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찌아어 한글 채택에 대한 분석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

위 글은 훈민정음학회의 노력으로 인도네시아 부톤 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의 언어를 한글로 표기하게 되었다는 보도를 처음 접하자마자 썼다.

찌아찌아족이 문자가 없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부정적인 측면에서 썼다. 문자가 없는 종족에 한글을 전한다고 사기치지 말라는 심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쓰고 난 후 여러분들의 덧글을 읽고 추가 보도 내용을 보니 아무래도 내가 잘못 짚고 넘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해명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한 입장을 충분히 밝히려면 글을 새로 써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적는 것에 대해 더 깊이 분석도 하고 싶었다.

내가 왜 이렇게 섣불리 글을 썼는지 변명부터 하겠다.

전에 라후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려는 노력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라후어가 과연 한국어와 유사한지가 주제였지만 서울대 이현복 명예교수가 "음성언어만 있고 문자언어가 없는 라후族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일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라고 주장한 것이 당혹스러웠다. 라후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로마 문자로 표기하고 있는데, 혹시 이현복 교수가 한글 전파 노력을 하는 타이 북부에서는 아직 로마 문자가 전해지지 않은 것이 아닌가 추측하며 애써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 했다. 아무래도 이현복의 학자로서의 권위 때문에 그가 알고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라후족 한글 수출 TV쇼'의 이면〉이라는 기사 제보를 받고 솔직히 배신감을 느꼈다. 라후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는 노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이미 로마 문자로 라후어를 표기하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로마자 표기와 한글 표기를 1대1로 대응시켜 가르쳤다는 폭로 내용이었다.

그래서 찌아찌아어에 대한 보도에서 이들이 문자가 없다는 주장을 듣고 과연 그런지 자료를 검색해보았고, 찌아찌아어를 문자로 적은 사실이 있다는 내용이 나오자 이번에도 사기극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쓴 것이다.

문자가 없는 종족이라는 명제

결론부터 말하면 언론에서 문자가 없는 종족이라고 보도한 것은 문제삼을만한 것이 아니었다. 지난 글에서 말한 것처럼 찌아찌아어를 문자로 적은 적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찌아찌아족이 그들의 언어로 문자 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확실한 듯하다. 그러니 이들이 사실상 문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어도 세종대왕 이전에는 아예 적은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향찰로 적은 향가와 같은 예도 있지 않나. 하지만 백성들이 완전한 문자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당시 한국어를 적을 문자는 없었다고 해도 크게 잘못된 주장은 아니다. 예전에 찌아찌아어를 아랍 문자로 적은 적이 있다고 해도, 영어나 말레이인도네시아어로 쓴 찌아찌아어에 관한 연구에서 언어학자들이 찌아찌아어를 로마 문자로 적은 적이 있다고 해도 정작 오늘날의 찌아찌아족이 그들의 언어로 문자 생활을 못한다면 그들은 문자 없는 종족으로 부르는 것이 틀리다고 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글로브(Jakarta Globe) 지》에서 보도한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옛 말레이권에서 쓰인 아랍 문자의 한 형태로 글자 다섯 개가 추가되고 모음을 나타내는 기호가 없는 군둘 문자로 쓰인 고대 찌아찌아어 문학이 존재한다.
Ancient Cia-Cia literature exists in the Gundul script, a form of Arabic with five additional letters and no signs to denote vocals that was used in the old Malay world.
즉 찌아찌아어를 아랍 문자로 적은 것은 옛날 얘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찌아찌아어를 아랍 문자로 적은 적이 있다는 내용은 아직까지는 언론 보도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찌아찌아어와 계통은 같지만 다른 언어로 역시 부톤 섬에서 쓰이는 월리오(Wolio)어를 아랍 문자로 적은 문학이 있다는 것은 확실한데 혹시 누군가 찌아찌아어와 월리오어를 혼동하여 이런 얘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부톤 섬의 언어 상황은 언뜻 생각하기보다 복잡한 듯하다. 찌아찌아어와 월리오를 비롯하여 다섯 개 정도의 언어가 있는데 이들은 계통은 같지만 확실히 구별되는 언어인 듯하고 예전에 부톤 섬의 술탄 치하에서는 월리오어가 궁중 언어였으나 지금은 찌아찌아어가 부톤 섬 언어 가운데서 가장 많이 쓰인다는 것 같다.)

한글은 찌아찌아어에 적합한가?

찌아찌아족이 과연 문자 없는 종족이냐고 따지는 것보다 사실은 이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설사 이미 아랍 문자나 로마 문자로 찌아찌아어를 표기하고 있다고 해도 이들에 비해 한글을 쓰는 것이 월등히 낫다면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찌아찌아어는 한글로 적기 수월할만큼 단순한 음운 체계를 가진 것 같다. 모음은 '아, 에, 이, 오, 우' 다섯인 듯하다. 복잡한 자음군(영어 strike의 str, 스웨덴어 ostkustskt의 stskt 등)이 없고 대부분의 음절이 개음절이며 받침이 있다 해도 ㄴ, ㅁ, ㄹ 정도인 듯하다. 중국어나 베트남어의 골치아픈 성조도 없고 일본어처럼 모음의 장단을 구별할 필요도 없는 듯하다.

이처럼 음운 구조가 단순한 것은 찌아찌아어 뿐만이 아니라 찌아찌아어가 속한 말레이ㆍ폴리네시아어족 언어 대부분의 특징이다. 이 정도면 자리동님이 덧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어의 가나로도 충분히 적을 수 있다.

말레이ㆍ폴리네시아어족 여러 언어 맛보기(세계인권선언에서)

인도네시아어: Menimbang bahwa pengakuan atas martabat alamiah dan hak-hak yang sama dan mutlak dari semua anggota keluarga manusia adalah dasar kemerdekaan, keadilan dan perdamaian di dunia,
필리핀어: Sapagkat ang pagkilala sa katutubong karangalan at sa pantay at di-maikakait na mga karapatan ng lahat ng nabibilang sa angkan ng tao ay siyang saligan ng kalayaan, katarungan at kapayapaan sa daigdig.
마오리어: No te mea na te whakanoa a na te whakahawea ki nga mana o te tangata i tupu ai nga mahi whakarihariha i pouri ai te ngakau tangata, a ko te kohaetanga o tetahi ao hou e mahorahora ai te tangata ki te korero ki te whakapono, ki te noho noa i runga i te rangimarie a i te ora, kua panuitia hei taumata mo te koingotanga o te ngakau o te mano tini o te tangata.
하와이어: ‘Oiai, ‘o ka ho’omaopop ‘ana i ka hanohano, a me nā pono kīvila i kau like ma luna o nā pua apau loa o ka ‘ohana kanaka ke kumu kahua o ke kū’oko’a, ke kaulike, a me ka maluhia o ka honua, a

중세 한국어에도 어두 자음군이 있어서 ㅵ 같은 표기를 썼지만 현대 한국어에서는 쓰지 않는다. 그래서 스웨덴어의 ostkustskt 같은 단어를 표기하려면 차선책으로 '으'를 삽입하여 '오스트쿠스트스크트'와 같이 쓸 수 있는데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고, 만약 '으'라는 모음이 따로 있다면 '으'를 모음 표시를 위해 썼는지 애매하다는 단점이 있다. 에티오피아 문자나 인도에서 쓰이는 몇몇 문자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Hama님께서 찌아찌아어 교재 사진을 보고 '노떼르띠뿌', '이스따나', '스리갈라' 등에서 '르'와 '스'가 쓰인다고 제보해 주셨는데, 찌아찌아어에 드물게 등장하는 r 또는 s 계열 자음군을 표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는 드문 듯하니 '으'를 써서 자음군을 쓴다 해도 크게 번거로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찌아찌아어에는 r와 l의 구별이 있는 것 같다. 영어판 위키백과에 의하면 '둘'을 뜻하는 낱말은 rua이고 '다섯'을 뜻하는 낱말은 lima이다. 찌아찌아어 교재를 보니 어중에서 r는 'ㄹ', l은 'ㄹㄹ'로 적는 듯한데, rua와 lima에서처럼 어두에 오는 r와 l의 구별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했다. 그런데 도마도님의 제보를 통해 lima는 '을리마'로 표기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어두의 l은 '을ㄹ'로 적는 것이다. 또 제보해주신 사진을 보니 '은다무' 같은 표기가 보여 어두의 l 뿐만이 아니라 어두의 nd, 즉 [ⁿd]와 같이 비음이 선행하는 파열음에도 '으'를 붙여 적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찌아찌아어에는 많은 말레이ㆍ폴리네시아어족 언어처럼 성문 파열음이 있는 듯한데 한글로는 그냥 'ㅇ'으로 표기하는 듯하다. 아래는 노컷뉴스에서 보도한 사진에 나오는 내용에 영어판 위키백과의 로마 문자 표기를 추가한 것이다.
아디 세링 빨리 노논또 뗄레ᄫᅵ시. 아마노 노뽀옴바에 이아 나누몬또 뗄레ᄫᅵ시 꼴리에 노몰렝오.
adi sering pali nononto televisi. amano nopo'ombae ia nanumonto televisi kolie nomoleo.
여기서 nopo'ombae를 '노뽀옴바에'로 적고 있는데 '옴'의 첫소리는 성문 파열음 [ʔ]이지만 '에'는 그냥 자음이 없는 음절이다. 성문 파열음은 한국어에서는 의미가 없는 음으로 자음이 없는 것처럼 들리니 그냥 'ㅇ'으로 표기했겠지만 찌아찌아어에서는 성문 파열음은 엄연한 자음으로 있는지 없는지의 구별이 중요하다. 옛 글자를 부활시켜 된이응 'ㆆ'으로 표기했으면 어땠을까?

보도 내용 중에 흥미를 끈 것 하나가 찌아찌아어 표기에 옛 글자인 순경음 비읍 'ᄫ'을 쓴다는 것이다. 위 예에서 보면 'ᄫ'은 유성 순치 마찰음 [v]를 나타내기 위해 쓰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찌아찌아어의 /w/을 나타내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닌가 한다. 중세 국어에서 'ᄫ'은 유성 양순 마찰음 [β]을 나타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월리오에서 /w/의 음가가 [β]이니 찌아찌아어에서도 비슷하게 발음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어판 위키백과에는 '여덟'을 뜻하는 walu를 누군가가 '왈루'라고 표기해 놓았는데 아마도 찌아찌아어 한글 표기법을 모르는 사람이 짐작해서 써 놓은 것 같고 아마 'ᄫ'을 사용한 'ᄫㅏㄹ루'가 맞는 표기일 것 같다. 교재 사진을 아무리 보아도 /w/를 '와', '워', '위'와 같이 표기한 예는 찾지 못했다.

한글은 맞춤옷, 로마 문자는 기성복이다

이 비유를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글에 달린 hama님의 덧글에 나오는 비유인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데만 쓰였다. 로마 문자는 라틴어가 일상 언어로서는 사멸한지 오래이지만 영어, 에스파냐어, 폴란드어 등 유럽의 언어는 물론 터키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스와힐리어, 그린란드어 등 세계 각지의 수많은 언어를 표기하는데 사용된다.

그러니 로마 문자는 어느 언어를 적는지, 어떤 맞춤법을 사용하는지 알아야지만 철자에서 발음 유추가 가능하다. 똑같이 pain이라고 써도 영어 단어라면 [pʰeɪn], 프랑스어 단어라면 [pɛ̃], 핀란드어 단어라면 [pɑin]으로 발음한다.

반면 우리는 한글로 적힌 것을 보면 그냥 한국어 발음대로 읽어버린다. 물론 된소리되기, 사잇소리 현상, '외'와 '위'를 단모음으로 발음하느냐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느냐의 문제도 있지만 대체로 한글로 적힌 것이 있다면 그 발음은 정해져 있다.

찌아찌아어 한글 표기안을 마련한 이들은 아마도 한국어의 발음대로 소리내어 읽으면 찌아찌아어에 최대한 가깝게 들리도록 정한 듯하다. 그러니 한국어로 치면 된소리가 나는 자음은 겹자음 'ㄲ, ㄸ' 등으로 적고 있다. 하지만 찌아찌아어에 이런 소리가 자주 쓰인다면 사실 겹자음으로 적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아예 [ㄲ], [ㄸ] 소리가 빈도가 높으면 'ㄱ', 'ㄷ'으로 적고 [ㄱ], [ㄷ]에 가까운 소리를 'ㄲ', 'ㄸ'으로 적는 것이 경제적일 수가 있다. 하지만 로마 문자와 달리 한글 자모는 꼭 한 소리만 나타내야 한다는 관념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로마 문자를 쓰는 언어에서는 c, j, x 등의 발음이 언어마다 천차만별이다. 만약 어떤 사람들이 원하는 것처럼 한글이 더 많은 언어의 표기에 쓰이자면 같은 한글 자모도 언어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r와 l 구분의 어려움도 한글이 한국어에 최적화된 문자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한국어에서 설측음 [l]은 'ㄹ'이 받침으로 쓰일 때와 어중에서 'ㄹㄹ'과 같이 'ㄹ'이 겹칠 때 나는 발음이지, 독립된 음소가 아니다. 그러니 따로 글자를 만들지 않고 어중의 탄설음을 나타내는 'ㄹ'을 써서 표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찌아찌아어를 비롯한 많은 언어에서 r와 l은 독립된 음소이다. 겹리을(ᄙ)과 같은 옛 글자를 사용해서라도 이 r와 l의 구분을 확실히 나타내는 것이 찌아찌아어 음운 구조를 제대로 반영하는 길일 것이다.

찌아찌아어에는 얼마나 해당이 되는 사항인지 모르지만 한글로 이중모음이나 반모음을 표기하는 문제도 꽤 까다롭다. 원래 '애'나 '에' 같은 글자는 각각 '아이', '어이' 비슷한 이중모음을 나타냈겠지만 한국어의 발음이 바뀌면서 단모음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리고 현대 한국어에서 반모음 [w]로 시작하는 음절은 '와', '워', '위' 등으로, 반모음 [j]로 시작하는 음절은 '야', '여', '요' 등으로 쓰고 있다. 반모음이 음절 구조상 자음 역할을 하는 언어를 표기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다'의 활용형이 '와'가 되는 한국어에서는 /wa/를 '와'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ga, na, da, wa, ya가  모두 '자음'+'ㅏ 모음'으로 분석되는 언어에서 다른 것은 '가, 나, 다'와 같이 적는데 wa, ya만 '와', '야'처럼 적는 것은 일관성이 없어 보일 수 있다.

옛한글 사용에 따른 전산화와 활자화의 문제

위에서 기왕 옛 글자 순경음 비읍 'ᄫ'을 쓴다면 찌아찌아어의 음운 체계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된이응 'ㆆ'이나 겹리을(ᄙ)도 쓰자는 말을 했는데 사실 옛한글을 사용하면 생기는 문제가 좀 까다롭다. 일단 현재로서는 컴퓨터로 입력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화면에 표시하거나 종이에 인쇄하는데 필요한 글꼴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도에 나온 찌아찌아어 교재는 옛한글을 지원하는 몇 안되는 글꼴 가운데 하나인 '새굴림'으로 인쇄한 듯한데, '새굴림'은 디자인 측면에서 인쇄용 글꼴로는 적합하지 않다. 현대 한국어에서 쓰이는 글자만 지원한다 해도 괜찮은 본문용 한글 글꼴 개발하는데 많은 인력과 몇 개월에 걸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찌아찌아어 표기에 'ᄫ'을 쓴다고 해서 앞으로 옛한글을 지원하는 전문 글꼴이 순식간에 쏟아져나올 것 같지는 않다.

자세한 내용은 〈찌아찌아족 과연 한글로 문자 생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글을 참조하시라.

문화제국주의의 그림자

지금은 제국주의 시대도 아니고 한국은 부톤 섬을 식민지로 경영하는 지배자도 아니다. 그러나 한글은 현재 한국 문화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워낙 많은 언어에서 쓰기 때문에 특정 문화를 연상시키지 않는 로마 문자와는 다르다. 한류 열풍으로 인해 바우바우시의 시장이 한국 문화에 호의적이라 이번 사업이 성사되었다지만 만에 하나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된다면 현지인들이 한글과 한국을 분리시켜 생각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한글 수출 시도가 실패한 원인으로도 한국에 대한 반감이 흔히 꼽힌다는 것도 생각해보라.

물론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적는 것이 문화제국주의로 비쳐짐을 염려하는 것이 기우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런 염려를 불식시키고자 한다면 "유례없는 새로운 방식의 국제협력을 통해 해당 지역과 깊은 유대가 형성되고 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교류가 늘면서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연합뉴스 보도 중)와 같이 한국의 경제 이익을 좇는다는 인상을 풍기는 보도는 자제했으면 좋겠다. 이번 일을 가지고 한국의 저력이나 민족의 우수성을 논하며 호들갑을 떨지도 말았으면 좋겠다.

언어 블로그 Language Log에 달린 덧글 가운데는 이미 "언어제국주의 판에 새로운 선수가 등장한 듯하다(it seems we have a new player in the Linguistic Imperialism game)"라는 평도 있다. 이번 사업이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소수민족에게 문자를 보급한다는 순수한 의도라는 것을 설득시켜야 할 것이다.

종합 평가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r와 l 구분, 성문 파열음 구분, 전산화와 활자화의 어려움)이 있기는 해도, 이번에 도입된 찌아찌아어 한글 표기법은 나름 성공적이며 찌아찌아족이 어려움 없이 문자 생활을 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찌아찌아족이 문자를 새로 도입한다면 굳이 로마 문자 대신 한글을 택할 필요가 있을까? 로마 문자는 한글처럼 과학적인 제자 원리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인도네시아의 공용어인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비롯하여 그 지역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언어를 표기할 때 쓰는 문자이다. 찌아찌아어의 음운 구조를 표현하는데 한글에 비해 부족하다고 할 수 없다. 어쩌면 찌아찌아어를 주변 언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한글을 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객관적으로 한글이 로마 문자보다 실용적인 면은 뭐가 있을까? 의외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한글이 모아쓰기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모아쓰기라는 특징 때문에 한글은 그리 배우기가 쉬운 문자는 아니다. 하지만 문자는 빨리 배울 수 있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일단 배운 후 쓰고 읽기가 쉬운 것이 좋은 것이다. 특별히 근거를 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아쓰기 때문에 긴 글을 빨리 읽을 때 글이 눈에 빨리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즉 긴 글을 읽을 때 한글이 로마 문자보다 낫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로마 문자 대신 한글을 쓸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지는 의문이다. 모아쓰기는 읽을 때는 편리하지만 음가가 없는 'ㅇ'를 계속 적어야 하는 비경제성도 있고 자음군이나 이중모음 표현, 새로운 자모 추가를 어렵게 만드는 단점도 있다.

그래도 만약 찌아찌아어 표기에 한글이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한글이 곧 한국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

덧글

  • 漁夫 2009/08/11 09:09 # 답글

    "한글은 맞춤옷, 로마 문자는 기성복이다"
    제 포스팅(http://fischer.egloos.com/4205688)에서 hama님께서 해 주신 말씀입니다.
  • 끝소리 2009/08/11 17:22 #

    감사합니다.
  • 초록불 2009/08/11 09:47 # 답글

    잘 보았습니다. 객관적인 시각을 잡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 끝소리 2009/08/11 17:23 #

    저도 객관적인 시각을 잡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 mh 2009/08/11 11:57 # 삭제 답글

    "찌아찌아족이 과연 문자 없는 종족이냐고 따지는 것보다 사실은 이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는 표현은 좀 그렇군요. 이전 글에서는 '찌아찌아족이 과연 문자 없는 종족이냐고 따진' 연후에 다음 글에서 이런 식으로 가볍게 초점을 옮겨버리시다니요. ;;

    평소에 블로그를 열심히 읽고, 또 많이 배워가는 사람이고, 여기에 쓰신 글들의 논지에 대부분 공감하는 사람입니다만, 저런 식의 논법에서 팩트중심주의자들의 악습을 보는 것 같아 조금 불편해집니다. (끝소리님이 꼭 팩트중심주의자라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 끝소리 2009/08/11 17:43 #

    표현이 적절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에 쓴 글에서 문자 없는 종족이라는 명제의 사실 여부를 걸고 넘어진 것이 옳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초점을 잘못 맞추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어의 소리를 한글로 표현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솔직히 찌아찌아어를 과연 한글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그 방법이 적합한지의 문제에 더 흥미가 있었고, 그게 한글로 다른 언어를 표기하는 문제에 폭넓게 적용될 것 같아서 더 중요한 문제라고 표현했습니다.

    마치 제가 불리해지니까 초점을 옮긴 것처럼 보였다면 할말은 없네요. 사과드립니다.
  • 자리동 2009/08/11 13:49 # 삭제 답글

    ㅔ 대신 ㅓ 모음을 e 표기로 하는 것이 더 한글로 표기하는 데에는 일관성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굳이 된소리를 자주 쓰는 것도 비효율적이고 말이죠. 한 언어의 정서법을 설계하는데 기본이 좀 덜 된 것 같습니다. 음성의 IPA 전사->변이음 같은 요소를 정리한 개별 실질 음운의 분석-> 빈도수와 음운 현상을 고려한 표음적인 표기 -> 어원과 문법적 구조를 고려한 형태주의적 표기. 이런 식의 체계적인 고민과 과정이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거의 몇개의 자모를 추가한 한국어의 외래어 표기법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은 지나치게 한국어의 한글 표기와 호환성을 염두해두고 설계를 한 것 같습니다.
  • 끝소리 2009/08/11 17:58 #

    모음이 '아, 에, 이, 오, 우' 다섯 개 뿐이라면 지적하신대로 '에'를 'ㅓ'를 사용해서 적는 것이 효율적이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어의 발음에 너무 얽매이다보니 외래어 표기법과 큰 차이가 없게 되었습니다. 어원과 문법적 구조를 고려한 형태주의적 표기를 시도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왠지 그랬을 것 같지는 않네요. 문자가 처음 도입될 때부터 형태주의적 표기를 하는 것은 드물고, 한글도 그냥 소리나는대로 적자는 사람들이 계속 있는 것처럼 형태주의 표기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기가 힘듭니다. 이번 사업은 언어학자들이 주도했다고는 하지만 언어학자들은 보통 정서법 설계보다는 IPA 전사 등을 통해 피상적인 발음을 전달하는데 주력하지 않나요?
  • 뽀도르 2009/08/11 14:21 # 답글

    저도 처음보고 ㄲ ㅉ 등이 너무 자주 나와서 차라리 ㅋ ㅊ 등으로 쓰는 게 좋아보였는데 잘 정리해주셨네요.
  • 뽀도르 2009/08/11 14:25 #

    차라리 한글 풀어쓰기로 소수민족 언어를 표기하면 로마자보다 수월할 거 같군요.풀어쓰면 로마자와 다를 게 뭐냐 하겠지만 로마자보다는 규칙성이 있으니까 더 유리할 듯합니다. 어두 자음군 문제도 신경 쓸 필요 없고 특수한 자모는 기존 자모를 조합해서 표기하는 게 좋을듯...

  • 아리라이 2009/08/11 14:59 # 삭제

    한글풀어쓰기는 로마자보다 결코 수월하지 않습니다.

    한글 글자꼴(특히 모음)은 모아쓰기를 전제로 만들어진거라서 풀어쓰기를 도입하면, 필기의 효율때문에 문자의 대대적인 변형이 불가피합니다. 이미 옛날에 풀어쓰기 한글 시안이 여러차례 나왔고, 글자를 쉽게 쓰게 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변형을 가했는데, 그렇게 나온 시안들은 결국 모아쓰기글자라는 한글의 본래 특성을 잃고 로마자에 가까워지죠.

    그리고 한글의 뛰어난 점으로 지적되는 음성자질에 따른 글꼴의 규칙성은 한국어 안에 있을 때는 장점이 되지만, 한국어라는 틀을 넘어가는 순간, 장애가 됩니다.

    로마자의 경우, c라는 음소는 이것에 [k] [s] [ts]등 여러 소리값을 정할 수 있고,
    어떤 언어는 끝소리에 오는 a를 [o]로 읽는 등, 느슨하게 대응합니다.
    또한 어떤 언어는 아예 빈도수가 적은 x q z이런 잉여글자들을 성조부호로 전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글은 ㄱ-ㄲ-ㅋ 과 같이 글꼴에 소리사이의 체계가 드러나기 때문에
    임의의 글자에 임의의 소리값을 할당하기 어렵죠.

    또 대체로 안정감있는 로마자나 키릴문자에 비해 풀어쓰기한 한글의 모양새는
    상당히 거슬립니다. 한글을 기본글자로 쓰는 한국인조차 익숙하지 않고 가보지 않은 풀어쓰기 한글이란 길을, 한글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외국인에게 덥썩 던
    져줄순 없는 거죠. 이미, 2000년 넘게 실용성이 풍부히 증명된 로마자라는 대안을 두고 말입니다.
  • 뽀도르 2009/08/11 15:43 #

    그렇네요. 예전에 풀어쓰기 한글을 본 적이 있는데 변형이 심해서 거의 로마자 같더군요.
  • 자리동 2009/08/11 16:58 # 삭제

    한글의 자형은 아주 기본적이고 간단한 기하학적인 획을 이용하므로 로마자의 알파벳의 기본 모양과 크게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러니 풀어쓰기를 한다고 크게 미적으로나 시각적으로 떨어진다고 하기 어렵죠. 단지 글자의 배치와 간격의 적절한 타이포그래피가 필요한데 아직 제대로 시도를 안 해 봤기 때문에 발전이 부족한 것이었죠. 한글 자모에 적절한 임의의 소리를 대응시키는 것도 어려운 것이 아니고 규칙과 실용성만 있으면 그만입니다. 글자와 음성의 대응은 다분히 자의적인 것이지 필연적이고 정해진 룰이 있는 게 아닙니다.
  • 끝소리 2009/08/11 18:10 #

    한글 글자꼴이 모아쓰기에 최적화된 형태라서 풀어쓰기로 하려면 어떤 형태를 각 자모의 으뜸꼴로 삼을 것인지, 글줄을 어떻게 맞추고 자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풀어쓰기 시안은 각각 다른 방법을 쓰고 있고요.

    많은 사람들이 모아쓰기의 단점에만 주목하지만 저는 모아쓰기가 읽기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어서 사실 풀어쓰기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한글 풀어쓰기를 하면 로마 문자와 경쟁하게 되는데, 과연 한글 풀어쓰기라는 새로운 체계를 도입하는 번거로움을 정당화시킬만큼 한글 풀어쓰기가 로마 문자보다 월등히 나은지도 의문입니다.
  • Puzzlet C. 2009/08/13 10:36 # 삭제 답글

    음운 문제를 잘 해결한 예로 인공어인 도기 보나(Toki Pona)를 한글로 표기한 것이 있습니다. 이 언어는 파열음의 유무성·기식의 구분을 안 하기 때문에 /k p t/를 그냥 ㄱ ㅂ ㄷ으로 표기하고, /e/를 ㅓ로 쓰고 있습니다.

    이 표기법이 몇 명 안 되는 도기 보나 커뮤니티에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여기에 영어로 된 설명이 있습니다: http://www.tokipona.bravehost.com/korean.html
  • 끝소리 2009/08/13 17:09 #

    언제나 흥미로운 제보를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표기법을 제안한 사람이 한국어 화자가 아닌 것 같은데 그 때문인지 애써 한국어 발음에 얽매이지 않고 가장 쉽고 실용적인 표기를 택했군요.

    도기보나는 r와 l 구분도 없고 성문 파열음이 따로 음소 역할을 하지 않으니 정말 한글로 표기하기는 수월한 언어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잠시 영어를 예를 들어 설명할까 생각하다 영어는 진짜 로마 문자로도 어떻게 합리적으로 표기할지 막막해서 포기했습니다.
  • 2009/08/13 10:3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끝소리 2009/08/13 17:10 #

    감사합니다. 한국어 위키백과에 링크할 때 항상 확인해야겠습니다.
  • chojae 2009/08/15 01:26 # 답글

    님의 문장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글의 모아쓰기가 영어보다 긴 글 읽을 때, 유리하다는 것은 실험 데이터라도 있는지요? 예전에 지각심리학 전공 교수님한테 듣기로는 공병우씨가 세벌식 자판 문제로 몇 번 한글과 영어의 인지수월성 실험을 의뢰한 적이 있는 데, 한글 자체의 'ㅏ,ㅑ,ㅓ,ㅕ'등 음성자질을 반영한 비슷한 형태의 문자특성이 지각변별성을 영어에 비해 낮춘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들었습니다.아마 모아쓰기는 이런 한글자모의 낮은 지각변별성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 끝소리 2009/08/15 02:11 #

    여기에 관한 실험 데이터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모아쓰기가 유리한지 실험해보기도 무척 까다로울 것 같습니다. 사실 긴 글 읽을 때에 문자의 어느 특성이 도움이 되는지는 아주 기본적인 것 외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아쓰기가 긴 글을 읽을 때 유리하다는 것은 제 개인 의견 뿐만은 아니고 언어학계에서 꽤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실험을 통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단서는 꼭 달지요.

    지적하신 것처럼 지각변별성이 떨어지는 것은 한글 자형의 단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로마 문자에도 글꼴에 따라 rn과 m처럼 변별성이 떨어지는 것이 있지만 한글은 특히 빈도가 높은 모음 자형이 서로 비슷한 것이 많습니다. 이 문제는 글꼴을 디자인할 때도 꼭 고려해야 합니다. 이응의 돌기 때문에 '중'과 '증'이 잘 구별되지 않는 글꼴이면 문제가 있죠.
  • 도마도 2009/09/03 01:34 # 삭제 답글

    찌아찌아어의 어두의 l 발음을 훈민정음학회에서 사용한 한글 표기법에선 '을ㄹ'이라고 표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5에 해당하는 찌아찌아어는 lima인데 이걸 '을리마'라고 표기하는 것이죠. http://m.blog.daum.net/selamatdatang/15856768 여길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다만 '파에'에서 ㅍ은 bh 혹은 ph 음을 표기하는 것 같은데 확실치가 않군요.
  • 끝소리 2009/09/03 17:15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다지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일단 어두의 r와 l 구분은 문제가 없겠네요. 언어학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훈민정음학회에서 찌아찌아어 한글 표기법에 대해 어느 음운을 한글로 어떻게 표기하는지 자세한 설명을 공개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보도 자료의 사진에만 의존해야 하니...
  • 도마도 2009/09/03 19:51 # 삭제

    어두의 nd 발음은 '은ㄷ' 예를 들어 ndamu는 '은다무' 이렇게 표기를 하네요. http://m.blog.daum.net/_blog/_m/articleView.do?blogid=04Xn9&articleno=15856766 를 보면 유기음 중에서 ㅋ,ㅊ는 사용하지 않고 ㅌ, ㅍ만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음을 표기하는지는 확실치는 않습니다.
  • 끝소리 2009/09/04 20:27 #

    예, '은다무'에 대한 내용도 본문에 추가했습니다. 좋은 자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ㅇㅋ 2014/08/22 16:07 # 삭제 답글

    어디 지잡대 1학년 음성학 입문 몇 페이지 읽고 와서 전문가 행세하며 설치고 다니니... 에햐..
  • 한국인 2014/10/09 14:46 # 삭제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내용은 누가 말하더라도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내용인겁니다.
    인정하긴 참 뭣같지만 당신도 사람이잖아요. 이건 누가 말하든 간에 진리입니다.
    틀린게 있다면 반박을 하세요. 글쓴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깐죽대지 말고요.
    당신이 저명한 언어학자라고 할지라도 나는 당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 ㅇㅋ 2014/08/22 16:07 # 삭제 답글

    지들끼리 잘 노는구나..
  • ㅋㅇ 2014/09/23 00:12 # 삭제 답글

    라고 주인장의 부재를 빌미로 지는 마치 하버드를 수석으로 졸업이나 한듯이 설치는 머저리 훌리건 한 마리가 똥글을 씁니다
  • 한국인 2014/10/09 14:40 # 삭제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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