세 국어 자모에 한정해서 본 견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순경음 ㅂ이야 모음 사이의 변이음을 나타내는 기능이라도 했지만, 중세 국어에 순경음 ㅍ은 아예 안 나타난다는 걸 생각하면, 순경음은 애초에 중세 국어 표기를 위해서라기보다 동국정운식 한자음 표기를 위해 만들어진 문자라고 봐야 할 겁니다. 그렇게 보면 중고음의 경순음 계열 非[f] 조를 표기한 것이 순경음 ㅍ, 경순음 계열 奉[v] 조를 표기한 것이 순경음 ㅂ으로 볼 수 있고, 이를 와전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도 바로 며칠 전에 아나운서가 fan을 [팬] 대신 [fen]으로 발음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포스팅을 하시는군요. ^^ 학부 꼬꼬마 시절에도 아나운서가 커피의 ㅍ를 f로 발음해서 놀랐던 적이 있는데, 언중이야 그렇다 쳐도 표준 발음 훈련을 받는 아나운서가 외국어와 외래어를 구분 못한다는 게 영 석연치 않더군요.
  • 끝소리 2009/09/05 02:27 #

    이렇게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적어도 송대 때는 중국어에 [f], [v] 음이 등장했고 순경음 ㅍ은 중세 국어가 아닌 동국정운식 한자음 표기 전용이라 생각하면 말씀하신대로 순경음 ㅍ을 [f]의 표기로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 다음 글을 쓰기 전에 공부 더 많이해야겠습니다. ^^

    저도 모음 장단을 비롯한 표준 발음 훈련을 받는 아나운서들이 이런 발음을 하는 것이 신기하고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 hektor 2009/09/05 02:10 # 답글

    미쿡애들 앞에서 'part'를 'fart'로 발음하면 순간 사람 이상해집니다...
  • 끝소리 2009/09/05 02:29 #

    그런 실수도 그렇지만 아이스하키 퍽에 대해 얘기할 때 발음 실수를 하면...
  • organizer™ 2009/09/05 03:31 #

    parking은 어떤가요?

    ㅎㅎ
  • hektor 2009/09/05 03:56 #

    사소한 발음 하나로 유체이탈을 할 수 있는 정도?...
  • 끝소리 2009/09/05 07:11 #

    그, 그러고 보니 parking을 잘못 발음한 예는 실제 들어본 기억이...
  • 나그네 2009/09/05 04:18 # 삭제 답글

    일부 한국인은 'f'는 따로 발음하더라도 'v'까지 따로 발음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이를테면 핸드폰, 오피스 따위처럼 어중이나 골프처럼 어말(물론 한국어상 어말은 아님)에서 'f'를 신경 써서 하는 경우도 없다시피 한데 이건 'z'를 발음하는 한국인이 거의 없는 데서도 드러나듯 한국인에게는 초성의 무성 마찰음의 인식만 두드러지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이게 [f]가 없는 언어 화자한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인은 특히 [p]를 [f]로 잘못 발음하는 과잉수정 현상이 꽤 많은데 한번 연구해 볼 만한 주제겠죠.
    여러 실험에서도 나타나듯이 [f]나 [θ] 같은 마찰음이 없는 언어의 화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면 [s]로 들리는 경우도 있음을 알고는 있었는데 전에 누구랑 통화하다 상대방이 팩스의 f를 발음하니 섹스로 들렸던 것으로 보아 적어도 아직까지 한국인은 함부로 f 발음을 하면 안 될 겁니다^^
    인도네시아어와 타갈로그어처럼 오랜 기간 동안 [f]를 음소로 가진 서양어와 접촉한 언어도 고급어휘는 f가 철자상으로만 남아있긴 해도 telpon, telepono처럼 일상어휘는 이미 p로 쓰고 있듯이 한국어에 과연 얼마나 외래어가 유입될진 몰라도 [f]가 독립적인 음소로 자리잡기는 힘들겠고 그냥 어설픈 잘난 척의 관행으로만 남으리라 봅니다.
    보기에 힌디어가 있어서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상당수 인도 언어들이 파열음을 네 쌍으로 보유하기 때문에 [f], [x] 따위는 오로지 페르시아어, 아랍어, 영어 등 외래어에서만 나타나고 아직 음소의 지위를 갖는다 보긴 어려우며 흔히들 유기 파열음 [ph], [kh]로 대체합니다.
  • 끝소리 2009/09/05 07:13 #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에는 [f]와 [v]가 무성음/유성음 짝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인 가운데 [v]는 놔두고 [f]만 섞어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중이나 어말의 [f]는 신경 써서 발음하지 않는다는 것은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말씀대로 초성의 무성 마찰음에 대한 인식이 두드러지긴 한 모양입니다.

    [p]를 [f]로 잘못 발음하는 과잉수정이 다른 언어에서도 나타나는지 궁금해집니다.

    오, 한국인 앞에서 함부로 f 발음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군요. ^^

    힌디어에 대한 지적 감사합니다. 확인하지 않고 기억대로 썼더니 이런 실수가... 본문 수정했습니다. 힌디어의 [f]는 독립적인 음소로 보기는 힘드니 필리핀어나 인도네시아어와 비슷한 경우가 되겠네요. 그러고 보니 페르시아어계 어휘가 많은 우르두어는 [f], [x] 등을 잘 구별하지만 힌디어는 그렇지 않는다는 것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 한마디 2009/09/05 04:25 # 삭제 답글

    저는 라디오를 자주 듣는데, 'ㄹ'에 대해서도 비슷한 경향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스포츠투데이'라는 프로그램 제목이라면 '스뽈츠투데이'라고 발음하는 식이죠. '리얼 버라이어티 쇼'라고 해야 할 것을 '뤼얼 버롸이어티 쑈'라고 하는 경우도 많지요. 물론 가장 흔한 경우는 '라디오'를 'ㄹ~뢰디오'라고 발음하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헤드라인 뉴스'를 아나운서들이 '헤들라인 뉴스'라고 발음하는 일도 많습니다. 신문 '헤드라인'이라고 할 때는 누구나 '헤들라인'이 아닌 '헤드라인'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ㅍ' 발음도 문제지만, 이 경우에도 의미상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더군요. 실제 영어에서 R로 쓰는 경우인데도 받침 ㄹ을 붙여서(설측음으로 만들어) L인 것처럼 혼동을 주기도 하고, L로 발음되는 곳에선 또 설전음 ㄹ로 발음하기도 하고, 아주 제멋대로였습니다.
  • 끝소리 2009/09/05 08:22 #

    예리하십니다. 저는 근데 '스뽈츠투데이', '뢰디오' 같은 발음을 들으면 이게 외래어로 생각하고 발음한 것이 아니라 아예 영어 단어로 보고 영어 발음을 시도한 것으로 들려서 이것을 가지고 특별히 외래어 발음에 영어식 r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아직 없었습니다. 이게 그냥 방송에서 멋있게 들리라고 영어를 쓰는 것인지 아니면 이들은 정말 일상적으로도 외래어 발음을 그렇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두음 법칙 때문에 어두에 'ㄹ'이 오는 경우가 없다가 외래어 표기에서 어두의 'ㄹ'을 허용하게 되니 이를 어떻게 발음하느냐에 대한 혼란이 있는 것 같은데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원어의 발음과 상관없이 설측음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꽤 흔한 것 같습니다. '라인' 같은 경우 원어에서도 [l]이기 때문에 '헤드라인'과 같은 복합어에서도 설측음 발음을 유지하려 [헤들라인]이라고 발음하는 것일지도... 이 경우도 참 분석해볼 거리는 많겠습니다.
  • 2009/09/05 06:0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끝소리 2009/09/05 08:23 #

    제가 특별히 청각이 예리한 것은 아니고 [f]와 [p]를 구별하는 언어를 할 줄 알다보니 한국어를 들을 때도 그런 것이 들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할 줄 아는 언어에서 쓰는 발음 구별은 잘 듣게 마련입니다.
  • 그냥 2009/09/05 10:35 # 삭제 답글

    그냥 자음 하나를 더 추가하면 간단히 해결일텐데..
    아마도 한글을 금이야옥이야 하는 일부분들께는 용납이 안가는 일이겠지요 -_-;
    언어란것이 장기적 관점에서는 당연히 변하는 것이라는 점에는 다들 공감하지만 바뀐 현실을 반영하여 막상 바꾸자고 하면 생각을 달리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좀 답답해요
  • 乙支武德 2009/09/05 11:36 # 삭제

    자음을 추가한다는 것이 문자를 추가하자는 것인지 소리를 추가하자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양쪽 다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발음이 아니라 글로써 구별하고자 한다면, f에 해당하는 자모를 하나 추가해야 할텐데, 한글의 <모아쓰기>때문에 ㆄ같은 거 하나 추가해서 끝나는게 아니라, ㆄ가 포함되는 모든 음절글자를 다 새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아 악앆앇안앉않.... 이런 글자에서 ㅇ대신 ㆄ이 들어가는 글자를 다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발음으로 구별하자고 한다면 문제가 더 심각한데, f소리는 원래 한국어 소리에 없는 체계입니다. 없는 소리를 인위적으로 구별하자는건 하고 싶다고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배운다고 해서 한국어 소리체계에 없는 f소리를 맘대로 집어넣을 수도,구별해낼 수도 있는게 아니죠.
    물론 먼뒷날에 영어와의 접촉이 점점 많아져서 f소리를 전국민이 다 확실히 구별하게 된다면 모를까 지금은 시기상조로 보이네요.
  • 머스타드 2009/09/05 11:47 #

    전산학 전공자의 입장에서는 자모가 하나 추가될 경우에 생길 혼란이 조금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초성이 20개로 늘어날 뿐이라면 의외로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서도... ^^;
  • 끝소리 2009/09/05 16:59 #

    乙支武德님께서 잘 설명해주셨네요. 언어가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은 맞지만 말씀하시는 변화는 짧은 시간에 일어나려면 막대한 인위적인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한글에 자모를 추가하는 것은 활자가 없는 시대라면 간단한 일이지만 지금과 같은 전산화 시대에는 어렵습니다. 로마 문자도 중세에 j, w 등 새로운 글자가 추가되고 글자형에 많은 변화를 겪다가 인쇄술 도입 이후 지금의 형태로 상당 부분 굳어졌습니다.

    만약 ㆄ을 사용한다면 이론상 지금도 첫가끝 방식의 유니코드 구현이 가능하고 키보드 입력도 노력만 한다면 비교적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지만 역시 ㆄ이 들어가는 글자를 제대로 구현할 글꼴이 없다는 것이 최대의 걸림돌입니다. ㆄ는 한자 표기에서만 쓰였기 때문에 기존 옛 한글 글꼴에서도 잘 지원하지 않습니다. 새굴림을 확인해봤더니 , 즉 '푸, 푼'에 대응하는 순경음만 포함하고 있더군요. 저는 늘상 하는 얘기이지만 글꼴 개발에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막대한 인력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당장 컴퓨터에 설치된 한글 글꼴이 전부 무용지물이 되고, 글꼴 개발 회사들이 몇 달 걸려 만들어서 판매하는 몇 종의 '확장 한글 글꼴'만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표기 문제가 해결된다면 발음 문제는 의외로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수도 있습니다. 발음을 구별하는 새로운 철자를 익히면 실제 발음 구별은 잘 못하더라도 어느 단어에서 f 발음을 써야되는지 정도는 학습할 수 있겠죠. '애'와 '에' 발음을 구별하지 못하더라도 맞춤법에서는 구별하는 것처럼... 한국어 화자 모두가 f 발음을 확실히 구별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그 정도가 현실적일 겁니다.
  • 뽀도르 2009/09/05 10:40 # 답글

    F 뿐 아니라 TH나 L이나 R이나 다 한글로 구분해서 표기하려면 한글이 정말 음성기호가 돼야겠군요 ㅠ.ㅠ 영어도 TH가 두가지로 발음되듯이 한국어의 기존 체계 내에서 외래어를 표기하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싶습니다. 아니면 방점 같은 거라도 찍어서 구분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일듯... 이것 저것 새로운 자모를 추가하면 한글의 기하학적 아름다움이 손상될 듯합니다-_-;;;

    Strike while the iron is hot.
    straɪk waɪl(hwaɪl) ði aɪɝn ɪz(ɪz) hɑt.
    스트라익 와일 `디 아이언~ 이즈 핫 .
  • 끝소리 2009/09/05 17:05 #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것이 기본 기능이고 거기에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에 한국어에서 사용하지 않는 여러 발음까지 다 표기하려는 것은 욕심인 것 같습니다. 굳이 그러려면 말씀하신대로 방점 사용도 방법이겠는데 미적으로는 별로 만족할만한 방법이 되지 못하겠죠. 로마 문자에 각종 부호를 잔뜩 사용한 베트남어 문자 모양이 되려나...
  • 뽀도르 2009/09/05 17:07 #

    그렇겠군요. 베트남어는 정말 기호가 정신 없더군요.
  • 끝소리 2009/09/05 17:31 #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베트남 문자 맛보기: Trong lúc ngày càng nhiều thị trường chứng khoán tin vào khả năng hồi phục kinh tế thông qua những dấu hiệu tích cực, thì dịch cúm A/H1N1 có thể gây thiệt hại 384-2.633 tỉ USD cho nền kinh tế thế giới.
  • 머스타드 2009/09/05 11:38 # 답글

    모국어가 한국어이지만 영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무의식 중에 영어에서 유래한 외래어를 영어식으로 발음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r, th, v 까지 제대로 발음하는 것은 확실히 심리적 저항이 있을 것 같고, 한국인도 쉽게 발음할 수 있으면서 듣기에도 거부감이 덜한 [f]발음 정도에서 타협이 된 것이 지금 현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 영어로 말할 때 한국어에서 유래한 영어 어휘를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이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를테면 김치를 '김치'로 발음해야 할 지, 'kimchi'로 발음해야 할 지 그런 것이요. 외국인들이 하는 것을 보면 대체로는 자신의 모국어에서 유래한 어휘는 모국어 방식으로 발음하더군요. 한국어로 떠뜸떠뜸 말하던 외국인이 햄버거, 엘리베이터 부분에서만 hamburger, elevator를 유창하게 발음하는 것을 보면 좀 재미있기도 하더라고요. ^^;
  • 끝소리 2009/09/05 17:14 #

    맞는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언어를 쓰든 외국어에서 온 말은 최종 언어의 음운 체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원 언어의 발음을 흉내내려 하게 마련인데, 어디까지가 음운 체계를 너무 벗어난 것인지의 정의는 화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한국어의 경우 r, th, v는 한국어의 음운 체계를 너무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이가 대부분이겠지만 f 정도는 원 발음 흉내를 위해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영어의 경우 화자에 따라 [x], 프랑스어의 비강 모음 등 영어에는 원래 없는 발음도 외래어 발음에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AfterSchool 2009/09/05 11:55 # 답글

    오...그렇군요...

    <ㆄ> 요 녀석...이 예전에 F 발음으로 씌였다가 도태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뭐 그런식으로 외국어나 외래어를 100% 표현할 수 있게끔 수정하는 것도 글로벌화 시대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하긴 합니다...ㅎㅎ;;

    좋은 글 잘 봤습니다....ㅎ
  • 끝소리 2009/09/05 17:23 #

    감사합니다. [f] 발음 하나 추가한다고 외국어 발음을 100%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외국어 발음을 흉내낼 때 이용할 한국어 음운의 목록에서 좀 크게 느껴지는 구멍을 하나 메우는 것이라고 볼까요? ㆄ과 같은 자모를 추가하여 이 발음을 표현하는 것은 앞으로 영어, 중국어 등을 많이 접하게 될 것을 생각하면 장점도 있겠지만 위의 덧글에서도 언급한 기술적인 난관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imc84 2009/09/05 18:23 # 답글

    재미있는 글과 덧글 잘 보고 갑니다. 연재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끝소리 2009/09/05 18:59 #

    감사합니다. 덧글 수준이 높아서 슬슬 부담이 되기는 하는데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하겠습니다.
  • 2009/09/05 18:4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끝소리 2009/09/05 19:02 #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사실 다른 언어학적인 내용보다 그 부분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는...
  • 하나 2009/09/09 17:54 # 삭제 답글

    한글에 새로운 자모를 추가하는 것은 힘들기도 하고 이미 한글이 유니코드의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도 않은 것 같으니 f나 z의 발음을 추가한다면 옛한글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옛한글을 운영체제 수준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언중에 맡기면 될 것 같습니다.
  • 끝소리 2009/09/09 18:43 #

    외국어 음을 표기하는 문제와는 상관 없이 20세기 초까지 쓰인 글들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제주말 표기하기 위해서도 옛 한글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자 코드 체계도 유니코드의 사용자 정의 영역을 이용한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이른바 첫가끝 방식을 지원하고 오픈타이프 GSUB 기술을 활용하는 옛 한글 지원 글꼴이 필요하겠지만 수요에 비해서 개발 비용이 높으니 민간 업체에서 개발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한글글꼴개발원 같은 곳에서 주도했으면 좋겠습니다.
  • 아무렇게나 2009/09/10 18:39 # 삭제 답글

    머 쓰다보니 그렇게 된 거..
  • 아무렇게나 2009/09/10 18:40 # 삭제 답글

    영어를 섞어쓴다고 해서 굳이 고칠 필요까지야 있을까요?
  • 끝소리 2009/09/15 17:44 #

    언어가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시용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일부 화자들의 언어 습관 때문에 전체 한국어 언중 간의 소통이 혼란스러워지는 부작용도 생각해야겠죠. 또 실제 외국어의 발음을 섞어쓰는 것을 따라하려다 p를 써야 될 때에도 f를 쓰는 것을 보면 외국어 학습에도 도움이 되기는 커녕 방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 김민규 2009/10/05 16:18 # 삭제 답글

    잘 읽고 갑니다. 여러가지 많이 생각해봤습니다.
    영어의 f,v 등을 표기하는것, 이에 관해 작년 이맘때쯤 왠 기하학자가 한 말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20&aid=0000432269) -그 얘기가 안나와서 좀 의아해 하긴 했습니다.
    뭐 일본에서도 ヴ라는 글자가 추가 되었다가 (일본어가 그래도 한국어보다는 전산화에서 어려움이 적었을텐데요) 묻혔었죠.

    딴소리지만 l과 r도 말예요, 전 외래어 표기법에서 r을 ㄹ+[w]로 취급해서 '롸이트(right)'나 '브뤽스(BRIX)' 따위로 표기하지 않을까 궁금했어요.
    그것에 연장선 상에서, f 나 v도 자음을 추가 할게 아니라 외래어 표기법을 바꿔서 '프흐레임(frame)' 따위로 구별하는건 어떨까 싶네요. 물론 발음은 더 멀어지지만 어차피 외래여 표기법 제대로 지켜지지도 않는데 말예요 'w'. 하긴 또 애꿎은 'ㅡ'모음만 추가해서 안그래도 오스트쿠스트스크트(ostkustskt) 때문에 열나는데 기름 끼얹는 격이 되려나요 -0-;
  • 김민규 2009/10/05 16:36 # 삭제

    다시 생각해보니 프흐레임은 좀 웃기고
    f가 어중에 있을때 ㅂㅍ 정도로 쓰면 괜찮을거 같은데요 (ㄹㄹ처럼)
    ex) 옵피스(office)
  • 끝소리 2009/10/06 22:48 #

    기하학자의 자모 추가 시도에 관한 기사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보지 못했던 기사입니다. 'ㅂ', 'ㅍ'에서 획을 제거해서 마찰음 [v], [f]를 나타내는 것은 재미있는 발상이네요.

    외국어의 소리를 한글로 적을 때 외국어에서는 다른 음으로 치는 것들이 같은 한글 자모로 옮겨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외국어를 아는 이들은 아무래도 f와 p를 똑같이 'ㅍ'으로 적고 어두의 l과 r를 똑같이 'ㄹ'로 적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여 새로운 자모를 추가하거나 여러 자모의 조합을 사용해 이들을 구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자모를 추가하는 것도 쉽지 않고 여러 자모의 조합을 사용하는 것도 간단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외래어 표기에서 '으' 모음을 많이 붙여 쓰는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는 이들이 많지 않습니까?

    영어의 r 발음의 경우 원순성이 강해 '롸이트'와 같은 표기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른 대부분의 언어에서 r는 그런 원순성이 없으며 영어도 지역에 따라 r의 원순성에 차이가 있습니다. 또 r 뒤에 [a, e, i] 등이 오면 '롸, 뤠, 뤼'로 적는다고 해도 [o, u]가 오면 어떻게 적을지의 문제도 쉽지 않습니다.

    어중의 'ㅂㅍ'은 보통 말하기에서 'ㅍ'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합판'을 [합.판]처럼 일부러 끊어서 말하지 않는 한 '하판'과 발음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그래서 일반적으로 어중의 'ㅂㅍ'와 같은 표기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또 'ㅂㅍ'와 같은 표기가 허용된다면 f와 같은 마찰음이 아니라 어중의 겹자음 [pp]에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어중의 [l]을 'ㄹㄹ'으로 적는 것은 한국어에서 어중의 'ㄹㄹ'이 실제 [ll]로 발음되기 때문입니다.
  • 2010/01/31 18:4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끝소리 2010/07/24 02:39 #

    이런, 제 기나긴 잠수 기간에 글을 남기셔서 미처 보지 못한 것 죄송합니다. 이제와서는 소용이 없겠지만 출처만 밝힌다면 본 블로그의 내용은 누구나 얼마든지 인용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신다니 반갑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 까롤로 2010/08/27 00:53 #

    설문조사단계에 이르렀습니다.
    http://calvin07.egloos.com/760746
  • 김벤젠 2012/10/12 01:14 # 삭제 답글

    2년전에 저렇게 말해놓고 잠적했었죠.
    까롤로입니다.
    필명을 바꾸고 새 블로그를 열었습니다.
    2년전 썼던 논문을 여기에 올립니다.
    http://benzenekim.tistory.com/3
  • 2013/02/05 02:22 # 삭제 답글

    굳이 '한국어'에 필요하지 않은 자음을 하나 추가하는건 혼란만 불러일으킬 뿐이고 외국어는 외국어로 취급하면 될 것을
  • 유느 2014/03/02 13:27 # 삭제 답글

    음... F 발음 들어보면 ㅃ 발음에 가깝더라구요
    P는 ㅍ이고
  • 쇄도우 2014/07/28 20:47 # 삭제 답글

    f는...ㅎ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
  • 동글동글 얼음의신 2017/06/02 05:28 # 답글

    아직도 이런 주제에 덧글을 써도 되나 모르겠는데요. 저는 우리말에 외래어를 많이 쓰는 현실에서 f v r z 정도는 알파벳에 대응하는 한글 자음을 새로 만들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새 글자를 구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새 자음이 추가되면 자체개발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나 그것은 해결될 사안이라 보고 제 의견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봅니다.

    한글의 조성원칙에 따라 구상하더라도 결국 앞의 댓글에서 여러분이 제안하신 말씀대로 결국 새 자모를 창조해야 되는 데요. 이런 추가 자음은 외래어를 적을 때만 쓰여질 것인데 훈민정음의 제자원칙을 지켜 만드는 것보다 직감적인 요소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이들 자음을 표기할 때 기존 한글자음과 이질적이지도 않고, 혼동되지 않고, 획수도 많지 않고, 직감적으로 발음이 연상되는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제안하는 자음은 다음과 같습니다:

    f 는 F 예: fire Fㅏ 이 어, fighting Fㅏ 이팅
    v 는 V 예: victory Vㅣ+ㄱ 토리, volvo V+ㅗ+ㄹ V+ㅗ
    r 는 ㄹ에서 마지막 획에 꼬리를 올리는 형태
    (또는 r 를 위해 ㄹ 를 그대로 쓴다면 l 을 위해서는 L 를 좌우를 바꿔놓은 형태)
    z 는 삼각형 (훈민정음에서 반치음 모양)

    f v 는 주로 알파벳을 사용하는 문자나 언어를 표기할 때 쓰여질 자모일텐데 그 알파벳 형태가 그의 발음을 바로 연상하게 되는 것이고, r 는 혀가 떨리는 발음이므로 l과 구별하여 꼬리를 다는 형태로 표현한 것임. 그러나 ㄹ 자체가 그런 모습이기에 ㄹ 을 r 에 대응하는 자음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여기에 더 공감한다면 l 에 대응하는 자음은 L 을 좌우로 뒤집어 놓은 형태가 가능하다는 생각임.
    z 는 z 를 그대로 쓸 수도 있겠으나 z 가 ㄹ 흘림자 또는 ㄷ 필기체와 혼동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임.


  • ㅇㅇ 2017/06/06 06:57 # 삭제 답글

    그런데 영어 표기를 위해 새 한글 자모를 추가하자는 주장을 보면 꼭 자음만 있고 모음은 없더라고요. 영어 모음 중에도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것들이 꽤 있는데도요. 왜 이런지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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