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쓰는 독일어 외래어 표기 실무

영국의 음성학자 존 웰스(John Wells)의 블로그 2월 23일 글에서 스위스의 크슈타트(Gstaad)라는 독일어 지명의 발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크슈타트는 스위스 남서부에 있는 마을로 베른 주의 자넨(Saanen) 군에 속하는 일류 스키 휴양지이다.

크슈타트

웰스의 글은 영국 《더 가디언》 지 기자인 사이먼 호거트(Simon Hoggart)가 크슈타트의 발음을 잘못 설명한 것에 관한 것이다.
You pronounce it 'Shtard, with just a tiny pause before the "s", like an undetectable glottal stop.
'Shtard라고 s 앞에 마치 포착할 수 없는 성문 폐쇄음과 같은 짧은 숨의 끊음이 있는 것처럼 발음한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고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호거트에게는 미안하지만 용어를 헷갈린 엉터리 설명이기 때문이다.

성문 폐쇄음(또는 성문 파열음)이란 기류를 잠깐 성문(목청문)에서 막았다가 터뜨리는 음을 이른다. 국제 음성 기호로는 [ʔ]로 나타내고 한국어에서는 숫자 1을 보통 [ʔil]로 발음한다. 영어, 특히 영국 영어에서는 can't, button 등의 단어에서 /t/가 성문 폐쇄음으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웰스가 지적하듯이 Gstaad의 표준 독일어 발음은 [kʃtaːt]이다. [k]를 '포착할 수 없는 성문 폐쇄음'으로 묘사한 것 자체가 영어에서 쓰이지 않는 어두의 [kʃt]라는 자음군을 비전문가가 잘못 들었거나 전문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잘못 적용한 것이다.

웰스는 이어서 Gstaad를 영어로는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우리의 관심사는 Gstaad를 한글로 어떻게 표기하느냐는 문제이다. 표준 독일어 발음인 [kʃtaːt]에 따라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표기하면 '크슈타트'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게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스위스의 독일어

스위스에서는 독일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가 공용어로 쓰이며 스위스 국민의 72.5% 정도가 독일어를 쓴다.

하지만 스위스의 독일어 사용자들이 일상적으로 말을 할 때 쓰는 언어는 '스위스 독일어'라고 흔히 부르는 알레마니슈(Alemannisch) 방언들이다. 알레마니슈 방언은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으며 셋 다 스위스에서도 쓰이고 다른 나라에서도 쓰이지만 편의상 스위스에서 쓰는 알레마니슈 방언을 스위스 독일어 또는 슈비처뒤치(Schwyzerdütsch)라고 한다. 이미 비슷한 알레마니슈 방언에 익숙하지 않으면 다른 독일어권 국가에서 왔어도 스위스 독일어는 알아들을 수 없을만큼 다른 독일어 방언과 차이가 심하다.

하지만 스위스의 독일어 사용자들은 학교에서 표준 독일어를 배우고 문자 생활은 대부분 표준 독일어로 한다. 작가들은 대부분 표준 독일어로 글을 쓰고 신문에서도 표준 독일어를 쓰며 뉴스나 격식을 갖춘 방송 프로그램도 대부분 표준 독일어로 진행된다. 다만 뉴스에서도 인터뷰라든지 격식을 차리지 않는 부분에서는 일상적으로 쓰는 스위스 독일어를 쓴다. 즉 스위스의 독일어 사용자들은 상황에 따라 스위스 독일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표준 독일어를 사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사회언어학에서는 이를 양층언어(diglossia) 현상으로 보통 묘사하는데, 그렇다고 스위스에서 스위스 독일어가 표준 독일어에 비해 급이 낮은 언어 취급을 받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용되는 상황이 다를 뿐이다.

스위스의 독일어 사용자들이 마음만 먹었다면 충분히 스위스 독일어를 독일어와 차별화된 국어로 만들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스위스 독일어를 쓰지 않고 아예 일상 생활에서도 표준 독일어를 쓰는 언어 정책을 펼쳤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스위스는 일상 생활에서는 그들의 알레마니슈 방언을 간직하면서 다른 독일어권 나라들과의 소통을 위해 표준 독일어도 배우는 길을 택했다.

스위스에서 쓰는 표준 독일어는 다른 독일어권 나라에서 쓰는 표준 독일어와 거의 같지만 철자나 어휘 면에서 미세한 차이도 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쓰는 ß는 스위스에서 쓰는 표준 독일어에서는 ss로 모두 대체한다. 영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영어권 여러 나라에서 쓰는 표준 영어 간의 차이와 비슷한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스위스의 독일어 사용자들은 다른 독일어권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표준 독일어를 사용하는데, 일상적으로 표준 독일어로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느릿느릿하게 말하고 스위스 독일어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억양과 발음을 쓴다. 그런데 외부인은 스위스인이 표준 독일어로 말하는 것을 듣고 그게 바로 스위스 독일어라고 착각하기가 쉽다고 한다. 그러면서 스위스 독일어는 알아듣기 힘들다는데 자신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데에 놀란다. 물론 실제 스위스 독일어를 듣게 되면 하나도 이해 못하기 쉽다.

스위스 표준 독일어의 발음

독일어 발음의 큰 특징 하나로 말음 경화(Auslautverhärtung)이라는 것이 있다. 독일어에는 /p/와 /b/, /t/와 /d/, /k/와 /g/, /s/와 /z/ 등 같은 계열의 자음 사이에 2항 대립이 있다. 흔히 무성음과 유성음으로 구분하지만 /p/, /t/, /k/, /s/ 등을 경음(fortis), /b/, /d/, /g/, /z/ 등을 연음(lenis)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그 이유는 곧 설명할 것이다.

표준 독일어 발음에서는 보통 음절 끝에 오는 자음은 원래 경음이든 연음이든 간에 경음으로 발음된다. 예를 들어 Rad와 Rat는 둘 다 [ʀaːt], 즉 '라트'로 발음된다. 이 때문에 독일어 이름을 한글로 표기할 때 어말의 b, d, g는 보통 '프', '트', '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스위스에서 쓰는 표준 독일어 발음에서는 말음 경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연음과 경음의 발음 구분법도 우리가 흔히 아는 표준 독일어 발음과 다르다.

스위스 표준 독일어에서는 연음 /b/, /d/, /g/, /z/를 유성음 [b], [d], [g], [z]로 발음하지 않는다. 무성음화된 [p], [t], [k], [s]로 발음한다(그래서 유성음, 무성음이라는 구분 대신 연음, 경음으로 부르는 것이다). 물론이지만 경음 /p/, /t/, /k/, /s/도 무성음 [p], [t], [k], [s]로 발음한다. 연음보다는 더 세고 더 길게 발음할 뿐이다. 여담이지만 연음을 무성음으로 발음하는 독일어 방언에서 연음과 경음의 발음 구분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의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스위스 독일어와 스위스 표준 독일어를 비롯하여 연음과 경음을 둘 다 무성음인 독일어 방언의 발음을 기호로 나타낼 때에는 연음은 [], [], [ɡ̊], [] 등으로, 경음은 [p], [t], [k], [s] 등으로 나타낸다. 국제 음성 기호에서 원래 유성음을 나타내는 발음 기호에 작은 고리를 더하면 무성음으로 발음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b]에 해당하는 무성음은 [p]이니 이론적으로 [p]와 []는 같은 음이다. 하지만 편의상 이렇게 다른 기호를 써서 연음과 경음을 구분하는 것이다. 연음을 [p], [t], [k], [s], 경음을 [pp], [tt], [kk], [ss] 또는 [], [], [], []로 써서 구분하기도 한다.

어쨌든 스위스 표준 독일어에서 연음과 경음의 구별은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유성음과 무성음의 구별이 아닐 뿐이다. 그리고 말음 경화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어말의 b와 p, d와 t 등의 발음이 구별된다.

스위스 지명의 한글 표기에는 말음 경화를 적용하나?

다시 Gstaad를 보자. 스위스 표준 독일어 발음은 정확히 적으면 [kʃtaːd̥]이다. G는 경음 [k]로 발음되고 d는 연음 []로 발음되는 것이다. 그러면 '크슈타드'라고 적는 것이 스위스 표준 독일어 발음에 더 가까울 것이다. 물론 연음은 한글의 평음(ㄱ, ㄷ, ㅂ)에, 경음은 한글의 격음(ㅋ, ㅌ, ㅍ)에 대응시키는 관행을 따를 때의 이야기다. 그러면 '크슈타드'가 '크슈타트'보다 나은 표기일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독일어를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를 참조하여 발음에 따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 원 발음을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한글 표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혼란을 줄이기 위해 독일어 이름에는 한 가지 발음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따로 밝히는 바가 없지만 지금까지의 독일어 한글 표기 용례를 보면 대체로 일정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독일 이름이든 오스트리아나 스위스 이름이든 말음 경화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어말에 오는 b, d, g를 '브', '드', '그'로 적은 경우는 하나도 없다. 오스트리아의 도시 Salzburg의 오스트리아 독일어식 발음에서 g는 연음으로 발음되지만 '잘츠부르그'가 아니라 '잘츠부르크'로 쓴다.

이렇게 통일해서 쓰는 이유는 자명하다. 각 나라와 지역마다 표준 독일어의 발음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세세히 따지려면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독일 일부 지역에서도 말음 경화가 일어나지 않는데 그렇다면 독일인 Reinhard씨는 출신 지역을 따져 말음 경화가 일어나는 지역 출신이면 '라인하르트', 말음 경화가 일어나지 않는 지역 출신이면 '라인하르드'라고 적어야 할까? 물론 아니다. 말음 경화를 쓰는 발음을 독일어를 대표하는 발음으로 적용하여 출신 지역과 나라에 상관 없이 '라인하르트'로 적는 것이 합리적이다.

스위스 표준 독일어의 발음이 독일의 표준 독일어 발음과 다른 부분은 이 외에도 더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표준 독일어 발음에서는 /x/의 변이음으로 [ç]가 쓰이지만, 스위스 독일어에서는 독일에서 [ç]로 발음될 위치에서도 [x]로 발음된다. 이는 스위스 표준 독일어의 발음에도 적용되는 듯하다. 스위스 사람이 Zürich(취리히)를 발음하는 것을 들어보면 ch를 [x]로 발음하는 것을 분명히 들을 수 있다. Zürich는 스위스 표준 독일어 발음대로 표기한다면 '취리흐'가 더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독일의 표준 독일어 발음에서는 [ɪ] 뒤에 오는 /x/는 [ç]로 발음된다는 규칙이 있으므로 '취리히'라고 적는 것이다.

쿠어(Chur)의 경우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 주의 주도인 쿠어(Chur)라는 도시가 있다. Chur는 그라우뷘덴 주에서 [kuːr]로 발음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xuːr]로 발음한다. 한글 표준 표기는 '쿠어'이다.

쿠어

독일어의 표기에서 어말의 [r]은 '어'로 적도록 되어 있다. 독일어 대부분의 방언에서 어말의 [r]은 [ɐ] 모음으로 실현되는 것을 반영한 규칙이다. 그러니 '쿠어'의 '어'는 설명된다.

표준 독일어에서 ch가 음절 첫 음으로 올 때에는 지역에 따라 발음이 다르다. 북부에서는 [ç], 남부에서는 [], 서부에서는 [ʃ]로 발음된다.

스위스 표준 독일어로 가면 더욱 복잡해진다. 스위스 지역 대부분의 방언에서는 []가 파찰음 [kx] 또는 마찰음 [x]로 바뀌는 음운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첫 음으로 오는 ch는 [x]로 발음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쿠어와 바젤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첫 음으로서의 ch는 []로 발음된다.

Chur의 표준 표기를 '후어' 대신 '쿠어'로 정한 것은 현지 발음이 [kuːr]라는 것을 고려한 것일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위스 내에서도 발음의 차이가 나는 이름인데 정말 그 고장 발음을 고려해서 표기를 정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냥 독일 남부와 오스트리아에서는 보통 첫 음으로 오는 ch를 []로 발음한다는 것까지만 고려하여 스위스 내부의 발음 차이를 무시하고 이를 대표 발음으로 삼은 것은 아닐까?

그럼 독일어에서 첫 음으로 오는 ch를 기존 용례에서는 어떻게 표기했을까? 독일어 이름 가운데 ch가 첫 음으로 오는 것은 꽤 드물다. Charlotte 같이 프랑스어에서 온 이름들이 있지만 이들에서는 프랑스어를 따라 ch가 [ʃ]로 발음된다. Charlotte는 '샤를로테'로 적는다. Richard에서는 ch가 보통 [ç] 또는 [x]로 발음되는 듯하다. Richard는 '리하르트'로 적는다. 독일 동부의 도시인 Chemnitz는 [ˈkʰɛmnɪts]로 발음되고 표준 표기는 '켐니츠'이다.

그러니 기존 표기 용례만 참고해서는 독일어에서 첫 음으로 오는 ch를 적는 기준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알아내기는 참 어렵다. 그러니 개별적으로 발음을 고려하여 정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당장 스위스의 또 다른 독일어 지명인 Cham은 어떻게 표기해야 할까? 독일 남부 발음대로는 [kʰaːm], 즉 '캄'이겠지만 스위스 현지 발음은 아마도 [xaːm], 즉 '함'일 듯 싶다. 쿠어의 경우는 운이 좋게도 현지 발음이 독일 남부에서 쓰는 발음과 일치했지만 Cham은 '캄'으로 적을지, '함'으로 적을지 정하기가 쉽지 않다.

스위스의 Biel이라는 지명의 표기도 흥미롭다. 표준 표기는 '비엘'이다. 보통 독일어 발음대로라면 '빌'일텐데 '비엘'로 표기한 것을 보니 발음을 잘못 안 것이 아니라면 독일에서는 단순모음 [iː] '이'가 된 ie가 스위스 독일어에서는 이중모음 []로 발음된다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은가 한다. Lieb는 독일식으로는 [liːp] 즉 '리프'로, 스위스 독일어에서는 [liəb̥] 즉 '리에브'로 발음된다. 다만 Biel의 실제 발음은 확인할 수 없으니 지금으로서는 가설일 뿐이다. Biel의 스위스 독일어식 형태는 Biu인 것 같다.

결론

위의 내용을 보고 스위스의 독일어 이름을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엄청나게 까다로운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첫 음으로 오는 ch는 예외적인 경우이고 대부분의 경우 독일어 음소의 표준 발음은 정해져 있고, 발음의 차이가 있더라도 장모음과 단모음의 차이와 같이 한글 표기에서는 무시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스위스의 독일어 이름을 한글로 옮길 때는 스위스 독일어 형태가 아니라 표준 독일어 형태와 독일식 표준 독일어 발음을 기준으로 해야 할 것이다. 어렵게 들리지만 사실 별 거 아니다. 보통 글로 쓰는 이름이 표준 독일어 이름이다. 예를 들어 취리히의 현지 스위스 독일어 이름은 Züri [ˈtsyɾi]이지만 특별히 방언을 글로 나타내려는 경우가 아니면 이 형태를 쓰지 않는다. 표준 독일어에서 쓰는 이름인 Zürich만이 쓰인다. 그러니 독일어 이름을 두고 혹시 스위스 독일어 형태가 아닐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 영어 이름을 독일어 이름으로 잘못 알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Zürich를 스위스 표준 독일어식으로 발음하면 '취리흐'에 가깝다는 것은 이미 언급했다. 하지만 한글로 표기할 때는 독일의 표준 독일어 발음인 [ˈtsyːrɪç] 또는 [ˈtsʏrɪç]를 기준으로 하여 '취리히'라고 적게 된다. 마찬가지로 Lichtensteig 같은 지명도 스위스식 '리흐텐슈타이그'가 아니라 독일식 '리히텐슈타이크'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스위스의 독일어 이름 가운데 스위스 독일어식 발음이 표준 독일어 철자에도 반영된 경우가 있다. 스위스에서 흔한 성 가운데 슈니더(Schnyder)가 있다. 독일의 슈나이더(Schneider)에 해당하는 성인데 독일어에서 ei로 쓰는 이중모음은 현대 표준 독일어에서 [], 즉 '아이'로 발음되지만 스위스 독일어에서는 고대 독일어의 발음에 가깝게 [], 즉 '이'로 발음하며 y로 흔히 표기한다. 그래서 Schnyder, Schwyz 같은 스위스 이름은 표준 독일어 이름으로 쓰일 때에도 스위스식 모음을 쓴다. 한글로는 '슈니더', '슈비츠' 등으로 표기한다.

물론 스위스의 고유 명사를 한글로 표기하려면 네 개의 공용어 가운데 어느 것이 원 언어인지 알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인명의 경우 모국어가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다면 출생지와 자란 곳을 참고하여 독일어 사용 지역 출신인지, 프랑스어 사용 지역 출신인지 등을 찾아내서라도 원 언어가 무엇인지 정해야 한글 표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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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迪倫 2009/02/24 12:21 # 답글

    스위스 독일어가 시골사람들처럼 느릿느릿하다고 들었던게 그런 연유가 있었던거군요
    그보다 독일어 안에서도 Hochdeutsche와 Niederdeutsche 사이에 차이가 있어, 어말의 g가 ach laut처럼 발음되던데요..(아마 Niederdeutsche인것 같은데 예전에 북쪽 출신 독어선생이 "함부르흐"처럼 발음하던 것을 들은적 있습니다. 기억이 좀 오래되어서...-_-) 혹시 알자스쪽도 독어 방언의 차이가 있나요? 궁금해서 입니다. Strasburg 는 물론 프랑스어 표기법으로 '스트라스부르'라고는 하지만...
  • 끝소리 2009/02/24 20:16 #

    이 글에서는 스위스에서 쓰는 독일어 얘기만 했지만 독일 내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 간 방언의 차이가 심합니다. 독일어 방언은 Hochdeutsch와 Niederdeutsch로 크게 구분되고 서쪽 일부 지역은 엄밀히 말해서는 독일어가 아니라 Niederfränkisch라는 어군에 속하는 방언도 씁니다. Niederfränkisch는 네덜란드어를 포함하는 어군입니다.

    표준 독일어는 Hochdeutsch의 일종인데 표준 독일어와 그렇게 다른 스위스 독일어도 Hochdeutsch의 일종인 것을 보면 얼마나 독일어 방언 간의 차이가 심한지 짐작이 됩니다.

    저도 Hamburg의 발음은 어느 지역 출신이냐에 따라 꽤 여러 가지로 들은 것 같습니다. 영문 위키피디어에 의하면 Hamburg의 표준 발음은 [ˈhambʊʁk]이지만 현지 독일어 발음은 [ˈhambʊɪç], 또 Niederdeusch 발음은 [ˈhambɔːx])라고 하니 독일 북부에서는 어말의 g를 Ich-Laut 또는 Ach-Laut로 발음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burg, -berg 등의 지명을 '부르히', '베르히'로 표기하기도 했는데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모두 '부르크', '베르크'로 통일했습니다.

    알자스에서도 알자스어라고 하는 알레마니슈 방언의 일종이 있다고 합니다. 알자스 북부에서는 Niederfränkisch 방언도 쓰인다고 하고요. 물론 글을 쓰거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아마 표준 프랑스어나 표준 독일어를 쓰겠죠. 스트라스부르의 알자스어식 표기는 Strossburi(슈트로스부리)더군요...
  • 迪倫 2009/02/26 13:22 #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슈트로스부리는 스웨덴어 Göteborg 예테보리같은 비슷한 발음이 나네요. 같은 게르만어계통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프랑스어나 다른 프랑크어 영향인가 궁금합니다. 아무튼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 끝소리 2009/02/27 05:37 #

    유럽 지명 가운데는 고대 게르만어 *burg에서 온 요소가 들어간 것이 매우 많습니다. 게르만어파 언어 뿐만이 아니라 프랑스어(bourg) 등 다른 유럽 언어들도 이 요소를 받아들였습니다. 수세기 동안 각 언어마다 음운 변화를 겪으면서 형태가 달라진 것인데, 알자스어와 스웨덴어의 경우는 서로 상관 없이 우연히 비슷하게 변화한 것 같습니다.

    스웨덴어에서는 borg, berg 등 어말의 g가 반모음 [j]로 변했지만 같은 북게르만어군 언어인 노르웨이어나 아이슬란드어에서는 그대로 [g]로 발음되고, 덴마크어에서는 stød라는 것으로 대체됩니다(자세한 설명은 생략).

    프랑스어는 발달 과정에서 어말의 자음이 발음되지 않게 되면서 -bourg의 g가 묵음이 되었습니다. 고대 영어에서는 g가 마찰음 [x]로 발음되어 burh가 되었다가 영어에서 -borough('버러' 또는 '브러')가 되었고 스코틀랜드식으로는 -burgh('버러'), 잉글랜드 남부에서는 -bury('베리' 또는 '버리')가 되는 등 원래의 g 대신 모음 발음이 나게 되었습니다. 미들즈브러, 에든버러, 캔터베리 같은 지명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알자스어식 -buri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프랑스어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고 독자적인 음운 변화였을 수도 있습니다.
  • 반바스틴 2009/02/24 14:15 # 답글

    정말 어렵군요. 아무래도 영어발음을 기준으로 생각만 하게되다보니 ....
    정말 어학이 쉽지않군요..
  • 끝소리 2009/02/24 20:19 #

    아니, 제가 너무 어렵게 설명하는 점도 있을 겁니다. 제가 아무래도 가장 까다로운 부분들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글을 써서요...
  • joyce 2009/02/24 17:20 # 답글

    이에 대해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따로 밝히는 바가 없지만 <-
    밝혀 두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쪽에서 유학하신 분이 '잘츠부르그에선 [크]라고 하지 않습니다'라고 고집을 부리실 수도...;;
  • 끝소리 2009/02/24 20:25 #

    밝히는게 좋겠죠? 일단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독일어의 -burg, -berg를 발음에 상관 없이 '부르크', '베르크'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시는대로 말음 경화나 Ach-Laut와 Ich-Laut의 구분 등 더 일반적인 발음 사항에 대해서도 어느 것을 기준으로 삼을지 밝히는 것이 혼란을 줄일 것입니다.
  • ghistory 2009/02/24 23:42 # 답글

    만화가 이원복씨가『먼나라 이웃나라』에서 스위스 도이치어와 관련한 잘못된 상식(이해할 수는 있지만 무척 느리다)을 사회에 퍼트리는 지대한 실수를 저지른 바 있습니다.

    그나마 스위스는 낫지요. 벨기에에서는 프랑스식 이름과 성이 네덜란드어식 이름과 성과 교차해서(아마 언어권 사이의 통혼 때문이겠지요) 작명을 하기 때문에, 이걸 별도의 언어별 표기법을 적용해야 하나 아니면 네덜란드식 인명이나 프랑스식 인명이라도 그 사람이 쓰는 언어의 발음대로 바궈 불러야 하나 고민을 일으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끝소리님의 설명을 요청할 수 있을까요?
  • 끝소리 2009/02/25 00:52 #

    그런 잘못된 통념이 있군요. 저도 어려서 먼나라 이웃나라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나중에 보니 크고 작은 오류가 많았고 사실보다는 각 나라에 대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잘못된 선입견을 그대로 전달한 경우도 많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벨기에의 경우는 주로 네덜란드어권 사람이 프랑스식 이름을 가진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기존 표기 결정 내용을 보면 그런 경우 프랑스어 표기법을 적용하는 듯 합니다. 네덜란드어 사용자인 Yves Leterme 전 총리를 '이브 르테름'이라고 표기한 것이 그 예입니다.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을 철자에 그대로 적용하면 '이버스 레테르머'이지만 Yves가 프랑스어 이름이니 네덜란드어에서도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내어 '이프'로 발음합니다(어말의 [v]는 [f]로 무성음화). 이처럼 프랑스어 이름은 네덜란드어식 발음 규칙을 따르지 않으니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이 있다고 해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원 발음을 알아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프랑스어보다는 네덜란드어가 더 생소하다 보니 프랑스식 이름이면 그냥 프랑스어 표기법을 적용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저는 좀 더 번거롭더라도 그 사람이 쓰는 언어의 발음대로 부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스위스도 독일어권 사람이 이름은 이탈리아어식이거나 프랑스어권 사람이 이름은 독일어식인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동안의 표기 용례를 보면 그 사람이 쓰는 언어의 발음을 따지려는 노력을 제대로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 ghistory 2009/02/25 00:56 #

    남한 국내에서는 '이브 레테름' 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건 틀린 건가요?
  • ghistory 2009/02/25 01:08 #

    그래서 이원복씨 책들은 국내 '서양사' 전공자들이 상당히 껄끄러워하는 부류지요. 외국 역사에 관심을 불러일으켜주기는 하는데, 의외로 흠집들이 많으니까요.
  • 끝소리 2009/02/25 01:17 #

    언론에서 '이브 레테름'이라고 쓰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는 '이브 르테름'이라고 표기를 정한 것으로 나오더군요. http://www.korean.go.kr/08_new/dic/rule_foreign_view.jsp?idx=32512

    확실하지는 않지만 '레테름'은 네덜란드어 발음([lɛtɛrmə])을 따랐다기보다는 Leterme의 프랑스어 발음을 잘못 알고 표기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프랑스어 발음 규칙을 잘 몰라 '으'로 적을 e를 '에'로 적는 것은 흔히 볼 수 있으니까요.
  • ghistory 2009/02/25 01:20 #

    감사합니다. 국내 언론매체들은 다 연합뉴스의 표기를 따라서 이브 레테름이라고 하더군요. 그나마 이 사람이 이미 총리직을 사임했기에 더 이 인명을 국내에서 사용할 기회는 아마 별로 없을 겁니다.
  • 끝소리 2009/02/25 01:21 #

    이원복씨 책들의 경우 만화라는 매체의 성질 때문에 한번 그리고 나면 내용 수정이 번거롭다는 사실도 잘못된 내용이 그대로 출판되는 것과 관계가 있을 듯합니다.
  • ghistory 2009/02/25 01:22 #

    제가 보기에는 무지와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들입니다.
  • 끝소리 2009/02/25 01:38 #

    한국 역사와 문화를 비슷한 방식으로 다룬 외국 책에 그런 식으로 잘못된 내용이 실린다면 한국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거짓말을 조금 보탠 흥미 위주의 소개로 외국에 대한 관심을 유발시키는 것도 좋지만 올바른 모습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 ghistory 2009/02/25 11:03 #

    이미 사례들은 많습니다. 거의 발작하는 수준의 분노를 수반하는 반응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요.

    내가 남을 제멋대로 규정하는 건 상관없지만 남이 나를 내가 내세우는 대로 알아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중태도인데, 뭐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역지사지가 아쉽지요.
  • chevalier 2010/04/24 12:32 # 삭제 답글

    벨기에 불어가 프랑스 불어랑 저렇게 다르군요... 감사합니다. Yves가 '이프'라고 발음되는군요... 네덜란드어의 영향인가 보네요.
  • 끝소리 2010/04/24 17:13 #

    아, 벨기에 불어에서 Yves가 '이프'라고 발음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벨기에 불어에서도 Yves는 [iv]로 발음됩니다. 다만 네덜란드어에서는 어말의 /v/를 무성음 [f]로 발음하기 때문에 Yves의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낼 때에도 [if]가 되는 것입니다.
  • 2018/02/18 04:23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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