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후어는 정말 한국어와 닮았을까?

태국 高山지대의 라후族에게 한글을 보급하다(이현복 서울대 명예교수 2004)에서 트랙백.

라후족은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의 미얀마(버마), 태국(타이), 라오스, 베트남에 사는 소수 민족이다. 그런데 이들의 풍습이나 언어가 한국과 유사하다며 당나라에 끌려간 고구려 유민의 후손이 아닐까 추측하는 이들이 있다. 궁금하시면 위의 글을 읽어보시길.

라후족의 모습 (사진 출처)

나도 중학생 때 태국 치앙라이의 라후족 마을에 적이 있는데 이런 주장을 듣고 갔기 때문에 한국인들과 비슷한 점이 있는지 유심히 관찰해봤지만 특별히 그런 느낌은 받지 못한 기억이 난다. 물론 며칠 관찰한 것으로는 제대로된 결론을 내리기 힘들겠지만.

이들이 정말 한민족과 관련이 있을까? 고구려 유민이 중국 윈난성(운남성)에 정착하고, 그 후 인도차이나 반도 북부까지 퍼졌다는 가설은 얼마나 개연성이 있을까? 내게 이에 대해 논할만한 지식은 없다. 또 글에서 언급하는 머리 형태, 민속 음악의 유사성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 다만 "한국인 등 몇몇 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HLA-B59라는 혈청형이 라후족에게서 발견되었다는 얘기는 찾아보니 별 것 아닌 것 같다. HLA-B59는 한국과 일본, 중국 북부, 몽골의 인구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기는 하지만 에스파냐 바스크인, 모로코와 알제리 인구를 비롯, 라후족과 비슷한 언어를 쓰는 중국 윈난성(운남성)의 나히족에게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글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라후족의 언어인 라후어가 한국어와 놀랄만큼 유사하다는 주장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다. 위의 글을 쓴 서울대 명예교수 이현복은 언어학자로 《한국어 표준발음사전》의 저자인데 정말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언어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쓴 글인지 의문이 생길 정도이다.

우선 라후어는 한국어와 전혀 다른 계통으로 분류된다. 이는 이현복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언어학적으로 라후語는 「사이노-티베트(Sino-Tibetan)」라는 거대한 語族에 속한다. 더 자세히 말하면 이 語族의 한 분파인 「티베트-버마계」로 이어지며 그 하위 분파인 「롤로-버마계」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어는 알타이 語族에 속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그렇다면 語族的으로 전혀 계통을 달리하는 라후語가 어찌하여 한국어와 유사성을 지니는지 큰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어족은 계통상 관계가 있는 언어들의 가장 상위 분류이다. 다른 어족에 속한다는 것은 언어학자들이 밝힌 바로는 계통적 관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계통이 다른 언어들도 접촉을 통해 서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휘를 주고받기도 하고 음성 체계나 통사 구조가 비슷해지는 예도 있다. 그러면 그런 접촉을 증명할만한, 라후어가 특별히 한국어와 비슷하다는 증거가 있을까? 이현복이 내세운 주장들을 자세히 살펴보자.

주: 이현복이 말하는 '사이노-티베트'는 '중국ㆍ티베트어족'이라고 부르는 것이 표준이다. '한장어족'이라 하기도 한다. '롤로(Lolo)'는 경멸의 뜻이 담겼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쓰지 않고 '이족(彝族)'이라고 한다. '버마'는 '미얀마'의 다른 이름으로 어느 이름을 사용하느냐는 정치적으로 미묘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일단 한국에서 현재 쓰는 표준 이름인 '미얀마'로 통일하기로 한다. '티베트-버마계'는 '티베트ㆍ미얀마어군', '롤로-버마계'는 '이ㆍ미얀마어군'으로 쓰기로 한다.

어순이 같으면 연관이 있다는 증거?

   「너레 까울리로 까이베요」는 「너는 한국으로 간다」라는 뜻이다. 우선 이 문장을 이루는 낱말의 배열 순서가 「주어+보어+술어」로 한국어와 일치한다. 그리고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술부의 동사가 문장의 끝에 온다. 영어라면 「You go to Korea」이니 술어가 바로 주어 다음에 오게 된다. 독일어나 중국어도 마찬가지이다.
과연 '주어+보어+술어', 즉 SOV 어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한국어와 연관이 있다는 증거일까? 우리가 흔히 접하는 외국어 가운데 일본어 외에 대부분은 '주어+술어+보어', 즉 SVO 어순을 가지고 있으니 SOV 어순을 가진 언어는 무척 희귀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라후어를 한국어와 연관시키려는 이들은 타이어(태국어)도 SVO 어순이라는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라후족을 접하는 한국인들은 대부분 타이의 라후족을 접하는 듯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오히려 SOV 어순을 가진 언어가 가장 많다. 전 세계 언어의 약 40%가 SOV 어순을 가졌다고 한다. 아래 지도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 언어들의 어순에 따른 분포를 보여준다. 이 지도를 보고도 라후어가 한국어와 어순이 같은 것이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 언어의 주어ㆍ보어ㆍ술어의 순서에 따른 분포를 나타낸 지도. (지도 출처)

음성체계가 유사하다?

   라후語는 음성체계도 한국어와 유사한 면이 많다. 음성체계가 유사하다는 것은 발음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우선 자음에서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三重대립을 나타낸다. 가령, ㅂ/ㅍ/ㅃ 같은 파열음이 三重으로 대립하여 한국어에서 비/피/삐 같은 낱말을 이루어 내듯이, 라후말도 이같은 三重대립을 보인다.
   영어 등의 서양 언어가 b/p 의 두 가지밖에 구별을 안 해 bay/pay 같은 二重대립밖에 없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실제로 라후語는 우리말에 없는 소리가 네댓 개 더 있다. 가령, 목젖으로 나는 소리는 한글로 표기할 수 없다.
자음의 3중 대립이 정말 특별한 것일까? 당장 타이어(태국어)도 '유성음ㆍ무성무기음ㆍ무성유기음(예: [b, p, pʰ])'으로 이루어진 파열음의 3중 대립이 있으며 베트남어도 일부 파열음의 3중 대립(하노이 방언에서는 [ɗ, t, tʰ])이 있다. 이것이 외래어 표기법에서 이들 언어에서 된소리 표기를 허용하는 이유이다.

라후어와 같은 계통의 언어들은 어떨까? 라후어가 속하는 이ㆍ미얀마어군의 주요 언어로는 미얀마어(버마어)와 나히어를 꼽을 수 있다. 그런데 미얀마어도 [b, p, pʰ]와 같은 파열음의 3중 대립이 있으며 나히어는 [b, p, pʰ]에 [mb]과 같이 앞에 비음이 붙는 파열음까지 추가된 4중 대립이 있다.
   라후語의 모음 역시 한국어와 유사하다. 우리와 같이 이/에/애/아/오/우/어/으 같은 모음이 있을 뿐 아니라, 그 소리 값 역시 아주 유사하다. 특히 다른 외국어에서 찾아보기 힘든 「으」나 「어」를 한국어와 라후語가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런데 라후語에는 제주도 말에 지금도 남아 있다고 추정되는 15세기 국어의 「아래 아」 모음이 하나 더 존재한다. 이 소리는 표준말의 「오」보다 입을 더 벌리고 혀를 내려서 내는 열린 모음이다.
라후어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언어학자 제임스 매티소프(James Matisoff)의 English-Lahu Lexicon에 따르면 라후어의 모음은 [i, e, ɛ, a, o, ɔ, u, ə, ɨ] 등 아홉 개가 있다. 위에서 말한 '아래 아' 모음이란 [ɔ]를 이르는 듯하다.

외래어 표기법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으'와 비슷한 모음([ɯ], [ɨ] 등)과 '어'와 비슷한 모음([ʌ], [ə], [ɵ], [ɤ] 등)은 타이어와 베트남어에도 있다(대신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타이어에서 '어'와 '으'의 중간 쯤 되는 เ-อะ, เ-อ를 '으'로 적는 것으로 정했기 때문에 타이어 모음 중 '어'로 적는 모음은 없다). 여러 중국어 방언에도 '으'와 '어'와 비슷한 모음이 있다. 미얀마어에는 '어'와 비슷한 [ə] 발음이 있고 나히어의 리장(丽江) 방언에서는 '으'와 비슷한 [ɨ]와 '어'와 비슷한 [ə]가 있다. 라후어에 '으'와 '어'와 비슷한 모음이 있다고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더구나 고구려 유민설에 따르면 라후어는 약 천 년 전의 고구려어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인데 모음 체계가 현대 한국어와 비슷하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언어의 변화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은 잘 알겠지만 언어의 음운 체계에서 가장 잘 변하는 것은 모음 체계이다. 중세 영어와 현대 영어, 중세 프랑스어와 현대 프랑스어, 고대 노르드어와 현대 아이슬란드어의 모음 체계가 불과 수백 년 사이에 엄청나게 변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위에서 말한 한국어의 '에', '애'와 같은 모음은 적어도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이중모음으로 발음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정확한 음가는 알 수 없지만 '어이', '아이'를 빨리 발음한 것과 같은 이중모음이었는데 후에 이게 단모음(홑홀소리)으로 발음이 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고구려어에 설사 '에', '애'와 같은 모음이 있었더라도 현대 한국어의 '에'와 '애'와는 관계가 없으며, 이게 라후어에 전해져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되었을 가능성도 얼마나 될지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볼 때 라후語는 한국어보다도 자음과 모음의 수가 더 많다. 그러나 라후語는 聲調(성조·목소리의 높낮이)가 7개나 있어서 우리말에 비해 복잡한 면도 있다.
파열음의 3중 대립이 있고 한국어와 비슷한 모음이 있는데 한국어보다 자음과 모음의 수가 많고 성조가 7개나 있다는 것을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어와 음운 체계가 특별히 비슷하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그쪽 지역 언어로는 매우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어에 없는 [f], [v], [z], [ɣ], [q] 같은 자음 소리를 보면 이현복처럼 "음성 체계가 거의 유사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한국어와 음성 체계가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어휘와 문법이 유사하다고?

   「너레」의 「너」는 우리말의 「너」라는 대명사와 형태가 아주 유사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격조사 「레」이다. 이는 북한(과거 고구려) 사투리에서 「내레, 너레」 할 때의 주격 조사와 연관시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현복은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라후어에 대한 글을 찾아보면 '너' 뿐만이 아니라 라후어의 '나'도 한국어와 같다고 한다. 이게 정말 놀랄만한 사실일까? 라후어에 대해 검색하다가 매티소프가 쓴 The Dictionary of Lahu 가운데 라후어 낱말의 어원 관련 내용을 간추린 PDF 문서를 찾았다. 라후어가 속하는 이ㆍ미얀마어군 언어의 공통 조상인 이ㆍ미얀마조어(Proto-Lolo-Burmese 또는 PLB)와 이ㆍ미얀마어군 언어가 속하는 상위 어군인  티베트ㆍ미얀마어군 언어의 공통 조상인 티베트ㆍ미얀마조어(Proto-Tibeto-Burman 또는 PTB)의 어휘를 거기서 분화된 같은 계통의 언어들을 비교하여 재구성한 내용을 토대로 라후어 낱말의 어원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나', '너'와 같다는 라후어의 인칭 대명사는 ŋà, nɔ̀를 말하는 것 같다(ŋà의 첫소리는 받침 'ㅇ' 소리로 '나'의 'ㄴ'과는 발음이 사실 좀 다르다). 그런데 여기서 ŋà는 PLB의 *ŋa1, PTB의 *ŋa에서 왔으며 nɔ̀는 PLB의 *naŋ1, PTB의 *naŋ에서 왔다고 재구성하고 있다. 혹시나 해서 미얀마어 사전을 찾아보니 역시 '나'라는 뜻으로 ŋà를 쓰고 있었다. '너'에 해당하는 말로 nì̃도 찾을 수 있었는데, 이게 라후어와 같은 어원인지는 모르겠다. 아쉽게도 주격 조사라는 '레'에 대한 내용은 찾지 못했다.
   동작의 방향을 나타내는 「로」는 현대 국어에서도 「서울-로」, 「김포-로」에서와 같이 일상 쓰이는 조사로서 형태와 기능이 일치한다.
처소격 조사 lo를 얘기하는 것 같은데 매티소프는 lo가 PLB의 *lam에서 왔으며 PTB의 *lam과도 관계가 있다고 한다.
   「간다」는 뜻의 라후말 「까이」도 한국어의 「가다」와 비슷하다.
위 PDF 문서에서 '까이'에 대한 내용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영어의 go에 해당하는 고대 영어의 gan, 고대 노르드어의 gá, 게르만 조어의 *gǣ-, gai-가 한국어의 '가다'와 비슷하다고 해서 게르만어와 한국어 사이에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것도 우연의 일치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상대를 부를 때 쓰는 호격도 우리말과 유사하다. 가령 한국어에서 인순이를 부를 때 「인순아!」 하듯이 라후 사람들도 「나시」라는 이름을 부를 때 「나시아!」라고 한다. 부르는 상대의 이름 다음에 「아」라는 어미를 더하는 것은 틀림없는 한국식이다.
상당히 흥미있는 내용이지만 이것 역시 라후어가 한국어와 연관이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하기는 어렵다.
   명사에 붙는 라후語의 소유격 「베」 역시 한국어의 「의」처럼 쓰인다. 「너베 예」는 「너의 집」이다. 분류사를 쓰는 방법도 같다. 우리말의 「소 두 마리」에서 「마리」를 분류사로 볼 수 있는데, 라후語에서는 「마리」에 해당하는 분류사 「케」가 「둘」을 뜻하는 수사 「니」 다음에 연결되어 「누 니 케」로 대응된다. 라후말 「누 니 케」와 우리말 「소 두 마리」는 그 구성이 똑같다.
매티소프는 라후어의 소유격 조사 ve가 PLB *way3, PTB *way에서 왔다고 하고 있다. 또 한국어의 '마리'와 같은 수분류사를 쓰는 것은 특기할만한 일이 아니다.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미얀마어, 타이어, 먀오어, 벵골어, 문다어 등 아시아 여러 언어에서 수분류사를 쓰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매티소프(Matisoff) 교수는 『라후말의 구절 구조는 일본어와 한국어에 대단히 유사하다』고 했다.
매티소프가 썼다는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매티소프는 아마 유형적인 유사성에 대한 얘기로 일본어와 한국어를 언급했을 것이다. 아시아 지역의 주요 언어 가운데 라후어와 비슷한 구절 구조를 가진 예로 이 두 언어가 생각난 것이지, 이들이 계통적인 관계가 있다고 시사한 것은 아닐 것이다.

언어유형학에서는 언어의 계통적인 관계와는 상관없이 몇 가지 특징을 기준으로 언어를 분류한다. 중국어와 영어는 어순이 같은 SVO 언어이고, 움직임을 나타내는 동사를 쓸 때 방향은 접사를 통해 나타낸다 해서 같은 satellite-framing 언어로 분류된다. 그렇다고 해서 둘이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유형론적으로 언어를 분류하다 보면 두 개의 언어 사이에는 어떤 방식으로는 같은 분류에 속하게 되고, 다른 방식으로는 다른 분류에 속하게 마련이다. 라후어는 구절 구조를 보면 한국어와 비슷할지 몰라도 형태론으로 보면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여러 언어처럼 고립어로 분류되어 교착어인 한국어와는 매우 다르다. 유형론적인 결과를 가지고 계통적인 관계가 있는 것처럼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매티소프는 라후어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을 비롯하여 타이와 중국에서 티베트ㆍ미얀마어군 언어를 오랫동안 연구하였고 이들 언어의 계통 분류를 정립한 장본인이다. 매티소프는 English-Lahu Lexicon에서 라후어를 이ㆍ미얀마어군 가운데 롤로 어군(Loloish languages)에 분류하고 있다. 이ㆍ미얀마어군에 대한 영어판 위키피디어 문서를 보니 그 지역 언어들 가운데 퓨어(Pyu language), 므루어(Mru language) 등 아직 계통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아 혹시 그 어군에 속하지 않을까 추측만 하는 것들도 있다. 라후어가 이와 같이 계통이 잘 밝혀지지 않은 언어였더라면 한국어와 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라후어는 그런 주변 언어들과 달리 비교 연구를 통해 계통이 분명하게 밝혀진 경우이다.

왜 라후어를 한국어와 연관시키려 하는가?

결국 라후어가 한국어와 유사한 점이라고 내세운 것들은 대부분 그 주변에서 쓰는 다른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 한국어와 비슷한 어휘로 소개한 것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다른 언어들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 그 어원이 밝혀진 것들이다.
   필자는 1994년 태국 북부 치앙마이市 인근의 산중에서 라후, 아카, 리수 등의 山族 마을에 처음 들어가 보고 놀라움과 함께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40여 년 동안 필자는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여러 국가와 일본 등 문명사회의 언어와 문화에관심을 가져왔다.
이현복은 언어학자이지만 라후족을 접하기 전에는 통 유럽 쪽 언어에만 관심을 가졌었나 보다. 그러니 유럽 언어에서는 드물지만 아시아 언어에서는 흔한 파열음의 3중 대립, SOV 어순, 수분류사 등을 보고 깜짝 놀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변 언어와도 비교해서 그런 것들이 정말 라후어의 독특한 특징인지, 주변 언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인지 확인할 생각을 진정 못했는지 궁금하다.

라후족이 고구려의 후예라는 가설을 누가 처음 주장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라후어를 연구하면 한국어와 비슷한 점만 보이게 마련인가 보다. 세계 어느 언어나 다른 언어와 우연의 일치로 비슷한 점이 있게 마련이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옛날에 서점에서 영어 단어와 비슷한 소리와 뜻을 가진 한국어 단어를 나열하며 결국 영어는 한국어에서 왔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는 책을 보기도 했다. 전화를 받으며 "네, 네"라고 대답하는 그리스 사람을 보거나 아버지를 "아바"라고 부르는 이스라엘 친구를 보며 한국어와 비슷한 말을 쓰는 것을 신기해한 적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어와 그리스어나 히브리어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일부 유사성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언어 사이의 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

문자가 없는 라후족에게 한글을 전수하다?

그런데 이현복은 라후어와 한국어의 유사성을 주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에게 한글을 보급시키려는 자신의 노력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한글과 라후語는 놀랄 만큼 닮았다. 그래선지 음성언어만 있고 문자언어가 없는 라후族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일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한국어를 '한글'이라고 부르는 잘못을 새삼 지적할 마음은 없지만 언어학자도 이런 잘못을 저지르다니... 그리고 라후족이 문자언어가 없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라후어는 로마 문자로 적는다. 이것은 이현복도 뻔히 아는 사실이다.
   일부 기독교로 개종한 라후의 젊은이들은 선교사들이 만든 로마자 표기를 이용해 라후말을 적기도 한다.
알면서 왜 라후족을 "無文字 고산족"이라고 부르는 것인지... 정확히 말하면 라후어에는 매티소프가 음운 분석을 통해 개발한 맞춤법과 개신교 선교사들, 가톨릭 선교사들, 중국의 언어학자들이 각자 개발, 보급한 맞춤법 등 적어도 네 가지 로마 문자 표기 방식이 있다.

네 개의 라후어 맞춤법 비교. (English-Lahu Lexicon에서)

물론 로마 문자는 이들 고유의 문자가 아니다. 하지만 어디 로마 문자를 빌어 적는 언어가 한둘인가? 아니면 유럽인들이 로마 문자를 쓰는 것은 괜찮은데 아시아인들이 로마 문자를 쓰는 것은 문자로 치지 않는다는 소리인가? 로마 문자를 쓰는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문자가 없다고 할 것인가?

라후어를 로마 문자로 적는 방식이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이현복의 말대로 일부만 이를 사용한다면 대다수는 문자 없이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과연 그럴까? 에스놀로그에 의하면 라후어 사용자들의 모국어 문자 해독률은 62.5%이며 초등학교에서 글을 가르치고 라후어 신문도 있다고 한다. 물론 소수 언어에 대한 보호가 비교적 잘 되어있는 중국 쪽 얘기이고 타이 등 다른 나라의 라후족은 문자 해독률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현복이 만난 라후족들은 낙후된 지역에 있어서 라후어를 읽고 쓰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라후족이 문자언어가 없다는 주장이 틀렸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필자는 그 과정에서 고유의 글자가 없는 라후族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어 그들이 자유롭게 글자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라후語의 음성체계를 볼 때 라후語를 표기하는 데 한글 이상으로 적합한 글자가 없다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두 언어의 음성체계가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라후語에는 우리말과 일치하는 모음이 8개나 되고, 자음에서는 18개가 대응되니 몇 개만 더 보완하면 해결되는 것이다.   그런데 라후語가 한국어보다 모음과 자음의 수가 많은 것이 문제이다. 우리말은 모음 8개, 자음 19개를 적을 수 있으면 되나 라후語는 모음이 9개, 자음이 23개는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현행 한글 자모만으로는 라후語를 완벽하게 적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필자는 오래 전에 필자가 고안해 발표한 「국제한글음성문자」 중에서 라후語에 필요한 기호를 택해 추가하는 방법으로 라후語의 한글 표기 체계를 완성하였다. 국제한글음성문자는 한글을 바탕으로 개발한 발음기호로 이를 이용하면 세계 모든 언어의 발음을 정확하게 적을 수 있다. 가령, 현행 한글 자모로는 서양어의 f, v, th, sh 같은 소리를 적을 수 없으나 국제한글음성문자로는 이런 소리를 모두 적어 낼 수 있다. 라후語에는 목젖 소리나 우리말의 「오」보다 입을 더 열고 내는 모음이 있는데, 이들을 현행 한글로는 적을 수 없으니 이에 해당하는 한글 음성기호를 골라 활용하게 된다.
현대 한국어에서 쓰는 자모만으로는 라후어를 완벽하게 적을 수 없어 몇 개 기호를 추가하는 방법으로 라후어를 적는 방법을 개발하여 가르치고 있다는 내용이다. 라후어의 7개 성조는 표기하는지, 표기한다면 어떻게 표기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과연 이게 '미문자 종족'에게 한글을 보급하여 문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잘하는 일일까? 이미 학교에서 로마 문자로 라후어를 적는 방법을 배우고 로마 문자로 된 라후어 신문을 읽는 다른 라후족과 문자 생활이 단절되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지 않아도 라후족들은 몇 가지 다른 맞춤법을 사용하여 혼란이 상당한데 완전히 다른 문자까지 소개해주는 것이 과연 잘하는 일일까? 이현복이 개발한 '국제한글음성문자' 기호까지 추가한 라후어용 한글은 유니코드에서도 지원하지 않을 텐데 컴퓨터로 어떻게 입력하라는 것일까?

한글 수출의 실상

라후족에게 한글을 보급하려는 움직임은 여러 매체를 통해 긍정적으로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앞뒤 내용을 잘 모르고 문자가 없는 종족에게 한글을 전파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62.5%가 이미 모국어를 로마 문자로 읽고 쓰는 종족 일부에게 현대 한글에는 없는 자모까지 추가하여 컴퓨터 입력이 어려운 확장 한글로 글을 쓰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내막을 듣지 못한다.

한글이 우수하다고 해서 다른 언어를 쓰는 이들에게, 그것도 이미 문자가 있는 이들에게 보급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왠지 1920년대 소련에서 고려인들을 위해 한국어를 로마 문자로 적는 방법을 마련하려던 계획을 세웠던 것이 생각난다. 당시 소련에서는 로마 문자가 배우기 쉽고 키릴 문자보다는 국제적이라고 생각해 고유 문자가 있는 소수 민족들에게도 로마 문자를 보급하는데 힘을 썼다. '라티니자치야(Латинизация)'라고 하는 이 로마 문자 보급 운동에 앞장선 이들도 오늘날 한글을 문자가 없는 종족에게 전수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처럼 신념과 사명감으로 가득차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때 이미 과반수가 로마 문자를 통한 문자 생활을 하고 있는 종족에게 문자가 없는 종족이라며 한글을 전하는 것은 억지로 비쳐진다. 이현복도 이런 반론을 의식해 라후어가 한국어와 유사하고 라후족이 고구려의 후예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계속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라후族이 진정 고구려의 유민이라면 우리는 1300년의 긴 단절 끝에 우리의 동포를 다시 만난 셈이다. 글자를 모르는 이들은 한글을 학습할 권리가 있고, 우리는 그들에게 자랑스러운 한글을 전수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한글은 그들의 글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현복이 라후어가 한국어와 유사하다고 주장한 것은 결국 이들에게 한글을 전수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였나 보다. 하지만 지금까지 분석한 바와 같이 그가 제시한 근거는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

다른 이ㆍ미얀마어군 언어를 비롯한 주변 언어에서 찾을 수 없는데 라후어에서만 볼 수 있는, 1,300년 전 고구려어의 영향으로 설명할만한 특징이 있다면 모를까 이현복의 글에 있는 내용으로만 봐서는 라후어와 한국어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볼 근거가 조금도 없다.

내용 추가: ㅇㅌㅎㅌ님의 제보로 2001년 MBC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한글, 라후마을로 가다〉의 실상을 밝힌 기사 〈'라후족 한글 수출 TV쇼'의 이면〉을 소개한다. 언어학과 대학원생 신분으로 방송에 참여했던 유리나씨가 당시 상황을 밝혔다. 다음은 기사 내용 일부:
   고구려 기원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라후어에 대한 보고서 자체가 상당부분 거짓이라는 것은 언어조사를 하루만 해 봐도 알 수 있지요. 심지어 제 교수님이 저에게 주신 문자목록이 라후어에 맞지 않아 제가 문자목록을 수정해야 했지요.
   방송을 제작하는 사람들도 그것을 압니다. 인문 다큐 제작경험이 풍부한 담당 피디는 라후족 샤먼의 제사도구가 운남성 지역의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하더군요. 제작진 모두 고구려 기원설이 넌센스임을 알고 있었습니다만, "우리는 버마에서 전쟁을 피해서 30년 전에 이곳에 와 정착했다"는 마을 족장 할아버지의 말에 "우리는 눈 내리는 곳에서 왔다"는 거짓 더빙을 입히면서까지 제작을 강행했습니다.
   (중략)
   라후어도, 대개의 소수 언어가 그렇듯이, 로마자 표기법이 있습니다. 라후족은 크리스트교 선교의 역사가 깊어 로마자 표기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돼 있고 로마자로 표기된 라후어 성서, 찬송가책, 사전, 라후어 교과서까지 상당 수준 보급돼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갔던 마을도 기독교가 전파되어 상당수의 사람들이 로마자 표기를 알고 있었구요. (중략) 또한, 제가 가르친 학생들은 모두들 교회에 다녀 로마자 표기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현지 사정상 이렇게 로마자 표기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로마자 표기와 한글 표기를 1대1로 대응시켜 가르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자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것과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지요.


핑백

  • 세계의 말과 글 :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한글을 공식 문자로 체택? 2009-08-06 19:47:19 #

    ... 하도록 추진한다고 하는데, 이건 이미 로마자 표지판이 쓰이고 있다는 얘기이다. 표지판에서 쓰는 언어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겠지만 찌아찌아어 고유 지명도 표지판에 적고 있을 것 아닌가? 예전에도 한글 수출론자들이 타이 북부의 소수민족 라후족에게 한글을 가르치면서 '미문자 종족'이라고 불렀지만 라후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로마 문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 more

  • 세계의 말과 글 : 찌아찌아어 한글 채택에 대한 분석 2009-08-11 08:24:41 #

    ... 을 새로 써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적는 것에 대해 더 깊이 분석도 하고 싶었다. 내가 왜 이렇게 섣불리 글을 썼는지 변명부터 하겠다. 전에 라후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려는 노력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라후어가 과연 한국어와 유사한지가 주제였지만 서울대 이현복 명예교수가 "음성언어만 있고 문자언어가 없는 라후族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일은 ... more

  • 남중생 : 쩐 왕조의 이색적인 애완 악어 2018-02-21 16:12:39 #

    ... 문제 태국 문자를 몰라도 태국어를 한글로 표기할 수 있다 라후어는 정말 한국어와 닮았을까?등 포스팅 참조. [3] 말레이 가비알(Malayan gharial) ... more

덧글

  • puzzlist 2009/03/27 08:25 # 삭제 답글

    라후족이 고구려의 후예라는 가설은 아마 1992년에 나온 김병호의 소설(에세이?) "치앙마이"가 원조일 겁니다.
  • 끝소리 2009/03/27 09:03 #

    제보 감사드립니다. 제가 치앙라이에 갔을 때는 아마 그 가설이 좀 따끈따끈했을 때인 듯...
  • 漁夫 2009/03/27 08:42 # 답글

    이글루스 어디선가 이 '사업'에 관계된 문제를 대단히 심층적으로 지적한 글이 있었는데, 정확히 어딘지 기억을 못하겠군요...
  • 끝소리 2009/03/27 09:05 #

    이 '사업'의 내막을 알기가 조금 두렵습니다. 정말 순수한 의도로 하는 일이라고 믿고 싶지만...
  • 슈타인호프 2009/03/27 09:56 # 답글

    제가 1996년에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 선발되어서 치앙마이 인근의 라후족 마을에 하루 묵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라후족 고구려 후손설이 잔뜩 화제가 되고 있어서, 주민들과의 대화 시간에 같이 갔던 다른 학생들은 전부 그 이야기를 했었죠.
    그런데 저는 그때도 그 이야기가 별로 믿어지지 않아서, 다른 애들처럼 고구려 어쩌고 조상이 북쪽에서 왔는지 어쩌고 이 사람들이 먹는 단립종 쌀이 어쩌고 하는 질문은 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늘어난 후 생활이 바뀐 것은 없는지 물어봤었습니다.

    .....나중에 방송 보니 제 질문은 편집됐더군요(먼산)
  • 끝소리 2009/03/27 10:10 #

    그래서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답니까?

    .....제가 라후족 마을에 가기 전에는 고구려 후손설이 사실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울 정도로 정말 많은 허황된 가설을 믿었으니 그 정도야... 그런데 관심을 가지고 라후족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니 가설이 별로 믿음이 안 가더군요. 어쨌든 슈타인호프님은 방송을 은근히 잘 타시는 모양입니다. 근데 편집되지 않으려면 PD의 의도를 잘 파악해야겠죠...
  • 슈타인호프 2009/03/27 11:29 #

    통역이 말해준 내용대로라면, 사람들이 찾아오기는 하는데 별로 바뀐 것은 없다였습니다.
    그리고 그때 방송 탄 건 장학퀴즈 테마여행이었죠. 퀴즈로만 전파 탑니다^^;;
  • 끝소리 2009/03/27 17:26 #

    왠지 퀴즈에 어울리시는 분 같습니다. ^^
  • Puzzlet C. 2009/03/27 10:07 # 삭제 답글

    "영어는 한국어에서 왔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는 책"이라면 《나는 언어정복의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를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6권까지 나와서 아직까지도 각 서점의 언어학 코너에 버젓이 진열돼 있어요.

    http://www.hanja.co.kr/html/book/book_01.htm
  • 끝소리 2009/03/27 10:13 #

    예, 이 책이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대단한 책 같습니다. 서점에서 책을 보면서 저자가 진심으로 자기 주장을 쓴 글인지 아니면 나보코프 수준의 고차원 개그를 한 것인지 분간이 잘 안 갔습니다...
  • 2009/03/27 10:2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끝소리 2009/03/27 10:41 #

    전 이현복 교수의 연구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한국어의 발음에 관한 그의 글을 읽은 적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저자 이름은 기억을 잘 못하는 편이라서...
  • 나그네 2009/03/27 10:31 # 삭제 답글

    한국어의 어족도 불분명한 마당에 알타이어족이나 고아시아어족처럼 그나마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좀 있는 어족 말고 또 다른 어족을 묶으려다 보면 일단 의구심과 비웃음을 동시에 살 수밖에 없겠죠.
    학계에서 대체적으로는 인정을 못 받고 있지만 유라시아어족 같은 것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대개 인도유럽어, 우랄어, 알타이어, 한국어 따위는 집어넣어도 한장어족은 저만큼 떼어놓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어도 현재로서는 라후어와의 연결 가능성이 훨씬 더 희박할 겁니다.
    사실 뭐 인도유럽어족만큼 철저한 음운대응 규칙이 없다 보니 그린버그의 유라시아어족에 관한 책도 일단은 그냥 재미로만 보긴 하는데 굳이 기초 어휘나 문법적 형태소에서 다른 언어와 한국어에서 보이는 일부 유사성을 꼭 우연으로만 볼 까닭도 없다고 봅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현재로서 라후어와의 관계는 별로 없다고 봅니다.
  • 끝소리 2009/03/27 11:03 #

    아직도 학계에서는 폐기된 가설인 우랄ㆍ알타이어족이 교과서에 실려 있는지 궁금하네요. 교과서에 한국어가 알타이어라는 근거로 SOV 어순이나 모음 조화 등 유형론적인 유사성을 든 것 때문에 일반인들이 언어의 계통 관계를 증명하는 것을 너무 쉽게 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저도 오늘날 증명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유라시아어족 같은 가설이 완전히 허황되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한국어와 중국ㆍ티베트어족도 전혀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하지 않을만큼 마음을 열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 라후어만 쏙 빼서 한국어를 연관지으려 하는 것은 억지입니다. 이미 밝혀진 계통 관계를 통해 더 쉽게 설명되는 것들을 한국어의 영향으로 다시 설명하려 하는 것은 도저히 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아예 스케일을 크게 잡아서 티베트ㆍ버마조어가 고구려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차라리 더 그럴듯하겠습니다.
  • 슈타인호프 2009/03/27 11:30 #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가르칩니다.
  • 끝소리 2009/03/27 17:29 #

    그래도 이제는 우랄ㆍ알타이어족으로 가르치지는 않네요. 알타이어족설이 현재로서는 가설이라는 것도 충분히 강조했으면 좋겠는데...
  • ㅇㅌㅎㅌ 2009/03/27 13:30 # 삭제 답글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361

    이글루스 어디선가 이 링크와 관련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어느 분 블로그였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저 기사가 라후족 한글수출 어쩌고의 실체입니다 -_ -
  • 끝소리 2009/03/27 17:33 #

    그렇군요... 라후족 한글 수출 다큐멘터리는 결국 뻔히 알면서 하는 쇼였군요. 전 그래도 라후족 가운데 로마 문자로 글을 쓰는 것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한테 전하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로마자 표기와 한글 표기를 1대1로 대응시켜 가르쳤다는 내막은 참... 링크 감사합니다.
  • 초록불 2009/03/28 00:21 #

    아, 제 블로그에서 보셨을 것 같습니다. 트랙백 했습니다.
  • 끝소리 2009/03/28 18:12 #

    초록불님 감사합니다.
  • passing by 2009/03/27 14:22 # 삭제 답글

    김병호씨는 위에서 언급된 소설 치앙마이에서 라후족이 고구려 유민이라는 내용외에 신변잡기와 언어적 소재를 섞은 다른 책 하나도 하나 썼는데, 거기서는 아예 한국어가 알타이어가 아니라 인도유럽어에 더 가깝다고 주장했었죠.;;;

    그의 인도유럽어설은 제껴두고라도 그 때까지 학교에서 배운 것만 기반해서 터키어나 몽골어같은 왠지 친근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알타이어에 속하는 언어들이 사실은 닮은 구석이 없다는 그의 의견이 충격적으로 느껴졌던 기억이 나네요.
    ---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어가 계속 계통불명 고립어인채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계통불명고립어가 오히려 더 특이(?)하고 좋지(?) 않나요? 유일무이한 것이니 말입니다.
    그 보다는 <한국어 계통>을 찾으려는 순수한 학문적 노력에, 왠지 다른 꿍꿍이들이 이래저래 섞여들어가는게 싫거든요. 이미 일제시대 때 일본 어용학자들한테 한일어간 유사점들이 일선동조론 같은 데에 이용당한 전력이 있는데다, 언어계통을 밝히는데 정치적 역사적 목적이 끼여 들어가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한국사람이 미국에서 네이티브 아메리칸을 만나서 인디언은 아시아에서 건너간 우리의 형제~ 이런 컨셉으로 얘기를 꺼냈다가, 무척 당혹해 했다는 얘기가 생각나는군요. 아시아인들의 그런 주장을 백인 우익들이 역으로 이용해먹는다고 합니다.

    라후족들도 언젠가 이러한 실상을 알게 되면 어이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 끝소리 2009/03/27 17:48 #

    같은 어족에 속하는 언어라면 서로 꽤 닮아있을 것이라고 흔히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어와 힌디어, 핀란드어와 헝가리어 같은 경우는 일반인들이 볼 때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일 걸요. 그러니 한국어와 알타이어족 언어들이 딱히 닮지 않았다고 해서 꼭 알타이어족설이 부정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학교에서 배운 알타이어족설에 의문을 품은 것까지는 좋은데 인도ㆍ유럽어족에 더 가깝다고 한 것은 무슨 근거인지 궁금하네요.

    미국의 한 언어학 교수님과 비슷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계통이 밝혀지지 않은 한국어에 대해 한국에서는 알타이어족, 심지어 우랄ㆍ알타이어족에 속한다고 배운다고 했더니 일본에서는 보통 일본어가 다른 언어와 관계가 없는 독특한 언어라고 주장한다며 상황이 대조적이라고 평하시더군요. 일본에서도 계통불명 고립어인 것이 좋나 봅니다.

    언어 계통을 밝히는 문제와 같은 순수 학문의 영역에 정치적 역사적 목적이 끼어들어가는 것은 참 걱정스럽습니다.
  • 슈타인호프 2009/03/27 18:56 #

    그 책에서, 한국인이 아예 코카서스 인종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근거는 고대 사서에 나오는 "고구려인들은 키가 크고 얼굴이 희다"는 문구였지요-_-;;
  • 끝소리 2009/03/27 19:10 #

    할 말을 잃었습니다. OTL
  • Esperos 2009/03/27 14:31 # 답글

    한글 민족주의와 선정적 방송이 짝자꿍한 사례로 가히 모범적이지요. 사람들은 언어 계통에 대해서 '비슷하면 같다'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예전에 나왔던 한글날 특집 라후족 다큐멘터리가 그런 생각을 더욱 강화시켰고요.
  • 끝소리 2009/03/27 17:52 #

    소비자 고발 프로의 형식을 빌어 사실을 왜곡하는 다큐멘터리에 대해 철저하게 학문적으로 검증하는 프로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passing by 2009/03/27 14:49 # 삭제 답글

    아, 그리고 치앙마이 책보면 라후족 외에 고구려 유민의 후손으로 <리수족>도 등장하는데 왜 리수족은 안 떴는지 모르겠네요;; 리수족은 선교사가 만든 독특한 음절문자를 사용하죠.

    한글수출론자들이 진짜 한글을 무문자종족에게 보급하려는 사명에 불타 있다면 서구학자들도 발디딘 적이 없는 곳에 오지탐험대를 계속 보내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소식은 들리지 않는군요. ㅇㅅㅇ;;
  • 끝소리 2009/03/27 18:01 #

    리수어와 라후어는 매우 근접한 언어라고 하네요. 찾아보니 리수족은 독특한 문자가 두 개나 있네요. 말씀하신 선교사가 만든 문자는 '프레이저(Fraser) 문자' 같습니다. 중국에서는 로마 문자 표기를 도입하려 했는데 리수족이 원래 쓰던 프레이저 문자를 고집하는 바람에 실패하고 이제는 중국에서도 프레이저 문자를 장려한다고 합니다.

    한글 전파의 거룩한 사명에 불타는 오지탐험대라... 그거 괜찮을 것 같은데요?
  • 무다리 2009/03/27 15:48 # 삭제 답글

    nga, ni 의 경우를 보면 중국어와도 아주 비슷하네요. 특히 我의 중고음이 nga였는데 라후족은 그 옛 발음을 잘 유지하고 있군요.
  • 끝소리 2009/03/27 18:11 #

    정말 그렇네요. '나'와 '너' 같은 인칭대명사 같은 경우는 오늘날의 중국ㆍ티베트어족 언어에서도 대개 비슷한 것 같습니다.
  • AUCTORITAS 2009/03/27 15:57 # 삭제 답글

    사이노 티베트 -> 한장어족

    버마 -> 미얀마

    롤로 -> 이족(彛族)

    ^^

    마티소프 외에도 F.K. Li의 저작도 중시됨. 마티소프는 생존학자라서 아직도 입김이 센 것도 있지만.
  • 끝소리 2009/03/27 18:21 #

    '사이노 티베트'는 이현복의 원문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고 저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쓰는 용어인 '중국ㆍ티베트어족'으로 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장어족'보다는 더 알기 쉬운 용어인 것 같아요. 버마와 미얀마, 롤로와 이족 문제는 좀 애매하더군요. 버마와 미얀마 문제야 정치적으로 미묘하다는 것이 꽤 알려져 있고... 영어로도 Lolo라는 명칭을 본인들이 싫어해서 최근에 Yipho라는 명칭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매티소프가 쓰는 용어를 번역했기 때문에 원 영어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썼지만, Lolo-Burmese는 이ㆍ미얀마어군, Tibeto-Burman은 티베트ㆍ미얀마어군이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언어학자들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몰라서...
  • 슬레이드 2009/03/27 16:45 # 답글

    어제 언어 관련 교양과목의 교수님이 이것에 대해 설명하셨는데... 들으면서도 의심가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시는군요 음. 뭐라고 태클 걸었다간 점수 깎을것 같은 분위기라 넘어갔지만요 (...)
  • 끝소리 2009/03/27 18:22 #

    설마 언어학을 전공하시는 교수님이었나요? -.-;;
  • 꼬깔 2009/03/27 17:13 # 답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마치 생물이 계통이 다른데 비슷해지는 수렴과 같은 계통인데 많이 달라진 상동이 생각나게 하네요.
  • 끝소리 2009/03/27 18:27 #

    같은 계통인데 언어의 변화로 유형이 상당히 달라지기도 하고 계통이 다른데 유형이 비슷해지기도 하는 경우를 보면 정말 그렇죠. 초기 생물학에서는 언어학의 계통과 분류 연구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따왔다고 합니다. 요즘은 오히려 생물학에서 쓰는 방법이 언어 계통과 분류 연구에 적용되는 상황인 것 같네요.
  • 꼬깔 2009/03/27 18:49 #

    그러게나 말입니다. 가끔, 우리말의 가장 최근 공통조상은 무얼까란든지, 모든 언어의 공통조상이 있었을까란 생각을 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언어학 쪽에도 관심이 있어서요. (물론 관심만 있고, 쥐뿔... 모릅니다. ㅠ.ㅠ)
  • 끝소리 2009/03/27 18:58 #

    모든 언어의 공통조상이 있었을까는 현재의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고, 어쩌면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수께끼일 수도 있습니다...
  • 꼬깔 2009/03/27 18:49 # 답글

    아~ 그리고 링크 신고드립니다. :)
  • 끝소리 2009/03/27 18:58 #

    감사드립니다. ^^
  • 리언바크 2009/03/27 19:04 # 답글

    대학원 다니던 시절(중퇴했지만) 서지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예전에는
    역사 바로잡기나 기원 찾기 등에 심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사라는 게 과거에 얽매여 현재를 포기하는 학문이 아닌데도
    역사학에 빠지면 오히려 온고지신의 덕을 잃는 것 같아서 생각을 고쳤습니다.
    사실 어렸을 적부터 이원복 교수님 책도 많이 읽었고 많이 존경하는
    선생님이시지만 연세가 많으시고 폭이 넓지 않으셔서인지 다소 독선적인
    해석을 하시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이미 대학자의 반열에 오른 분이라 쉽게 오류를 인정하는 게 그동안의
    체계라던가 입지를 위해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일본어 '사무라이'를 굳이 조선어 '싸울아비'에서 찾는 것과 같은 케이스로
    ('사무라이'는 侍를 어원으로 하며 쇼군을 보위한다는 뜻입니다.)
    언어적 유사성만으로 기원설을 따지는 것은 현대에 들어서는 다소 뒤떨어진
    학문경향입니다. 근거의 바탕이 너무 빈약하거든요.

    하지만 언어적 유사성이 있을 때, 서로 언어 전파와 의사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
    우리 말을 가르치는 것이 용이하다는 점은 확실히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ps. 오해할까봐 하는 말인데, 이원복 교수님은 여전히 존경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 차원에서 선생님과 다소 입장차가 있는 것 뿐입니다.
  • 끝소리 2009/03/27 19:31 #

    '사무라비'의 어원이 '싸울아비'라는 주장은 이현복이 처음 한 것인가요? 이 분의 연구 업적을 살펴보니 이미 대학자의 반열에 오른 분이라고 하시는데 수긍이 갑니다. 하지만 대학자라 하더라도 근거의 바탕이 빈약한 독선적인 해석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요.

    실제 계통 관계와 전혀 상관이 없더라도 언어적으로 유사하면 언어 간의 전파가 더 쉬워질 수도 있겠죠. 그런데 여기서는 한글을 전수하려는 이야기이니까 한국어와 라후어의 유사성보다는 한글이라는 문자가 표기하기에 적합한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라후어는 받침이 없고 자음군이 없어 음소가 현대 한글 자모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많다는 것 이외에는 한글로 적기가 쉬운 문자라는 것 같습니다.

  • 리언바크 2009/03/27 20:37 #

    아, 이원복 교수님과 이현복 교수님을 헷갈렸네요.
    본문을 세심하게 잘 안살펴본 제 실수입니다.
    (이현복 교수님의 해당 논문에 대해서부터 알았어야 했는데...)

    논지를 잘못 해석하여 덧글을 잘못 달았습니다.
    이현복 서울대 명예교수님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이니까
    제 덧글에 의미를 두지 말아주세요.

    실수를 인정하고 혹여 잘못 받아들이신 분이 계실까봐
    원덧글과 이 사과 덧글은 남겨놓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 리언바크 2009/03/27 20:47 #

    그리고 하나 더,
    '싸울아비' 어원설에 관한 건 이원복 교수님이 처음 하신 건 아니고
    (제가 이현복 교수님을 이원복 교수님으로 오해해서 쓴 글이니까)
    제가 역사공부에 매료되었을 당시 역사학이 국수주의적으로 치달으면서
    생긴 학문적 풍토입니다. 뭐, 사실은 훨씬 이전부터입니다만...
    현대에 들어서 모든 학문이 기교만 부리다보니 정사학파쪽에서도 야사학파의
    그런 분위기에 많이 물들었었죠.

    이원복 교수님(솔직히 이원복교수님은 역사학 전공이 아니라 디자인 전공이시죠)
    도 그런 분위기에 한몫하신 분이구요.
    그래서 그런 말을 올렸던 겁니다. 오해드려서 죄송합니다. ^^
  • 끝소리 2009/03/27 20:55 #

    아, 이름이 비슷한 교수를 헷갈리신 거로군요.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실 것 없습니다. 저도 이름이 헷갈리는 실수를 한 적이 많아서... 이원복에 대한 평은 스위스 독일어에 대해 쓴 글의 덧글에서도 나온 것 같은데 하여간 학문이 너무 대중의 구미를 좇아 국수주의나 너무 야사 같은 쪽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초록불 2009/03/28 00:24 #

    싸울아비에 대해서는 누가 최초 발설자인지 아직 확인은 못했습니다만 제가 추적해본 적이 있습니다. 참고해두세요...(이런 게 참고가 될지는 좀 의문이지만...)

    http://orumi.egloos.com/3937451
  • 끝소리 2009/03/28 18:24 #

    적어도 1976년까지는 거슬러 올라가는군요. 링크 감사드립니다.
  • TomCat 2009/03/27 19:24 # 답글

    언어학을 잘 모르나, 참 잘 짜여진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 TomCat 2009/03/27 19:27 # 답글

    그리고 한국어가 알타이어계인가요?
    제가 알기로 요즘은 고립어라고 학계에서 주장하는 걸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 끝소리 2009/03/27 19:44 #

    감사합니다.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에 속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충분히 증명되지 않은 가설에 지나지 않습니다. 알타이어족 자체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알타이어족에 속한다는 여러 언어들의 기초 어휘들을 비교해보면 이들의 계통 관계를 증명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어를 알타이어족에 묶는 학자들은 알타이어족을 구성한다는 몽골어족, 튀르크어족, 퉁구스어족이 분화하기 전에 한국어가 갈라져 나왔다고 볼 정도로 나머지 언어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는데 몽골어족과 튀르크어족, 퉁구스어족이 한 어족을 이룬다는 알타이어족설마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학계의 현주소입니다. 그러니 현 상황에서는 한국어는 계통이 알려지지 않은 고립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많은 언어학자들이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에 속한다는 심증을 가진 듯하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데 성공한 적은 없습니다.
  • 고전압 2009/03/27 19:54 # 답글

    아니, 이현복 선생이 이런 괴설을 주장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내가 알던 '닥터 현복리'는 어디로 간겨!!!

    어느 정도 위치냐 하면, IPA 핸드북의 한국어 음성 파트를 담당한 사람입니다.
  • AUCTORITAS 2009/03/27 19:58 # 삭제

    내가 볼 때 현복리는 확신범 맞음. Typological하게 봐도 모를 리 없을 텐데...

    김병호에게 낚였거나 기아스 조사되었거나, 짰거나, 혹은 속으로는 전부 구라임을 알면서도 다른 이유로 그랬거나.
  • 끝소리 2009/03/27 20:08 #

    저도 이현복의 한국어 음성 관련 업적과 높은 학문적 위상하고 라후어에 대해 주장하는 내용 사이에 엄청난 인지부조화를 겪어 정말 당혹스러웠습니다... 결국 확신범이신가요... ㅠ.ㅠ
  • 2009/03/27 20:56 # 삭제

    참고문헌에 김병호의 《치앙마이》가 버젓이 적혀있는 걸 보고 당황한 1人
  • 끝소리 2009/03/27 21:29 #

    참고문헌이 어디 나와있나요? 사실이라면 ㅎㄷㄷ...
  • 2009/03/27 21:40 # 삭제

    이현복,《라후어의 언어학적 연구》, 인문논총 제44집.
  • 끝소리 2009/03/27 21:48 #

    감사합니다. 그냥 웃어넘기죠...
  • aa 2009/03/27 20:38 # 삭제 답글

    한국의 민족주의 자위질은

    논리에 우선한다는 기본 전제 모르시나요?
  • aa 2009/03/27 20:39 # 삭제 답글

    애초에 알타이 어족이란 거 자체가

    한국어와 중국어 사이의 공통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만들어낸 정치적인 이론이니 그렇죠.


    광활한 만주벌판

    몽고 한민족 연합론

    중앙아시아 우리민족론


    다 같은 병신스러운

    우리민족 만세식 열등감 표출입니다
  • 끝소리 2009/03/27 20:50 #

    한국어를 알타이어족에 연관시킨 것은 핀란드의 언어학자 람스테트(Ramstedt) 등 외국 학자들입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비롯한 중국ㆍ티베트어족과의 관계를 주장하는 사람은 없습니다(극단적인 유라시아어족 가설과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요). 한국에서 알타이어설이 널리 받아들여진데는 말씀하시는 민족주의도 작용했을 수 있겠지만, 한국어를 중국어와 관계가 없는 알타이어족 언어로 보는 것은 순전히 학문적인 이유에서입니다.
  • zz 2009/03/28 09:48 # 삭제

    알타이 어족설이 한중간 언어적 공통성을 인정하기 싫어 탄생한 정치적 이론이란 매우 참신한 "학설"(!)을 제시한 인터넷 논객 aa씨. 그가 앞뒤없이 민족주의만 까면 쿨하게 보일거라는 중2병 아해가 아닌 알타이 어족설을 최초 제기한 1873년생 핀란드인 언어학자 람스테드가 <환빠의 비조>였음을 입증함과 동시에 한중간 언어적 공통성을 학문적으로 입증하여 크고 아름다운 Sino-Tibet-Korean language family가 학계에서 공인받길 기대해 본다. (큰웃음)
  • 끝소리 2009/03/28 18:28 #

    언어의 계통 관계는 비전문가들이 잘 모르는 분야이니 실수하셨더라도 너그럽게 봐줍시다.
  • 불온 2009/03/28 03:25 # 답글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링크 신고)

    근데 갑자기 우니쉬(세계어)가 생각나네요. 제가 세종대 졸업생인데 예전에 우리학교에서 세계 공용어를 만든다고 설친 적이 있거든요. 교수들은 세계어를 연구해서 교양선택 과목으로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미친 짓이었죠.
    알고 보니 당시 이사장이 세계어가 완성되면 영어를 대체할 것이란 망상에 사로잡혔던 것이더라구요. 교수들은 재임용때문에 망상에 놀아났고.. 다 옛 이야기지만요..
  • 맑아릿다 2009/03/28 05:29 # 삭제

    어이쿠 저라면 에스페란토 동아리를 만들겠네요;
  • 끝소리 2009/03/28 20:25 #

    오, 세계어라. 온누리를 품는 비전입니다. 대인배셨군요.
  • ghistory 2009/03/28 22:16 #

    혹시 사학비리의 괴수 주명건입니까!

    조선일보에는 화가로도 등장했던데. 그 고유한 미적 취향에 따르지 않던 미술대학 교수를 부당해고하는 만행도 저질렀다고 압니다만.
  • ghistory 2009/03/28 22:16 #

    세종대 주명건 전 이사장의 전횡은 무시무시했지요. 교수들이 왜 그랬는지 이해할 만은 합니다.
  • ghistory 2009/03/29 08:29 #

    이제 생각났네요. 김동우 교수였지요.
  • ghistory 2009/03/28 21:57 # 답글

    언어의 음운 체계에서 가장 잘 변하는 것은 모음 체계이다: 이유가 무엇인지요?
  • 끝소리 2009/03/29 08:12 #

    자음은 조음 위치가 양순음, 치경음, 연구개음 등 몇 군데로 정해져 있는데 모음은 혀의 최고점의 위치와 원순성에 의해 음가가 결정되며 혀의 최고점의 위치는 높낮이와 앞뒤에 따른 2차원 연속 공간 가운데 아무 곳이나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변합니다.
  • ghistory 2009/03/29 08:29 #

    이제 이해했습니다.
  • ghistory 2009/03/28 22:00 # 답글

    이현복이 개발한 '국제한글음성문자' 기호까지 추가한 라후어용 한글은 유니코드에서도 지원하지 않을 텐데: 어떤 기술적 문제가 존재하는지요?
  • 끝소리 2009/03/29 08:19 #

    '국제한글음성문자'는 널리 쓰이지 않고 있으니 앞으로도 유니코드에서 지원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유니코드 포함 기준은 꽤 까다롭습니다. 아무나 문자를 만들어서 포함시켜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라후어용 한글로 쓴 문서는 국제 표준인 유니코드로 인코딩을 할 수가 없고, 사용자 정의 영역을 쓰거나 로마자 등 다른 영역을 빌어 쓰는 편법이 필요합니다.
  • ghistory 2009/03/29 08:29 #

    그렇군요.
  • ghistory 2009/03/28 22:02 # 답글

    키릴 문자보다는 국제적이라고 생각해: 이건 코민테른이 세계동시다발혁명의 가능성을 아직 포기하지 않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때 코민테른의 공식어들 가운데 도이치어가 있었지요. 스탈린 집권 이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만.

    그래서 몽골인들이나 중앙아시아의 투르크계 이슬람교도들은 한 세대 만에 몽골 문자/아랍-페르시아 문자→라틴 문자→키릴 문자로 언어생활이 뒤집히는 격변을 경험하는 생고생을 해야 했지요.
  • 끝소리 2009/03/29 08:20 #

    그에 따른 혼란은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 ghistory 2009/03/28 22:06 # 답글

    나보코프 수준의 고차원 개그: 나보코프가 어떤 인물인지 알고 싶습니다.
  • 끝소리 2009/03/29 08:23 #

    러시아ㆍ미국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를 말한 겁니다. 다국어 언어 유희를 즐겼습니다.
  • ghistory 2009/03/29 08:28 #

    『롤리타』의 작가 말씀이군요.
  • ghistory 2009/03/28 22:12 # 답글

    프레이저 문자: 소개하는 글은 없는지요?
  • 끝소리 2009/03/29 08:23 #

    링크 하나 소개합니다. http://www.omniglot.com/writing/fraser.htm
  • ghistory 2009/03/29 08:28 #

    감사합니다.
  • dyanos 2009/03/29 03:23 # 삭제 답글

    왠지 자신이 한글을 다른 나라의 민족에게 퍼뜨리고 있다는 자신감 및 저렇게 밝히는게 왜 우리나라 대통령과 겹쳐서 생각이 될까요??

    그리고 완전 문화 사대주의에 빠진 학자의 전형을 보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끝소리 2009/03/29 08:27 #

    한글을 다른 나라에 퍼뜨리려는 것이 어떻게 문화 사대주의인지는 이해가 잘 안됩니다만...
  • dyanos 2009/03/29 22:46 # 삭제

    음 제 말을 잘못쓰기도 했고 너무 애매모호했군요..

    그러니까 기독교가 중남미등의 나라에 가서 선교했던 일과 겹쳐서 생각나서 그렇게 적은 것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자신이 공부한 분야가 최고라서 다른 사람들이 놓인 환경이나 관습등에 대한 배려없이 한글이 무조건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듯해서 그렇게 적은것이었습니다;;

    ㅎㅎ;; 충분히 전달이 안된 느낌이지만... 말로 하기에는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군요;; 오해드려서 죄송합니다.

  • 끝소리 2009/03/30 01:58 #

    다른 문화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를 말씀하시려던 것이군요.
  • 라후족 2009/05/01 21:10 # 삭제 답글

    라후족과 10년 이상 생활하는 사람입니다.
    라후족은 한민족과 혈연적 관계는 희박하나 정말로 언어는 유사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것들을 질문하시면 답을 드리지요
  • 라후족 2009/05/01 21:14 # 삭제 답글

    라후족은 문화나 역사에 있어서 한국과 수준차이가 매우 심합니다. 언어는 리수, 미얀마, 아카어 등과 일부 같은 것들이 있으며 그들의 몇 가지가 한국말과 유사한 것이 사실입니다.

    참고로 저는 오래 전에 김병호 박사님께 라후 언어를 설명 드린 사람이기도 합니다.
  • 2010/04/26 18:35 # 삭제 답글

    지나가다 우연히 보게 되는데..

    필자는..
    한국어의 역사성에 대해선 거의 모르는걸까...

    더군다나 한국어를 비롯한 모든 언어들이
    다양한 이동경로를 통해 수없이 합쳐진 결과란 것을 모르는걸까...

    한국어와 인도어,수메르어의 유사성을 얘기하면
    무시하겠지..ㅎㅎ

    저런식으로..대입하면..
    한국어는 중국어에 속하게 되버리지.ㅋ

    불과 몇백년전인
    우리 선조들인 조선시대어와 현대어가 큰차이를 보여서
    발음체계와 혀의 위치까지
    우리가 발음하기조차 힘든데..

    라후어와 발음이 다른 것이 많으니..
    다르다?ㅋㅋㅋㅋ

    그리고..모든 인종이나 언어가 그렇지만..
    한국어도 원래..처음부터 존재했던게 아니라
    다른 언어에서 분화되어서 생긴 것이고..

    어차피..중국주변의 모든 것들은
    중국역사,중국어계열이 되버리는구먼..ㅎ

    어순, 형태론으론 이질적인
    중국어와 라후어에 대해선
    언급은 없으면서...
    누가봐도 중국어보단 가까운 한국어는 닮지 않았다니..ㅋㅋㅋ
  • 끝소리 2010/04/27 04:26 #

    제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중국어 얘기는 왜 하시는 것인지? 본문에서도 말했지만 라후어는 중국ㆍ티베트어족에 속하는 언어입니다. 이름에도 나타나듯 이 어족에는 중국어도 속합니다. 고로 중국어와 라후어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계통입니다. 한국어는 알타이어족 또는 일본어와 어떤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 다른 어떤 언어와도 계통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언어입니다. 특히 중국어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한국어와 라후어와 유사성이 있다며 드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며 '라후어와 발음이 다른 것이 많다'는 주장은 한 적이 없고 오히려 현대 한국어와 현대 라후어의 발음 체계가 피상적으로 비슷하다는 것이 계통 관계와는 관련이 없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인도어'라는 것은 없고 드라비다어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데 형태론적 관점에서 교착어라는 공통점 때문에 한국어와 드라비다어, 수메르어와의 관계에 대한 추측이 나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언어를 이렇게 분류하면 교착어, 굴절어, 고립어, 포합어 네 종류밖에 없고 언어의 유형은 시간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같은 계통의 언어라도 유형이 다른 것이 많습니다. 인도ㆍ유럽어족 언어는 대부분 굴절어이지만 페르시아어는 교착어이고 현대 영어는 사실상 고립어입니다. 중국어와 라후어가 형태론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관계가 없다는 주장은 설립할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한국어와 드라비다어나 수메르어가 관계가 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저는 본문에서 한국어와 라후어가 닮았다고 혹자들이 주장하는 부분들은 따지고 보면 라후어에만 있는 특징들이 아니라 다른 많은 언어들에도 공통적으로 속하는 것들이란 것을 밝혔습니다. 라후어를 주변 여러 언어들과 비교하면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한국어와 계통적인 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들어설 틈이 없습니다.
  • 강남스탈 2014/10/10 07:37 # 삭제 답글

    「너레 까울리로 까이베요」
    글쓴이가 예를 들은 이 한문장의 해석이 연관성의 모든걸 다 설명해 주네요

    소름이 끼칠정도로 유사한 언어인데 그걸 분석하겠다고
    언어를 조각조각 아주 난도질해놓으셨네요

    오래전 젊은시절 일본어를 처음 배우며 경악했던 생각이 나네요
    어떻게 우리한국사람하고 언어표현이 이렇게 같은 수가 있나 할정도로

    님의 방식대로 과학적 분석 어쩌구 하면서 또 난도질해 놓으면
    너도 헷갈리고 나도 모르는 난장판이 되겠네요

    언어를 겉만보면 평생 꺠달음이 없지요

    언어를 공부하려면
    겉을 말고 그 속을 보세요
    언어를 쓰는 사람의 마음과 그때의 상황 그리고 환경을 읽을수있어야 언어가 보일겁니다

    그게 안되면 그냥 언어는 모른다고 하세요 난도질 하지 마시고

  • 질문 2016/08/18 19:06 # 삭제 답글

    그렇다면 필자는 한국어와 가장 가까운 언어가 라후어가 아닌 다른 언어라고 생각하십니까? 풍습과 언어의 관계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언어는 분철적으로 나누어보면 모든 게 보인다고 생각하시나요? 라후어와 한국어의 유사성은, 고대 고구려인들과의 매우 유사한 풍습과 현대 북한말과 유사한 언어적 습관, 통구조, 문법적 기능 모든 게 어우러져 유사하다 하는 것이지, 이거 따로 저거 따로 난도질해놓으면 보이질 않지요. 생각이 거기밖에 못 미치시는건지 상식이나 직관이 부족한건지 안타깝습니다. 아마 한민족 혹은 동북아시아 민족에 대한 이해도가 심히 낮은 한 개인의 분철적인 언어 현미경을 통해 본 값 싼, 몽매한 분석이라고 밖엔 더 할 말이 없겠네요.
  • 끝소리 2016/08/19 20:06 #

    라후어와 가장 가까운 언어들은 중국의 소수민족 이족(彝族)의 언어인 이어, 중국 윈난성과 미얀마, 타이 등에 걸친 리수족이 쓰는 리수어, 비슷한 지역의 아카족이 쓰는 아카어 등을 포함한 롤로어파(Loloish)에 속한 수십 개의 언어들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버마어와 같이 롤로·버마어군(Lolo-Burmese)에 속하며 이들은 다시 티베트어, 중국어 등과 같은 중국·티베트 어족에 속합니다. 이런 계통은 수많은 어휘 및 언어 구조, 음운 체계 등의 비교를 통해서 정립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손/팔'은 라후어로 [làʔ], 리수어로 [læ̂ʔ]이고 버마어로 လက် [lɛʔ]이며 티베트어로는 ལག lag입니다. 이는 중국·티베트 조어의 *lak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날개'를 뜻하는 한자 翼(익)도 어원이 같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어와 가장 가까운 언어가 라후어라고 하는 것은 얼룩무늬를 보고 호랑이와 가장 가까운 동물이 얼룩말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얼룩말과 더 가까운 말, 당나귀 등 말과의 여러 종이 버젓이 있으며 나아가서는 코뿔소와 맥과 같은 말목을 이루니 이런 주장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고대 고구려의 후손들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는 낭만적인 생각에 이미 학자들이 많은 연구를 통해 세운 분류를 깡그리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언어의 유사성은 풍습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언어의 표면적인 유사성도 언제나 계통에 대한 증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같은 기원을 가진 언어들의 계통을 정립하는데 사용되는 비교 방법(comparative method)은 기준이 훨씬 더 엄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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