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어 이야기

중국의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최근 위구르족과 한족 사이의 갈등이 유혈 사태로 번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 전까지 티베트에 대해서는 들어봤어도 위구르족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이들이 많을 것이다.

위구르족이 쓰는 위구르어는 보통 알타이어족의 한 갈래로 보는 튀르크어파에 속하며 중국어와는 계통 자체가 다르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총리가 이번 사태를 두고 집단 학살을 뜻하는 '제노사이드(genocide)'를 운운하며 강경한 반응을 보인 것도 중국의 위구르족이 한족보다는 서쪽 멀리 떨어진 터키인들과 언어적ㆍ문화적 유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서부 카스(Kashgar)의 소녀. 위구르족이거나 기타 소수민족 출신인 듯하다. (사진 출처)

'우루무치'라는 표기

지금까지의 외래어 표기 관습에 따르면 중국 내의 지명은 중국어 이름을 외래어 표기법대로 적도록 되어 있다. 이 관습은 얼핏 생각하면 당연한 것 같지만 중국 내에도 전통적으로 중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가 쓰이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하면 좀 재미있는 결과가 생긴다. 중국어는 소리글자가 아닌 한자를 쓰는만큼 이미 존재하는 한자의 중국어 음가로 다른 언어의 소리를 흉내내야 하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티베트의 수도 Lhasa는 중국어 이름 拉萨(Lāsà)에 따라 '라싸'라고 적는다. 일반 외국어 지명이었더라면 아마 '라사'라고 적었을 것이다. Lhasa는 로마 문자 표기이고 원 티베트 문자 표기는 사진으로 대신하겠다.

'라싸'가 티베트어(왼쪽)와 중국어로 적힌 라싸 공항의 간판(사진 출처)

눈치채셨겠지만 최근 시위로 우리에게 알려진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구도 우루무치도 원래 중국어 이름이 아니다. 우루무치의 위구르어 이름은 ئۈرۈمچی, 로마 문자로는 Ürümchi이며 발음은 [yrymˈtʃi], 즉 '위륌치'에 가깝다. 이것을 중국어로 乌鲁木齐(Wūlǔmùqí)라고 흉내낸 것을 우리는 다시 '우루무치'라고 옮긴 것이다.

위구르어를 적는 문자

고대 위구르어는 돌궐 문자를 사용하였다. 이 고대 위구르 문자는 후에 몽골 문자와 만주 문자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16세기부터는 위구르어는 아랍 문자, 정확히는 페르시아 아랍 문자를 사용해서 적고 있다. 20세기에 와서는 로마 문자, 드물게 키릴 문자를 사용하기도 하고 있다. 로마 문자 표기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혼란스러운데 이 글에서는 기본적으로 2001년에 완성된 Uyghur Latin Yéziqi (ULY) 표기법을 쓰되 ULY 표기법의 e 대신 ä를 써서 [æ] 발음이 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랍 문자로 적은 위구르어, 중국어, 영어가 나란히 적힌 카스(Kashgar) 시장 간판(사진 출처)

신장위구르 자치구?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가 둘 다 표준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장(新疆; Xīnjiāng)'은 중국어이지만 '웨이우얼(维吾尔; Wéiwú'ěr)'은 '위구르'의 중국어 음역이다. 위구르족을 '웨이우얼족'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상 '신장위구르 자치구'라고 부르는 쪽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위구르어 한글로 표기하기

그러면 본격적으로 위구르어 이름을 몇몇 살펴보고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한글 표기를 시도해 보자.

언어학 블로그 Language Log에 "A Little Primer of Xinjiang Proper Nouns"라는 글을 참조하면 여러 위구르어 고유명사를 위구르어와 중국어로 발음한 것을 들을 수 있다. 먼저 그 글에 나오는 고유명사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위구르는 아랍 문자로 ئۇيغۇر, 로마 문자로 Uyghur라고 적는다. 영어에서는 Uighur라는 철자가 많이 쓰인다. 발음은 [ujɣur] 또는 [ujʁur]이다. 영어판 위키백과에서는 위구르어 음절 끝의 r가 발음되지 않고 앞의 모음만 연장시킨다 하여 [ʔʊɪˈʁʊː]로 표기하고 있으나 한글 표기에는 그렇게까지 상세한 음운 현상을 반영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로마 문자로 gh라고 적는 음은 'ㄹ'보다는 'ㄱ' 또는 'ㅎ'으로 적는 것이 나을 것이다. 아랍어의 gh/ġ (غ)도 [ɣ] 음을 나타내고 고전 아랍어에서는 [ʁ]로 발음되는데 한글로는 'ㄱ'으로 적으니 위구르어의 gh도 'ㄱ'으로 적는 것이 좋을 듯하다. '우이구르'라고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uj]가 한 음절이므로 '위'에 가깝게 들릴 수도 있으니 예외적으로 '위구르'라고 표기해도 괜찮을 것이다.

우루무치 시내. 뒤에 톈산 산맥이 보인다(사진 출처)

위에서 언급한대로 우루무치의 위구르어 이름은 아랍 문자로 ئۈرۈمچی, 로마 문자로 Ürümchi이며 발음은 [yrymˈtʃi]이니 '위륌치'라고 표기하는 것이 좋겠다.

타클라마칸 사막은 영어에서 흔히 쓰는 이름인 Taklamakan을 옮긴 것이다. 중국어로는 타커라마간(塔克拉玛干; Tǎkèlāmǎgān) 사막이라고 한다. 위구르어 이름은 تەكلىماكان / Täklimakan으로 발음은 [tæklɨmakan]이다. 위구르어의 /æ/를 어떻게 표기할까?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 따르면 '애'를 써야 하지만 실제 이 규칙이 적용되는 언어는 영어 뿐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다른 모든 언어에서 [æ]는 찾기 힘들고 있더라도 /a/ 또는 /ɛ/, /e/의 다른 음으로 취급되어 '아' 또는 '에'로 표기된다. 더구나 위구르어의 /æ/는 흔히 알려진 로마자 표기에서 a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위구르어의 /æ/는 '아'로 적는 것이 낫겠다. 한편 다른 대부분의 튀르크어파 언어와 달리 위구르어의 철자로는 /ɨ/와 /i/가 구별이 되지 않으므로 둘 다 '이'로 표기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타클리마칸'이란 표기가 무난하다.

타림 분지는 중국어로 타리무(塔里木; Tǎlǐmù) 분지라고 하지만 위구르어 이름은 تارىم / Tarim이며 발음은 [tarɨm]이다.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표기 역시 '타림'이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서부의 오아시스 도시 카스(喀什; Kāshí)는 카스가얼(喀什喀尔; Kāshígá’ěr)의 준말이다(噶는 음차에만 쓰이는 글자로 발음이 gá라는 자료도 있고 gé라는 자료도 있다). 영어로는 Kashgar라고 흔히 부르고 중국의 공식 병음 표기는 Kaxgar인데 이는 페르시아어 이름인 كاشگار에서 따온 듯하다. 위구르어 이름은 قەشقەر / Qäshqär이며 발음은 [qæʃqær]이다. [q]는 아직 고시되지 않은 아랍어 표기 시안에서는 'ㄲ'으로 적도록 하고 있지만 'ㅋ'으로 적는 것이 오랜 관행이다. '카슈카르'가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표기로는 무난하다.

톈산(天山; Tiānshān) 산맥을 위구르어로는 تەڭرىتاغ / Tängri Tagh이라 부르며 발음은 [tæŋri taɣ]이다. '탕리 타그'라고 표기하는 것이 좋겠다. 'ㅇ' 받침 뒤의 'ㄹ'이 'ㄴ'으로 발음되는 것이 염려되면 '탕으리 타그'로 적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이 Tängri는 '단군'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는 몽골어 Tengri와 어원이 같다.

Language Log의 글에 실리지 않은 이름들도 몇몇 살펴보자.

신장위구르 자치구 북부의 도시 커라마이(克拉瑪依; Kèlāmǎyī)는 위구르어로 قاراماي‎ / Qaramay이다. '카라마이'가 무난할 듯 싶다.

중국 최대의 이슬람 첨탑인 투루판의 에민(Emin) 첨탑(사진 출처)

투루판(吐魯番; Tǔlǔfān)은 위구르어로 تۇرپان‎ / Turpan이다. '투르판'이 무난할 것이다.

호탄(영어로 Hotan)은 중국어로 허톈(和田; Hétián)이라 하며 위구르어로 خوتەن‎ / Xotän이다.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표기도 '호탄'이다.

사업가이자 세계위구르회의 의장인 Rebiya Kadeer는 중국어 이름(熱比婭·卡德爾)의 병음 표기 Rèbǐyǎ Kǎdé'ěr를 단순화시킨 로마자 표기를 외신에서 사용하는 경우이다. 중국어 표기법에 따르면 러비야 카더얼이 된다. 위구르어 이름은 رابىيه قادىر이며 로마 문자로는 Rabiyä Qadir이다. '라비야 카디르'가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표기이다. 재미있게도 중국어 병음 표기로 나온 Kadeer는 우연히 영어에서 '이' 발음을 ee로 적은 것과 비슷한 표기가 되었다.

2008년 세계한강줄타기대회 남자부 입상 선수들. 가운데가 야쿱잔 메메트 일리, 왼쪽이 압두사타르 호잡둘라(사진 출처)

2007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는 세계한강줄타기대회의 1회와 2회 남자부 우승자는 둘 다 중국 위구르족 선수들이었다. 국내 언론은 1회 우승자를 '압두사타에르 우지압둘라(A Budusataer Wujiabudula)'로, 2회 우승자를 '야케퓨장 메이미틸리(Ya Kefujiang Maimitili)'로 표기했다. 위구르어 이름을 중국어로 음역한 것을 다시 한어 병음에 따라 로마 문자로 옮긴 것을 한글로 표기한 것이니 원래 위구르어 이름과는 전혀 딴판이 되었다.

검색해보니 이들의 위구르어 이름은 각각 Abdusattar Xojabdulla, Yaqubjan Memet Ili이다. '압두사타르 호잡둘라', '야쿱잔 메메트 일리'라고 적는 것이 위구르어 발음에 가까울 것이다.

앞으로의 과제

튀르크어파 언어의 한글 표기 동시 연구 필요. 위구르어를 한글로 제대로 표기하려면 위구르어의 각 음운에 어떤 한글 자모를 대입시킬지, 위구르어 음운 현상은 어떻게, 얼마만큼 반영할지 등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사실 위구르어 뿐만이 아니라 터키어, 아제르바이잔어, 우즈베크어, 카자흐어, 투르크멘어, 키르기스어, 타타르어, 크림타타르어 등 튀르크어파 언어의 한글 표기를 함께 마련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뿌리가 같은만큼 음운 체계가 상당히 겹치며 페르시아 아랍 문자, 키릴 문자, 로마 문자 등을 사용해 기록한 철자법이 서로 비슷한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위구르어의 gh를 어떻게 표기할지 정하려면 터키어와 아제르바이잔어, 타타르어, 카자흐어의 ğ, 우즈베크어의 gʻ의 한글 표기도 참고하고 키르기스어와 투르크멘어에서 [ʁ]는 /g/의 변이음으로 취급된다는 사실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위구르어에 따른 표기만이 능사가 아니다. 중국의 위구르어 지명이나 중국의 위구르족 인명은 중국어 이름에 따라 표기할 것인가, 위구르어 이름에 따라 표기할 것인가? 나는 원 언어에 따라 표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러비야 카더얼'보다는 '라비야 카디르'가 더 자연스럽고, '타리무 분지'보다는 '타림 분지'가 더 자연스럽다. 하지만 한자 표기만 알고 위구르어 이름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중국어 표기법을 따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더더구나 위구르족은 중국의 여러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지명 가운데에도 원 언어로 어느 것을 삼을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카스(중국어)'/'카슈카르(위구르어)'는 국제적으로 더 알려진 페르시아어식 표기인 '카슈가르'로 부르는 것이 가장 나을 수도 있다. 중국의 공식 《중국지명록》에 실린 병음 표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중국은 중국어의 로마자 표기인 한어 병음 뿐만이 아니라 각 소수 언어에 대한 로마자 표기를 마련하였으며 이들도 '병음'으로 불린다). 중국의 공식 병음으로 위구르는 Uygur, 우루무치는 Ürümqi, 투루판은 Turpan, 카라마이는 Karamay, 호탄은 Hotan이라 쓰는데, 크게 고민할 필요 없이 이 병음 표기만 따라도 괜찮을 듯 싶다.

핑백

덧글

  • ουτις 2009/07/23 07:40 # 답글

    둘째 문단에 대해서는, 터키에서 민족주의~국수주의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형성된 튀르크 범민족주의의 영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표기안에 대해서는 크게는 동의합니다만, 모음조화에 의한 변이음 정도는 반영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 즉, 중설 고모음은 ㅡ로 적는 게 어떨까 - 생각합니다.
  • 끝소리 2009/07/23 17:47 #

    지적하신대로 실제 많은 터키인들이 모든 튀르크계 민족은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군요.

    위구르어 철자에는 모음조화에 의한 변이음이 대부분 잘 반영되어 있는데 유독 비원순 고모음은 구별하지 않고 있습니다. 위구르어의 모음조화에 관한 자료는 많이 찾아볼 수 없었지만 언제 중설(또는 후설) 고모음으로 발음되는지 예측하기가 쉽다면 '으'로 적는 것도 생각해볼만합니다. 근데 얼핏 보니 그게 쉬울 것 같지가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터키어 표기 용례를 보면 ı, i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이'로 적었는데 아직 고시되지 않은 터키어 표기 시안에서는 ı를 '으'로 적기로 하고 있습니다. 터키어 표기법이 어떻게 정해지는도 참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슈타인호프 2009/07/23 08:34 # 답글

    오랜만에 부상하셨네요. 오늘도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끝소리 2009/07/23 17:47 #

    감사합니다.^^
  • 2009/07/23 12:1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끝소리 2009/07/23 17:48 #

    도움이 됐다니 다행입니다.^^
  • 迪倫 2009/07/23 12:33 # 답글

    '원지음'을 따른다는 외래어표기법 원칙을 감안하면, 중국어 가차음보다는 말씀하신대로 로마자표기의 병음을 기본적으로 따르는데 한표 보태겠습니다. 다만 카슈가르나 투르판보다 우루무치같은 상당히 관용적으로 이미 사용되는 중국어 이름들은 말씀하신대로 중국어 표현을 인정하는게 적당해보입니다.

    며칠전 제가 위구르에 관한 글을 올리면서 Ismail Tiliwaldi를 영어 표현대로 '이스마일 틸리왈디'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어떤지 의견을 묻고싶습니다.
    중국어 표기 이름은 司马义•铁力瓦尔地(Sīmǎyì Tiělìwà’ěrdì)라고 위키에는 나와있습니다.

    좋은 글 자주 읽으니 좋네요 ^.^ 감사합니다.
  • 끝소리 2009/07/23 17:57 #

    관용적으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중국어 이름들은 그대로 유지하는게 좋다는데 동의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를 수는 있지만, 우루무치 정도는 중국어식으로 유지하는 것이 괜찮을 듯합니다. 카스는 왠지 맥주 이름 같아서 개인적으로 카슈가르가 마음에 듭니다. 그러고 보니 중국어 이름이 얼마나 어색한가도 판단에 들어갈 수 있겠네요...

    '이스마일 틸리왈디'가 적당한 표기인 것 같습니다. 중국어 이름대로 하면 '쓰마이 톄리와얼디'가 되네요... 이래서 지명은 중국어식으로 불러주더라도 위구르어 인명은 위구르어식으로 불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迪倫 2009/07/24 12:41 #

    감사합니다. '위구르어 인명은 위구르어식으로 불러주는 것'...간단한 이 일이 위구르인 그들에게도 간단한 일이 되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 끝소리 2009/07/24 16:48 #

    중국 국적을 가진 사람의 이름은 무조건 중국어식으로 불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상식에 어긋나는 표기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중국의 조선족들의 한국어 이름도 언론에서 억지로 중국어식으로 부르는 예를 본 적이 있습니다.
  • 미스트 2009/07/23 13:40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끝소리 2009/07/23 17:57 #

    감사합니다. ^^
  • ghistory 2009/07/23 13:48 # 답글

    사실 이런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꺼얼무는 사실 티베트어 지명이라 코아르무이고, 하얼빈은 사실 만주어 지명이므로 하르빈이며, 후허하오터는 사실 몽골어 지명이며 후흐호트라고 표기해야 현지어 발음들에 근접하지 않을까요?
  • 끝소리 2009/07/23 18:09 #

    거얼무는 원래 몽골어 지명(Голмуд)이라는 것 같습니다. '골무드'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후허하오터는 몽골어(Хөх хот)의 ө를 한글로 어떻게 나타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네요. 그러니 사실 몽골어, 만주어와 같은 언어의 표기 기준부터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얼빈의 경우는 이미 굳어진 표기 아닐까요?
  • ghistory 2009/07/23 23:34 #

    티베트어에서 골무드라는 몽골식 표기를 수용하였는지가 궁금하군요.
  • 끝소리 2009/07/23 23:52 #

    티베트어로는 '고르모(Gormo)'라고 하는데 아마 몽골어 이름의 음차가 아닌가 합니다. 티베트의 지명을 소개하는 다음 글에서도 Golmud는 몽골어 이름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http://kekexili.typepad.com/life_on_the_tibetan_plate/2008/11/tibetan-place-names.html
  • ghistory 2009/07/23 23:56 #

    감사합니다. 사실 티베트 세계와 몽골 세계가 과거에 중원을 포위하면서 긴밀한 연관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으니(중원 왕조로는 명대) 어휘들의 상호교환은 일반적 현상이었지요. 가령 달라이 라마라는 직위명도 몽골어에서 유래했다고 하니까요.
  • ghistory 2009/07/23 14:04 # 답글

    질문입니다: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내몽골자치구에 해당하는 중화민국 시대의 차하얼성(찰합이성)은 원음에 가깝게 한국어로 표기하면 차하르 성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 어휘는 몽골어인지요 만주어인지요?
  • 끝소리 2009/07/23 18:10 #

    몽골어인 것 같습니다. 몽골의 한 부족인 차하르(Цахар)에서 이름을 딴 듯합니다.
  • ghistory 2009/07/23 23:34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루치까 2009/07/23 14:57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질문인데, 중국어의 [er]발음은 현재 한국의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서 '얼'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 경우 [r] 발음까지 'ㄹ'가 아닌 '얼'로 표기해서 오히려 표기에 어색하다고 생각되는데, 위에서 예를 든 '카슈가얼'과 '카슈가르'의 사례가 그런 것 같습니다. 한때 KBS에서 방영한 '징기스 칸'도 역시 중국 발음을 따서 실제 몽골어 발음과 굉장히 괴리가 컸던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어학에는 조예가 없어서 지극히 단편적이고 주관적인 견해이지만,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끝소리 2009/07/23 18:24 #

    중국어에서는 [r] 발음을 흉내내려 er를 쓰는 것이 매우 흔한데 이것을 중국어 표기법대로 옮기니 어색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말씀하신 '칭기즈칸'은 본 적이 없지만 중국 발음을 따랐다면 몽골어 발음과 꽤 달라졌을 듯합니다. 실제 어땠는지 궁금해지네요.
  • 아무게 2009/07/23 15:00 # 삭제 답글

    글쎄요... 위구르어만의 문제가 아니지요. 그리고 한자 가차음을 다시 빌려왔다고만 해도 그나마 중국의 지배하에 있는 곳이니 하고 이해를 해줄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일본어 가차음을 다시 가져다가 사용한다는데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한 다리도 아니고 두 다리를 건너서 들어온 소리가 되니...
  • 끝소리 2009/07/23 18:28 #

    외래어 표기법에서 원지음에 의한 표기를 원칙으로 하는 이유가 바로 이렇게 여러 언어를 건너면서 발음이 왜곡되는 것을 최소화하자는데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보통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 더 쉽게 접하는 언어를 통해 외국어 이름이 들어오면서 본 형태에 충실하려는 노력은 게을리 하는 것이 현실인 듯합니다.
  • joyce 2009/07/23 15:13 # 답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끝소리 2009/07/23 18:28 #

    감사합니다. ^^
  • virustotal 2009/07/24 00:02 # 답글

    그냥 호금도 천안문 처럼 하는것도 어떤지 경우는 다르지만
    천안문이 뎐안문인가 기자들만 그렇게 하죠
    일반인들은 무시하고

    그리고 절강성을 저장성으로 적긴적는데 그 동네 省을 성이라고 발음하는지
    다 발음대로 적지 이거는 공화국 발음대로 하고 저거는 우리발음으로 하고
    베이징 시가 뭔지 市 뭐라 공화국에서 발음한지

    거기다

    어느 멍청한놈이 외국어 표기법 기준도 몰라

    삼국지 인물도 다 중화인민공화국 발음으로 다 적어 머리만 아프게 했는데


    그럼 국사책 소정방도 蘇定方 듕국식으로 적어야 하는지


    공화국 까놓고 우리나라 사람이름 대통령조차 지들멋대로 발음하는데

    우리가 왜 떼놈들 발음에 목숨걸고 표준어법이니 하면서

    호금도를 후진타오니 적는지 이해가 ....

  • 끝소리 2009/07/24 00:27 #

    중국어 이름을 표준 중국어 발음에 따라 표기할지 한국 한자음대로 표기할지의 문제는 여기서 건드리기가 곤란한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언젠가는 이 문제를 다루는 글을 쓰게 될지 몰라도 짧은 답글로는 뭐라 하기가 어렵습니다.
  • jeltz 2009/07/24 10:16 # 답글

    처음 방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잘 보았습니다. 한국신문에서 외국어 표기를 할 때에도 참 신경 써야 할게 많겠군요.
  • 끝소리 2009/07/24 16:41 #

    반갑습니다. ^^

    한국 신문에서 쓰는 표기는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기자분들께서 신경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Uyghur 2009/07/25 17:48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저는 위구르 사람입니다 ~그 <위구르어 이야기>는잘읽고씁있습니다...
    한국 웹사이트 에서 위구르 대해 자료는 검사 봤는데 대부분 중국어로 통역했던 이름 많아요. 예를 들어 말을 : 도시 이름. 사람 이름 .음식 이름 등등....하미 Hami 哈密 위구르어 <Qumul. قۇمۇل) 난 Nan 중국어 <낭>馕 위구르어 (Nan نان 이다)
    위구르 사람 이름 도 한국어로 부르면 또 중국어로 부르다 : Alim ئالىم 阿里木 한국어 이 이름 중국어 바름으로 <알르무> 원래 그 이름 위구르어 바름 부르면 편해요 ..<아름> 저의 선생님 도 저이름은 이상하기 부러요.
    마안해요 제가 한국어 연수하는 얼마나 안돼니가 말을 좀 이상해요..감사합니다
    혹시 단신이 위구르어 잘알아요?
    Uyghur namlirini alghanda in’glizche matiriyaldin yaki uyghurchidin biwaste éln’ghan bolsa, xenzuchidin terjime
    Qilghini ghelite anglindiken.Yeni tawushni buzidiken. Qumulni koriyeche kumul dep alsa.Kishi isminimu
    In’glzche alsa xenzuchide alsa ismlar bek qétiwaldiken. Rehmet
  • 끝소리 2009/07/25 21:22 #

    반갑습니다. 위구르분께서 읽어주시다니 쑥스럽네요. ^^;;

    아무래도 한국에는 위구르어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위구르 문화에 대한 지식이 중국어를 통해서 들어오니 부끄럽지만 위구르어 이름을 중국어 발음을 따라 부르는 일이 많습니다.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중국어나 위구르어나 똑같이 외국어이기 때문에 위구르어 이름을 중국어 발음으로 부르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글을 쓴 것입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위구르어를 모릅니다. 위구르어에 대한 자료를 찾아 소개했을 뿐입니다. 혹시 제가 잘못 설명한 것이 있다면 알려주시고 우리들에게 위구르 문화에 대해서 많이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 전진하는 북극토끼 2017/02/13 13:17 # 답글

    저 위의

    신장위구르 자치구 서부의 오아시스 도시 카스(喀什; Kāshí)는 카스가얼(喀什喀尔; Kāshígá’ěr)의 준말이다(噶는 음차에만 쓰이는 글자로 발음이 gá라는 자료도 있고 gé라는 자료도 있다). 영어로는 Kashgar라고 흔히 부르고 중국의 공식 병음 표기는 Kaxgar인데 이는 페르시아어 이름인 كاشگار에서 따온 듯하다. 위구르어 이름은 قەشقەر / Qäshqär이며 발음은 [qæʃqær]이다. [q]는 아직 고시되지 않은 아랍어 표기 시안에서는 'ㄲ'으로 적도록 하고 있지만 'ㅋ'으로 적는 것이 오랜 관행이다. '카슈카르'가 위구르어 발음에 따른 표기로는 무난하다.

    에서

    Kashgar 는 "카슈가르"가 아니라 "카시가르"로 쓰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는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요새 한국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지”라는 말을 자주 쓴다. 이 “노블레스 오블리지”라는 말은 프랑스말로 “Noblesse oblige.”인데, 앞의 낱말은 이름씨로서 “고귀함”, “명예” 등의 뜻을 가지고 있고, 뒤의 낱말은 “의무를 지우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움직씨 obliger 의 3인칭 단수 현재 형이어서, 두 낱말이 완전한 하나의 문장을 이룬다. 이 문장을 곧이곧대로 번역하면 “고귀함에는 의무가 따른다.” 또는 “명예에는 책임이 따른다.” 정도가 되고, 순서를 조금 바꾸어서 번역하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명예도 없다.” 정도가 되며, 이름씨 꼴로 번역하면 “명예에 따르는 의무” 정도가 되는데, 한국말로 쓸 때에는 이 이름씨 꼴을 더 자주 쓴다. 이를 프랑스 말의 아버지 뻘 또는 할아버지 뻘인 라틴말로 하면 “Nobilitas obligat.”가 되고, 영어로 번역한 것이 “Nobility obliges.”이다.

    .... 중간 생략 ....

    그런데 “노블레스 오블리지”를 한국말로 번역해서 쓸 때 말고, 프랑스말 그대로를 한글로 표기할 때 어떤 방식을 따르는 것이 더 적절할까?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우리가 그 명예를 떳떳이 누릴 사람이라면 되도록 올바른 말을 쓰는 것이 그 명예에 걸맞지 않겠는가?

    .... 중간 생략 ....

    뒤의 낱말 즉, “oblige”는, 국제 발음 기호로는 “ɔbliʒ”로 표기하며, 이 “ʒ”에 딱 맞는, 한국 사람들이 변별하는 소리가 없고 따라서 딱 맞는 한글 자모가 없으므로 “지”, “즈”, “주”, “쥐” 등 글쓰는 사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표기한다.

    한국말에서의 “ㅈ”에 가장 가까운 국제 발음 기호는 “z”이며, 저 위의 한글 “지”, “즈”, “주”, “쥐”를 순서대로 국제 발음 기호로 나타내면 “zi”, “z”, “zu”, “zwi”이므로 이들 중 어느 것도 “ʒ”에 딱 맞지 않는다.
    이것은 한국 사람들이 영말, 프랑스말 등 “ʒ”를 변별하는 말을 배워서 할 때에는 그것을 변별하고 또 그 소리대로 낼 수 있으나, 우리가 날마다 쓰는 한국말 안에서는 변별하지 않고 따라서 거기에 딱 맞는 한글 자모가 없기 때문일 뿐이다.
    이런 걸 변별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에 맞는 글짜를 만들어서 쓰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글짜 하나를 더 만들어서 쓴다는 것은 말 자체 그리고 그것과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 전화기, 온갖 기기 등 엄청난 분야를 다 고쳐야 한다는 점, 그리고 말의, 말의 전달 수단인 글의 발전은 복잡한 것으로부터 간단한 것으로 향한다는 것에 반대된다는 점 등에서 일반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한다.

    위와 같은 사항들을 고려하면서, 프랑스에서 몇 년 동안 살면서 공부한 적이 있는 내가 보기에 “ʒ”의 가장 적절한 한글 표기는 “지”, “즈”, “주”, “쥐” 순서이며, 그래서 나는 “지” 표기를 따라 “노블레스 오블리지”로 쓰고, 앞으로 이 말을 프랑스 말에서의 소리 그대로 한글로 써서 읽고 싶은 국민들은 이 표기를 쓸 것을 권한다.

    위와 관련하여 카시가르는 한국 사람들이 변별하지 않는 "ʃ"가 그 중간에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헷갈릴 뿐이지만 그 뒤에 홀소리가 없고 바로 닿소리 "g"가 나온다.
    만약 위구르말을 보여주지 않고, 한국 사람에게 한글로 "카슈가르"를 적어놓고 그 동네 사람들은 알파베트로 어떻게 쓸까?고 묻는다면, 지금까지의 관행 때문에 Kashgar 로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Kashugar 로 쓰는 사람도 있지 않겠는가?
    Kashugar 라는 것이 있다면 이것은 명백히 Kashgar 와 다른 말일 것이고, 이 둘을 똑같이 한글로 "카슈가르"로 써야 한다면 우리 한국 사람들이 아마도 낼 수 있는 소리가 너무나 한정되어 있는 일본 말에서 쓰이는 규칙을 한국 말에 쓰는 어리석음 때문이 아니겠는가?

    위와 같은 이유로 Kashgar 는 "카슈가르"가 아니라 "카시가르"로 쓰는 것이 더 맞다고 주장한다.

    ※ 참고: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English의 마지막 부분을 한글로 표기할 때, “시”로 하지 “스”나 “수”로는 결코 하지 않으며 “쉬”로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고 결코 "슈"라고는 표기하지 않는데, “shave”는 “셰이브”로 말하고 쓰지 “쉐이브”로 말하고 쓰지 않는 것과 같다. Schiller 를 실러로 쓰는 사람도 있고, 쉴러도 쓰는 사람도 있는데, 마찬가지로 실러가 쉴러보다는 더 낫다. Schweitzer를 슈바이처로 쓰는 사람들도 있고, 이것이 거의 표준처럼 되어 있으나 이것도 시바이처로 쓰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왜냐 하면, 독일어를 읽을 줄 아는 한국 사람들에게 Schuweitzer를 보여 주면서 읽어 보라고 하면 당연히 슈바이처로 읽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렇게 시바이처도 쉬바이처도 아니고 슈바이처로 쓴다는 것은 세종대왕이 온갖 것(완전히 온갖 것 다는 아니지만)을 서로 구별하면서 쓸 수 있는 한글을 만들어서 남겨 주었는데, 그 후손들인 우리가, 소리내기에서 거의 세계 꼴찌에 속하는 일본 사람들의 표기를 따라 함으로써, 서로 다르게 표기하고 따라서 명백히 변별할 수 있는 것도 놓치는 것이다. 참고로 일본 사람들은 “우”와 “으”도 변별하지 않으며, Stadt 는 슈타토로, Schlesinger(독일에서는 실(쉴)레징어(거) 로 읽을 것이고, 미국에서는 영어 식으로 실(쉴)레진저로 읽음) 는 슐레징가 로, 저 위에서 말한 Schweitzer 는 슈바이차 로 눈에 보이는 것은 거의 모조리 슈 로 읽고, 쓴다. 그들에게는 그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또 비슷한 예로서, church의 마지막 부분을 “치”로 하지 “츠”나 “추”로는 결코 하지 않으며 “취”로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고 "츄"라고는 결코 말하지 않는데, “chain”은 “체인” 또는 “쳬인”으로 말하고 쓰지 “췌인”으로 말하고 쓰지 않는 것과 같다.
  • 끝소리 2017/02/13 19:13 #

    의견 감사드립니다. 외래어 표기법의 프랑스어 표기 규정에서 [ʒ]는 어말과 자음 앞에서 '주'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noblesse oblige [nɔblɛs ɔbliːʒ]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쓰고 rouge [ʁuːʒ]는 '루주', collage [kɔlaːʒ]는 '콜라주', hommage [ɔmaːʒ]는 '오마주'로 쓰는 것이 표준 표기입니다.

    [ʒ]는 유성 후치경 마찰음입니다. 한국어의 'ㅈ'은 마찰음이 아니라 파찰음입니다. 학자에 따라 치경구개 파찰음 /ʥ/으로 보거나 치경 파찰음 /ʣ/으로 봅니다(저는 경구개화한 치경 파찰음 /ʣʲ/로 적습니다). [ʒ]는 한국어 화자가 발음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음입니다. 사실 영어나 프랑스어를 상당한 수준으로 배운 한국어 화자도 [ʒ]를 제대로 변별하고 발음하지 못하는 것을 끊임없이 봐왔습니다. 프랑스인과 결혼해서 프랑스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국인도 [ʒ]를 'ㅈ'처럼 파찰음으로 발음하는 것을 봅니다.

    [ʒ]를 어말과 자음 앞에서 '주'로 적는 외래어 표기법의 방식은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대로 정착한 표준 방식입니다. 민간 표기에서는 '쥬'나 '즈'로 쓰지 영어의 간섭 없이 프랑스어 어말의 [ʒ]를 '지'로 쓴 것은 거의 본 기억이 없습니다. 저는 oblige를 '오블리지'로 적는 것도 순전히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낸 것이 아니라 영어의 어말 -ge 표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핵심은 외국어의 차용에서 나타나는 삽입모음의 문제입니다. 한국어에서는 음절말에 올 수 있는 음이 제한되어 있어서 예를 들어 '갓', '갖', '갗'이라고 적어도 모두 [갇]으로 발음됩니다. 여러 다른 언어에서는 [s] 같은 마찰음이나 [ʣ], [ʧ] 같은 파찰음이 음절말에 올 수 있는데 한국어에서는 이들이 음절말에서 자동적으로 폐쇄음 [t]로 중화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글의 우수성과는 상관 없는 한국어 자체의 제약입니다. 그래서 음절말의 [ㅈ] 음을 나타내려면 '가스', '가즈', '가치' 등 삽입모음이 필요합니다. 한국어에서 '즈'의 발음은 [ʣ̥ʲɯ]이지 [ʣ̥ʲ]가 아닙니다.'으'는 기본 삽입모음으로 쓰여서 아예 음가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한국어에서는 분명히 발음되는 모음입니다.

    삽입모음으로 사용되는 '으' [ɯ], '이' [i], '우' [u], '위' [y/ɥ], '유' [ju] 등은 모두 고모음입니다. '으' [ɯ]가 기본 삽입모음으로 쓰이고 [ɕ] '시', [ç] '히' 등 입 앞쪽에서 소리나는 자음 뒤에는 '이'가 쓰이며 여기에 원순성까지 가미되면 [ʃ] '쉬', '슈'처럼 '위', '유'를 씁니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ʃ]의 표기는 복잡한데 영어에서는 자음 앞에서 '슈'로 적고 어말에서 '시'로 처리해서 shrimp [ʃɹɪmp] '슈림프', fish [fɪʃ] '피시' 등으로 적습니다. 제가 Qäshqär를 '카슈카르'로 적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차라리 민간 표기인 '쉬'로 통일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ship [ʃɪp], sheet [ʃiːt] 같은 [ʃ]와 모음의 조합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약간 복잡해집니다.

    보통 외국어의 표기에서 '으'는 삽입모음이라고 이해하지만 다른 삽입모음은 원어의 모음과 대응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니 '카슈가르'로 쓰면 Kashugar로 오해할 수 있지만 '카시가르'로 써도 Kasigar/Kashigar로 오해할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마찬가지로 Schuweitzer가 '슈바이처' 비슷하게 발음되는 것처럼 Schiweitzer도 '시바이처' 비슷하게 발음되니 그것을 '시바이처'가 '슈바이처'보다 낫다는 근거로 댈 수는 없습니다. '리치'를 쓰면 '치'가 영어에서 rich, reach처럼 어말의 [ʧ]를 나타낸 것인지, Ritchie, lychee처럼 어말의 [ʧi]를 나타낸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것도 비슷한 예입니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독일어와 프랑스어의 경우에는 자음 앞과 어말의 [ʃ]를 '슈'로 적습니다. 따라서 Schweitzer [ˈʃvaɪ̯ʦɐ] '슈바이처', Stadt [ˈʃtat] '슈타트', Schlesinger [ˈʃleːzɪŋɐ] '슐레징거'로 적는 것이 표준입니다. Schiller [ˈʃɪlɐ]를 '실러'로 적는 것은 모음 앞의 [ʃ]를 뒤따르는 모음과 합치는 '시'로 적기 때문이라 조금 다른 경우입니다.

    외래어 표기에서 'ㅅ' 또는 'ㅈ' 계열 마찰음에 쓰는 삽입모음 문제가 매우 까다롭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어말의 [ʤ], [ʧ]도 원어에 모음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는 '즈', '츠'로 적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제게 묻기도 하고 그렇게 주장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해가 안 되지만 그만큼 삽입모음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니 현재로서는 표준 규정을 최대한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