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소리' 페이스북 페이지와 영어판 누리집 kkeutsori.com을 새로 개장했습니다.

앞으로 세계의 말과 글에 대한 이야기거리를 좀 더 다양하게 나눌 수 있도록 '끝소리'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언어권 사람들도 읽을 있도록 영어판 누리집 kkeutsori.com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끝소리'에서는 블로그에 새로 글을 올리면 링크하는 것은 물론 블로그에 싣기에는 조금 짧은 글이나 링크도 가끔 남길 생각입니다. 또 소셜미디어인만큼 언어에 대한 다양한 내용으로 여러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블로그 관리는 매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어의 한글 표기가 궁금하시면 페이스북 페이지로 연락하시는 것이 답장이 빠를 겁니다.

영어판 누리집은 이곳에 쓴 블로그 글의 영어판도 올리고 영어로 된 다른 자료들도 올릴 생각입니다. 특히 현행 외래어 표기법을 영어로 번역해서 올려놓았습니다(Loanword Transcription Rules 참조). 아마도 외래어 표기법을 전부 번역하여 영어로 소개하는 것은 사상 최초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kkeutsori.com에는 이미 최근에 블로그에 올렸던 글 가운데 네 개를 영어로 번역해서 올렸습니다.
앞으로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김밥은 이제 [김ː빱]으로 발음해도 된다 한글과 한국어

그동안 '김밥'의 표준 발음은 [김ː밥]만이 인정되었다('ː'는 장음 표시). 표준어의 근간이 되는 이른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에서 원래 '김밥'을 이렇게 발음해왔기 때문에 이것을 표준 발음으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 2016년 3/4분기 수정 내용을 보면 '김밥'의 발음 추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김ː밥]이 계속 표준 발음으로 인정되지만 이제는 [김ː빱]도 추가로 허용되는 것이다.

(Flickr: Hyeon-Jeong Suk CC BY 2.0)

예전부터 그랬는지 더 최근의 일인지는 모르지만 요즘에는 분명히 [김빱]으로 발음하는 사람도 많다(현실 발음에서는 모음의 장단 구별이 사라진지 오래이므로 장음 표시는 생략한다). 이것은 사잇소리 현상 때문에 '밥'의 첫소리가 된소리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어의 사잇소리 현상은 합성 명사에 나타나는데 합성 명사라고 다 적용되지는 않는다. '나무로 만든 집'을 뜻하는 나무집 [나무집], '나무를 파는 집'을 뜻하는 나뭇집 [나무찝] 같이 앞뒤 형태소의 의미 관계에 따라 사잇소리가 들어가기도 하고 들어가지 않기도 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언제 적용되고 언제 적용되지 않는지 규칙으로 설명하기는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예외도 많다. 예를 들어 '비빔밥'은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나 [--빱]이지만 의미 관계가 유사한 '볶음밥'은 사잇소리 없이 [--밥]으로 발음되는 것을 설명할 규칙을 찾기는 힘들다.

'쌀밥', '계란밥' 등 앞의 형태소가 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나타낼 때에는 보통 사잇소리 없이 [밥]으로 발음한다. '김밥'도 비슷한 의미 관계로 보면 사잇소리가 없는 전통 표준 발음이 설명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김밥'에서 사잇소리를 넣는 것은 김이 재료로 쓰인다 해도 의미 관계가 '쌀밥', '계란밥'과는 다르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앞 형태소가 한자어가 아니고 받침이 없는 경우에는 '냇가', '나뭇잎'과 같이 사이시옷을 넣을 수 있으므로 철자만 봐도 사잇소리가 들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김밥'과 같은 경우는 철자만으로는 사잇소리가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이런 경우에 사잇소리를 쓸지 언중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국립국어원에서는 '잎새', '이쁘다' 등 현실 언어에서 기존 표준어 '잎사귀', '예쁘다' 등과는 다른 형태로도 쓰이는 것을 복수 표준어로 추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김밥'의 표준 발음을 [김ː밥]과 [김ː빱] 둘 다 허용하는 표준 발음 추가도 표준어 규정을 현실에 좀 더 가깝게 하자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리스보아(리스본)'와 '구스망': 포르투갈어 유성 자음 앞 s의 표기 표기 용례

언덕 골목길을 오르내리는 전차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영어로 Lisbon [ˈlɪz.bən] '리즈번', 독일어로 Lissabon [ˈlɪ.sa.bɔn, ––ˈ–] '리사본', 프랑스어로는 Lisbonne [lis.bɔnə → liz-] '리스본'으로 불리지만 포르투갈어 이름은 Lisboa [포르투갈: ɫiʒ.ˈbo.ɐ, 브라질: ɫiz.ˈbo.ɐ], 에스파냐어 이름도 Lisboa [liz.ˈβ̞o.a]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리스본'의 원어 표기를 영어식으로 Lisbon이라고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지면 '리스본'은 오히려 프랑스어 Lisbonne을 따른 표기와 일치한다. 물론 '리스본'이 프랑스어에서 왔다는 것은 아니고 영어식 Lisbon을 철자식으로 표기한 것으로 비슷한 경우인 일본어 이름 リスボン Risubon '리스본'의 영향도 받은 관용 표기로 볼 수 있다.

리스본의 문장. mui nobre e sempre leal cidade de Lisboa는 '매우 고귀하고 언제나 충성스러운 도시 리스본'을 뜻한다(Wikimedia: Sérgio Horta, CC BY-SA 3.0).

이 지명은 고전 라틴어의 Olisīpō '올리시포'에 대응되는 속(俗)라틴어 Olisipona '올리시포나'에서 유래했다. 고대 그리스어로는 Ὀλισσιπών Olissipṓn '올리시폰' 또는 Ὀλισσιπόνα Olissipóna '올리시포나'라고 했다. 전통적으로 라틴어로 Ulixēs '울릭세스'라고 하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 오디세우스(Ὀδυσσεύς Odusseús)와 관련된 지명이라는 설, '잔잔한 만(灣)' 또는 '안전한 항구'를 뜻하는 페니키아어  ʕLYṢ ʕBʔ (페니키아 문자를 넣으면 블로그 포스팅이 깨지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이미지로 대체. 히브리 문자로 쓰면 עליץ עבא)에서 왔다는 설이 있었지만 민간 어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실제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타르테수스어(영어: Tartessian) 등 지금은 사라진 옛 언어에서 온 이름일 수 있다.

속라틴어의 Olisipona에서 모음 사이의 p가 b로 유성음화하고 무강세 음절의 모음이 탈락한 형태는 *Lisbona 정도인데 끝부분이 라틴어 bonus '좋은'의 여성형 bona와 형태가 같다. 포르투갈어에서는 라틴어 bona가 bõa를 거쳐 boa가 되었으며 프랑스어에서는 bona가 bonne이 되었는데 *Lisbona도 비슷한 발달 과정을 거쳐 옛 포르투갈어 Lisbõa를 거쳐 현대 포르투갈어로는 Lisboa가 되었고 프랑스어로는 Lisbonne이 되었다. 그런데 에스파냐어에서는 bona가 buena가 되었으니 에스파냐어의 Lisboa는 같은 뿌리에서 자체적으로 발달한 형태가 아니라 포르투갈어 형태를 딴 것으로 설명해야 하겠다.

2000년 12월 18일에 열린 제37차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회의에서는 포르투갈어 Lisboa의 표기를 '리스보아'로 결정하였다. 물론 도시 이름으로는 관용 표기인 '리스본'을 계속 쓰되 포르투갈어 이름을 특별히 부를 일이 있을 때는 '리스보아'로 쓴다는 것이다.

한편 2003년 12월 17일에 열린 제55차 외래어 심의회에서는 동티모르의 초대 대통령 Xanana Gusmão (1946년 태생)의 표기를 '구스망, 샤나나'로 결정하였다. 이 이름은 포르투갈어 이름이다. 동티모르는 1975년까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으며 이듬해 인도네시아에 점령당하여 포르투갈어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2002년 독립하면서 현지 공통어인 테툼어와 함께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삼았다. 이런 역사로 인해 동티모르에서는 포르투갈어 인명이 많이 쓰인다. 포르투갈어로 Xanana Gusmão은 [포: ʃɐ.ˈnɐ.nɐ ɡuʒ.ˈmɐ̃ũ̯, 브: ʃɐ̃.ˈnɐ̃.nɐ ɡuz.ˈmɐ̃ũ̯]으로 발음된다.

2002년 당시 동티모르 대통령이던 샤나나 구스망(Wikimedia: Darwinek, Public Domain).

Gusmão은 포르투갈어 성으로 에스파냐 북부의 지명인 Guzmán [ɡuð.ˈman] '구스만'에서 왔다. 에스파냐어 성으로도 Guzmán [ɡuð.ˈman] '구스만' 또는 de Guzmán [de.ɣ̞uð.ˈman] '데구스만'이 쓰인다. 네덜란드의 축구 선수 요나탄 더구스만(Jonathan de Guzmán)은 아버지가 한때 에스파냐의 식민지였던 필리핀 출신이라서 에스파냐어 성을 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선수명 표기 용례에는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을 적용한 '요나탄 더휘즈만'으로 실렸지만 네덜란드어에서도 에스파냐어 발음을 흉내내어 [ˈjoː.na.tɑn də.ˈɡus.mɑn]으로 발음하므로 이에 따라 '요나탄 더구스만'으로 쓰거나 아예 성에는 에스파냐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여 '요나탄 데구스만'으로 적는 것이 좋다.

Xanana는 미국의 로큰롤 그룹 '샤나나(Sha Na Na)'에서 딴 별명이다. 포르투갈어의 x는 영어의 sh처럼 무성 후치경 마찰음 [ʃ]를 나타낸다.

외래어 심의회에서 Lisboa '리스보아'와 Xanana Gusmão '구스망, 샤나나'를 표준 표기로 결정했을 때에는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이 없었다. 2005년 12월 28일에야 네덜란드어, 러시아어와 함께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이 외래어 표기법에 추가되었다.

그런데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 제9항에서는 s를 무성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는 '스'로 적고 유성 자음 앞에서는 '즈'로 적도록 하고 있다. Lisboa의 b와 Gusmão의 m은 유성 자음이다. 그러니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면 Lisboa는 '리즈보아'로, Gusmão은 '구즈망'으로 적는 것이 원칙에 맞다. 이 규정은 철자 s가 유성 자음 앞에서 유성음 [ʒ] (포르투갈) 또는 [z] (브라질)로 발음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2005년 포르투갈어 표기법 제정과 함께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 포르투갈어·네덜란드어·러시아어》에서는 Lisboa의 표기를 예전 결정과 마찬가지로 '리스보아'로 적고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Lisbon)'의 포르투갈어 이름'으로 풀이하였다. 이 용례집에서는 표기법을 적용하지 않고 관용을 인정한 경우에 Rio de Janeiro '*리우데자네이루'와 같이 한글 표기 앞에 별표(*) 표시를 하였지만(포르투갈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히우지자네이루') Lisboa '리스보아'에는 별표 표시가 없다. 더구나 이 용례집에는 앙골라 지명인 Nova Lisboa가 역시 별표 표시 없이 '노바리스보아'로 수록되었다. Nova Lisboa는 '새 리스본'을 뜻하며 1975년 앙골라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뒤 본래의 이름인 우암부(Huambu [ˈwɐ̃m.bu])로 불린다. Xanana Gusmão은 이 용례집에 실리지 않았다.

그러니 포르투갈어 표기법이 새로 추가된 후에도 이에 따라 Lisboa와 Gusmão의 표기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은 간과되고 예전에 결정된 표기를 그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 재심의 대상에서 단순 누락된 것이다.

그러면 이처럼 헷갈리게 왜 새 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는 유성 자음 앞의 s를 '즈'로 적도록 한 것일까? 이 규칙을 꼭 지킬 필요가 있을까? 물론 유성 자음 앞에서 s가 유성음 [ʒ] (포르투갈) 또는 [z] (브라질)로 발음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지만 비슷한 현상은 에스파냐어와 이탈리아어에도 나타나는데 외래어 표기법에 반영되지 않는다.

에스파냐어

에스파냐어에서 desde /ˈdes.de/, rasgo /ˈras.go/처럼 음절말 /s/ 뒤에 유성 폐쇄음 /b, d, ɡ/이 따를 경우에는 /s/는 유성음 [z]로 실현되고 /b, d, g/는 접근음 [β̞, ð̞, ɣ̞]로 실현된다. 즉 [ˈdez.ð̞e], [ˈraz.ɣ̞o]로 실현되는 것이다.

한편 isla /ˈis.la/, mismo /ˈmis.mo/처럼 음절말 /s/ 뒤에 유성음 /l, ʎ, m, n, ɲ, ʝ, w/ 등이 따를 때는 /s/가 유성음 [z]로 실현되기도 하고 [s]가 유지되기도 하는데, 보통 에스파냐에서는 [ˈiz.la], [ˈmiz.mo]와 같이 [z]로 실현되고 라틴아메리카에서는 [ˈis.la], [ˈmis.mo]와 같이 [s]가 유지된다. 에스파냐에서도 천천히 또박또박 말할 때는 [s]를 유지시켜 [ˈis.la], [ˈmis.mo]로 발음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음절말 /s/가 유성 자음 앞에서 [z]로 발음되더라도 '스'로 표기를 통일하여 '데스데', '라스고', '이슬라', '미스모' 등으로 적는다. 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원칙 가운데 하나는 '외래어의 1 음운은 원칙적으로 1 기호로 적는다'는 것인데 이에 따라 음소 /s/는 변이음 [z]로 발음되더라도 '스'로 표기를 통일한 것이다. 에스파냐어에서 [z]는 음소 /s/의 변이음으로만 나타나기 때문에 한글 표기에 따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다.

한편 Guzmán의 z는 에스파냐 발음에서 원래 무성 치 마찰음 /θ/를 나타내며 라틴아메리카 발음에서는 /s/를 나타내는데 이것도 s /s/와 실현 양상이 비슷하다. 즉 에스파냐에서는 [ɡuð.ˈman]으로 흔히 발음되고 또박또박 말할 때는 [ɡuθ.ˈman]이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보통 유성음화 없이 [ɡus.ˈman]으로 발음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구스만'으로 적는 것이다.

이탈리아어

이탈리아어에서 sbaglio [ˈzbaʎ.ʎo], Slovenia [zlo.ˈvɛː.nja], cosmo [ˈkɔz.mo], svagato [zva.ˈɡaː.to] 등 유성 자음 앞의 /s/는 언제나 유성음화하여 [z]로 발음된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스발리오', '슬로베니아', '코스모', '스바가토'와 같이 이탈리아어의 s를 언제나 'ㅅ', '스'로 적는다.

에스파냐어에서와 달리 이탈리아어에서는 /s/와 /z/가 각각 독립적인 음소인 것으로 보통 본다. 유성 자음 앞에서는 [z]만 쓰이고 무성 자음 앞에서는 [s]만 쓰이지만 모음 사이에서는 [s]와 [z]가 구별된다. 예를 들어 '보이다, 내놓다'를 뜻하는 presentare의 1인칭 단수 presento는 [pre.ˈzɛn.to], '예감하다'를 뜻하는 presentire의 1인칭 단수 presento는 [pre.ˈsɛn.to]로 발음하여 구별한다. 하지만 철자만으로는 구별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제 [s]를 쓰고 언제 [z]를 쓰는지도 방언과 화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집'을 뜻하는 casa는 전통적으로 [ˈkaː.sa]로 발음되었지만 요즘에는 [ˈkaː.za]로 흔히 발음된다. 또 이탈리아 남부의 발음에서는 아예 모음 사이의 s를 모두 [s]로 발음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탈리아어의 s가 [s]인지 [z]인지 구분하지 않고 모두 'ㅅ', '스'로 통일해서 적는 것이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는 민간 표기에서는 [z]로 발음되는 s를 'ㅈ'으로 적는 모습도 간혹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 이름인 lasagna [la.ˈzaɲ.ɲa], risotto [전통: ri.ˈsɔt.to, 현대: ri.ˈzɔt.to]는 각각 '라자냐', '리조토/리조또'로 흔히 적는다.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면 각각 '라사냐', '리소토'로 적어야 한다. 사실 이탈리아어에서는 음식을 이를 때는 단수형 lasagna보다는 복수형 lasagne를 쓰므로 '라사녜'가 원어의 용법에 맞다(단수형 spaghetto 대신 복수형 spaghetti '스파게티'를 쓰는 것 참조). 하지만 미국 영어에서는 복수형 lasagne 외에도 단수형 lasagna가 음식 이름으로 흔히 쓰이게 되어 한국에서는 이에 따라 '라자냐'라는 형태로 널리 알려졌다. 아직 lasagne/lasagna의 표준 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라사녜'가 너무 생소하다면 '라자냐'를 관용 표기로 인정해도 별 탈은 없을 듯하다.

포르투갈어

포르투갈어에서는 /s/와 /z/가 확실히 각각 독립적인 음소일 뿐만 아니라 같은 철자 s가 /s/와 /z/를 둘 다 나타내는 이탈리아어와 달리 /z/를 나타내는 철자 z가 따로 있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포르투갈어의 z를 'ㅈ', '즈'로 적도록 하고 있다. 다만 /s/와 /z/는 어두와 모음 사이에서만 구별되고 음절말에서는 구별되지 않는다. 포르투갈 전역을 비롯하여 브라질 일부(리우데자네이루 주변)에서는 음절말의 /s, z/가 후치경음 [ʃ, ʒ]로 변하는데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브라질 대부분에서 쓰는 발음에 따라 /s, z/인 것처럼 '스', '즈'로만 적도록 한다. 어말의 /s, z/는 무성음 [ʃ] 또는 [s]로 발음되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말의 -z를 '스'로 쓴다. 예를 들어 포르투갈어 성인 Moniz는 -z가 무성음화하여 포르투갈에서 [mu.ˈniʃ]로, 브라질에서 [mõ.ˈnis]로 발음되므로 '모니스'로 적는다.

어중 음절말의 /s, z/는 뒤따르는 자음이 무성음이면 [ʃ] 또는 [s]로, 유성음이면 [ʒ] 또는 [z]로 발음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유성 자음 앞의 s를 '즈'로 적도록 하고 있으므로 Francisco [포: fɾɐ̃.ˈsiʃ.ku, 브: fɾɐ̃.ˈsis.ku] '프란시스쿠', Gustavo [포: ɡuʃ.ˈta.vu, 브: ɡus.ˈta.vu] '구스타부'에서는 s를 '스'로 적지만 Lisboa [포: ɫiʒ.ˈbo.ɐ, 브: ɫiz.ˈbo.ɐ], Gusmão [포: ɡuʒ.ˈmɐ̃ũ̯, 브: ɡuz.ˈmɐ̃ũ̯]에서는 s를 '즈'로 적어 각각 '리즈보아', '구즈망'으로 쓰는 것이 원칙에는 맞다.

그런데 포르투갈어 표기법 제정과 함께 나온 용례집에서 브라질 지명 Venceslau Bráz [포: vẽ.sɨʒ.ɫau̯.ˈbɾaʃ , 브: vẽ.sez.ɫau̯.ˈbɾas]는 '벤세슬라우브라스'로 적는다. 또 2007년에 심의된 동티모르 인명에서 Estanislau [포: ʃtɐ̃.niʒ.ˈɫau̯, 브: i.stɐ̃.niz.ˈɫau̯]를 '*에스타니슬라우'로 적고 있다(어두 무강세 음절의 e를 표기법에 따른 '이' 대신 '에'로 적었기 때문에 관용 표기를 나타내는 별표를 쓴 듯하다). 포르투갈어 l은 유성음 /ɫ/을 나타내므로 표기법을 문자 그대로 따르면 각각 '벤세즐라우브라스', '이스타니즐라우'로 적어야 한다. 하지만 /s.ɫ/ 대신 /.sɫ/로 음절 구분을 달리하면 /s/가 더이상 음절말이 아니므로 무성음으로 유지되어 Venceslau [포: vẽ.sɨ.ˈʃɫau̯, 브: vẽ.se.ˈsɫau̯], Estanislau [포: ʃtɐ̃.ni.ˈʃɫau̯, 브: i.stɐ̃.ni.ˈsɫau̯]와 같이 발음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도 실제 관찰해보면 예상대로 어중 sl의 s는 보통 유성음 [ʒ] 또는 [z]로 발음되는 듯하다.

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 s는 포르투갈어 음운 규칙에 따라 /z/으로 발음되는 모음 사이에서는 'ㅈ'으로 적고 어중 유성음 앞에서는 '즈'로 적도록 했다. 그래서 Lisboa, Gusmão, Venceslau, Estanislau 등은 기존 용례에서 어떻게 적었든 표기법대로 각각 '리즈보아', '구즈망', '벤세즐라우', '이스타니즐라우'로 적는 것이 실제 발음에는 가깝다. 이 외에도 표기 용례에는 Cosmo [포: ˈkɔʒ.mu, 브: ˈkɔz.mu] '코즈무', Quaresma [포: kwɐ.ˈɾɛʒ.mɐ, 브: kwa.ˈɾɛz.mɐ] '쿠아레즈마'와 같이 표기법을 그대로 따른 것들이 있다.

포르투갈 대표 축구 선수 히카르두 쿠아레즈마(Wikimedia: Fanny Schertzer, CC BY 3.0)

하지만 과연 실제 발음과 가깝다고 해서 유성 자음 앞의 s를 '즈'로 적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리스보아', '구스망', '벤세슬라우', '*에스타니슬라우' 등의 기존 용례에서 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지킨 경우보다 많을 정도이니 자음 앞의 s는 '스'로 통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다른 언어의 경우도 살펴보자.

프랑스어

프랑스어도 /s/와 /z/가 독립적인 음소이고 철자 z가 /z/를 나타내며 모음 사이의 s는 보통 /z/를 나타낸다는 점이 포르투갈어와 상당히 비슷하다. 그런데 어중 유성 장애음 /b, d, ɡ, v/ 앞의 s는 [z]로 발음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천천히 발음할 때는 [s]가 유지되며 사전에서는 보통 [s]를 기본 발음으로 제시한다. Gainsbourg [ɡɛ̃s.buːʁ → ɡɛ̃z.buːʁ] '갱스부르', Strasbourg [stʁas.buːʁ → stʁaz.buːʁ] '스트라스부르' 등의 기존 용례에서도 이와 같은 경우의 s를 '스'로 적는다. 한편 Sisley [sis.lɛ] '시슬레', orgasme [ɔʁ.ɡasmə] '오르가슴'처럼 유성 공명음 /l, m, n, ɲ, ʁ/ 앞의 s는 언제나 [s]로 발음하는 것을 표준 발음으로 친다(다만 방언에서는 [z]로 발음될 수 있다).

그러므로 프랑스어에서 어중 유성 자음 앞의 s /s/는 '스'로 표기를 통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리스본의 프랑스어 이름 Lisbonne [lis.bɔnə → liz-]도 '리스본'으로 표기된다.

네덜란드어

네덜란드어도 /s/와 /z/가 독립적인 음소이고 철자 z가 /z/를 나타내며 모음 사이의 s는 보통 /z/를 나타낸다. 하지만 네덜란드어에서 음절말 자음은 일단 무성음화했다가 뒤따르는 유성 폐쇄음에 의해 유성음이 될 수 있는 규칙이 있다. 그래서 어중 유성 폐쇄음 /b, d/ 앞의 s는 보통 [z]로 실현되지만 이 역시 천천히 발음할 때는 [s]가 유지된다.

그런데 현 네덜란드어 표기법에서는 철자 s가 /z/를 나타내는 경우에도 'ㅅ', '스'로 적는다. 그러니 Doesburg [ˈdus.bʏrəx → ˈduz.bʏrəx] '두스뷔르흐', Ruysdael [ˈrœy̯s.daːl → ˈrœy̯z.daːl] '라위스달' 등의 어중 자음 앞 s는 보통 [z]로 실현되더라도 '스'로 적는다. 한편 Friesland [ˈfris.lɑnt] '프리슬란트', Tasman [ˈtɑs.mɑn] '타스만'에서처럼 유성 공명음 /l, m, n, r, ʋ/ 앞의 s는 언제나 [s]로 발음되며 Sven [ˈsfɛn] '스벤', misgaan [ˈmɪs.xaːn] '미스한'에서와 같이 s 뒤에 유성 마찰음 /v, ɣ/가 따르면 오히려 뒤쪽 자음이 /f, x/로 무성음화된다. 하지만 현 네덜란드어 표기법에서 앞뒤 자음에 의한 유성음화나 무성음화는 반영하지 않는다.

영어

영어도 /s/와 /z/가 독립적인 음소이고 철자 z가 /z/를 나타내며 모음 사이의 s는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z/를 나타낼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영어에서 어중 유성 자음 앞의 s는 [z]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newspaper [ˈnjuːz.ˌpeɪp.əɹ, ˈnjuːs-] '뉴즈페이퍼/뉴스페이퍼'에서와 같이 합성어에서 앞부분의 -s가 /z/일 때 뒷부분이 무성 자음으로 시작하더라도 천천히 발음할 때는 [z]가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이다.

영어에서는 newspaper 외에도 transgender [ˌtɹæːnz.ˈʤend.əɹ, ˌtɹæːnts-] '트랜즈젠더/트랜스젠더', Wesley [ˈwɛs.li, ˈwɛz-] '웨슬리/웨즐리', Glasgow [ˈɡlæːz.ɡoʊ̯, ˈɡlæːs-, ˈɡlæːsk.oʊ̯] '글래즈고/글래스고/글래스코', jasmine [ˈʤæz.mᵻn, ˈʤæs-] '재즈민/재스민', Chrysler [ˈkɹaɪ̯z.ləɹ, ˈkɹaɪ̯s-] '크라이즐러/크라이슬러' 등 [z]와 [s] 발음이 혼용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실제 용례 또는 많이 쓰는 표기를 보면 '뉴스페이퍼', '트랜스젠더', '웨슬리', '글래스고', '재스민', '크라이슬러' 등 어중 자음 앞 s를 '스'로 쓴다. 하지만 어중 자음 앞 s가 [z]로만 발음될 경우는 보통 Disney [ˈdɪz.ni] '디즈니', lesbian [ˈlɛz.bi‿ən] '레즈비언', Queensland [ˈkwiːnz.lənd, -lænd] '퀸즐랜드'에서와 같이 '즈'로 쓰며 드물게 Carlsberg [ˈkɑːɹlz.bɜːɹɡ] '칼스버그'처럼 그냥 '스'를 쓰는 경우도 있다(덴마크 회사 Carlsberg의 덴마크어 발음은 [kʰɑːˀls.b̥æɐ̯ˀ] '카를스베르'이다).

이처럼 영어에서 어중 유성 자음 앞 s의 표기는 까다로운 문제이지만 [z]로만 발음되고 합성어라는 인식이 없을 때에만 '즈'를 쓰고 나머지 경우에는 '스'를 쓰는 것이 어떨까 한다. '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에 따라 영어에서 news [ˈnjuːz] '뉴스' 등 어말의 -s는 [z]로 발음되더라도 '스'로 적는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현대 그리스어

그리스어에서 /s/와 /z/는 독립적인 음소이며 그리스 문자에는 기본적으로 /s/를 나타내는 '시그마' σ s와 /z/를 나타내는 '제타' ζ z가 따로 있다. 그런데 σ s는 보통 유성 자음 /v, ð, ɣ; m, n, r/ 앞에서 [z]로 유성음화한다(다만 /l/ 앞에서는 [s]로 유지된다).

따라서 Λέσβος ‎Lésvos [ˈlez.vos] '레스보스', Πελασγός Pelasgós [pe.laz.ˈɣos] '펠라스고스', κόσμος kósmos [ˈkoz.mos] '코스모스', Ισραήλ ‎Israíl [iz.ra.ˈil] '이스라일' 등에서는 σ s가 [z]로 발음된다. 하지만 한글 표기에서는 '스'로 쓴다. 외래어 표기법에는 그리스어 표기 규정이 따로 없지만 '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에 포함된 그리스어 표기 원칙을 비롯하여 정식으로 고시된 적이 없는 그리스어 표기 시안에도 σ s를 경우에 따라 '즈'로 적는다는 규정은 없다. 기존 용례에도 현대 그리스 인명 가운데 Κοσμίδης Kosmídis [koz.ˈmi.ðis]를 '코스미디스'로 적은 것이 있다.

결론

이와 같이 /s/와 별도로 /z/를 나타내는 글자가 따로 없는 에스파냐어와 이탈리아어는 물론 /z/를 나타내는 글자가 따로 있는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현대 그리스어에서도 유성 자음 앞에서 [z]로 실현되는 s는 '스'로 적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포르투갈어의 s가 유성 자음 앞에서 [ʒ] 또는 [z]로 발음되더라도 '스'로 통일해서 적는 것으로 표기 규정을 바꾸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즉 Lisboa, Gusmão, Venceslau, Estanislau, Cosmo, Quaresma는 각각 '리스보아', '구스망', '벤세슬라우', '이스타니슬라우', '코스무', '쿠아레스마'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삼자는 것이다.

포르투갈어에서 유성 자음 앞의 s를 '즈'로 적는다는 규칙처럼 외래어 표기 규정 가운데 표기 용례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있으면 무조건 용례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기 전에 그 규정이 과연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다른 언어의 표기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는지 따져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래서 잘 지켜지지 않으면서 계속 존속시킬 근거가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규정은 과감히 현실에 맞게 바꾸는 것이 규정에 따른 표기와 실제 쓰는 표기의 간극을 좁히는 길이다.

에티오피아 커피 '예가체프(Yirgacheffe)'의 원 발음은 '이르가처페' 표기 용례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에서도 최상급으로 쳐주는 '커피의 귀부인'으로 알려진 모카 커피 품종 Yirgacheffe는 국내에 '예가체프'라고 알려져있고 최근에는 '이르가체페'라고도 부르기도 하는 듯하다. 하지만 원래의 발음을 따라 적으면 '이르가처페'로 적어야 한다.

이르가처페 원두(출처 Flickr: Jørgen Schyberg CC BY-NC-ND 2.0)

Yirgacheffe는 원래 에티오피아 중남부에 있는 마을의 이름으로 그 주변 지역에서 나는 커피 품종에 그 이름이 붙은 것이다. 커피 품종 이름으로 영어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로마자 표기는 Yirgacheffe이지만 인터넷 지도 서비스를 검색하면 이 마을의 이름은 Yirga Chefe 또는 Yirga Cheffe, Yirgachefe, Yirga Ch’efē 등으로 나온다. 그런가 하면 영어판 위키백과에는 현재 Irgachefe가 표제어로 쓰인다. 한편 현지 표지판 가운데 적어도 하나는 Yirga Chaffe라고 썼다. 지금이야 덜하지만 지명의 로마자 표기가 중구난방인 것은 예전에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Yirga Chaffe라고 쓴 현지의 표지판(출처 Flickr: counterculturecoffee CC BY-NC-ND 2.0)

이 지명은 에티오피아의 공용어인 암하라어 이름이다. 원래의 에티오피아 문자로는 ይርጋ ጨፌ라고 쓴다(잘 보이도록 이 문단 밑에 더 큰 글씨로 썼다). 아프리카·아시아어족 셈어파에 속하는 암하라어는 2007년 인구 조사에 의하면 에티오피아 인구의 29.3%가 제1언어로 사용하여 33.8%가 제1언어로 쓰는 오로모어에 밀린다. 하지만 암하라인들이 사실상 에티오피아를 지배해왔고 에티오피아 황제들은 대부분 암하라인 출신이었기 때문에 암하라어만이 공용어 지위를 누린다. 또 오로모어는 에티오피아에서 하나의 언어로 치지만 사실 언어학적으로만 따지면 여러 언어로 나누어야 한다.

ይርጋ ጨፌ

에티오피아와 이웃 에리트레아의 셈어파 언어들인 암하라어, 티그리냐어(에리트레아의 공용어), 티그레어 등은 에티오피아 문자를 쓴다. 에티오피아 문자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게즈어'라고 부르는 고전 에티오피아어에서 쓴 문자이다. 로마자로 보통 Ge'ez라고 쓰지만 원래의 형태는 ግዕዝ Gəʿəz [ɡɨʕɨz]이니 이에 가깝게 '그으즈어'라고 하기도 한다. 역시 셈어파 언어인 고전 에티오피아어는 고대 악숨 왕국의 공용어였으며 오늘날 에티오피아 정교와 에리트레아 정교, 에티오피아 가톨릭 교회 등에서 예배 언어로만 쓰인다. 보통 고전 에티오피아어가 갈라져 오늘날의 여러 언어를 이룬 것이라고 보지만 자세한 가계도는 밝혀지지 않았다.

암하라어는 로마자 표기 방식이 통일되지 않아 골치를 썩인다. 여기서는 《에티오피아 백과사전(Encyclopaedia Aethiopica)》에서 쓰는 이른바 EAE 로마자 표기법을 따른다. 이에 따르면 ይርጋ ጨፌ는 Yərga Č̣äfe가 된다. 또 미국지명위원회·영국지명위원회(BGN/PCGN)의 BGN/PCGN 1967년 로마자 표기법을 따르면 ይርጋ ጨፌ는 Yirga Ch'efē가 된다.

한동안 암하라어의 한글 표기는 원칙 없이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를 따랐는데 최근 심의된 에티오피아 이름들은 원 발음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암하라어의 표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마 EAE 로마자 표기법에서 ə로 적는 [ɨ]와 ä로 적는 [ə]일 것이다. 로마자 표기에서 쓰이는 ə는 [ə]로 발음되지 않으니 혼동하지 말자.

중설 비원순 고모음 [ɨ]는 한국어의 '으'에 가까운 음으로 예전에는 한국어의 '으'를 [ɨ]라고 표기하는 적도 많았다. 요즘에는 '으'를후설 비원순 고모음 [ɯ]로 보통 쓴다. 또 에티오피아 문자에서는 뒤에 모음이 붙지 않는 자음도 ə [ɨ]가 붙은 것과 같은 글자로 쓰니 이 모음은 한글로 표기할 때 '으'로 적는 것이 좋겠다. 이에 따라 2013년 6월 20일 제109차 회의 때 심의된 인명 ጌታቸው እንግዳ Getaččäw Ǝngəda [ɡetatʧəw ɨnɡɨda] (통용 로마자 표기는 Getachew Engida)는 '게타처우 응그다'로 표기를 정했다.

여기서 ä [ə]는 '어'로 적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표기 방식은 2013년 7월 12일 실무소위에서 심의된 인명 ገብረኢየሱስ Gäbräʾiyäsus [ɡəbrəʔijəsus] (통용 로마자 표기는 Ghebreyesus) '거브러여수스'에도 적용되었다.

그런데 ይርጋ ጨፌ Yərga Č̣äfe에 나오는 [jɨ]는 어떻게 적어야 할까? 아무래도 '이'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ɨ]는 오늘날의 한국어 발음에서 '이'와 '으'의 중간음인데 '이'에 해당하는 반모음 [j]가 그 앞에 와서 합친 소리는 한 음절이므로 '이'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로마자 표기 가운데 Irgachefe가 있는 것도 참고할 수 있다. 2015년 4월 29일 제120차 회의에서 인명 ሽፈራው ሽጉጤ Šəfärraw Šəguṭe [ʃɨfərraw ʃɨɡutʼe] (통용 로마자 표기는 Shiferaw Shigute)는 '*시퍼라우 시구테)로 표기를 정했는데 šə [ʃɨ]를 '시'로 적은 것도 참고할 수 있다.

그러니 최근의 암하라어 표기 용례를 따르면 ይርጋ ጨፌ Yərga Č̣äfe는 '이르가처페'로 적을 수 있다. 지명은 원 철자에서 띄어 쓰더라도 한글로는 보통 붙여 쓴다. 통용 로마자 표기인 Yirgacheffe도 한 단어로 붙여 썼으니 일부러 띄어 쓰자는 이는 없을 것이다.

암하라어 ይርጋ Yərga는 인명과 지명에 많이 등장한다. 인명으로 쓰이는 ይርጋ Yərga는 '잔잔하게 되라(may he/it be calm)'로 풀이된다. 또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는 에티오피아 남부의 지명으로 Yirga Alem '이르가알렘'이 등장한다. 암하라어 원 이름은 ይርጋ ዓለም Yərga ʿAläm [jɨrɡa ʔaləm]으로 원 발음에 가깝게 쓰면 '이르가알럼'이다. ይርጋለም Yərgaläm [jɨr.ɡa.ləm] '이르갈럼'으로 줄인 형태로도 쓰인다. 이 이름은 '세계가 잔잔하게 되라(may the world be calm)'로 풀이된다. ጨፌ Č̣äfe는 '늪(marsh)'이란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이니 ይርጋ ጨፌ Yərga Č̣äfe는 '늪이 잔잔하게 되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이르가처페 지역 빌로야(Biloya) 농장에서 커피 원두를 말리는 모습(출처 Flickr: counterculturecoffee CC BY-NC-ND 2.0)

이와 같이 영어권에서 Yirgacheffe라고 부르는 에티오피아 지명이자 커피 품종은 암하라어 발음에 따라 한글로 적으면 '이르가처페'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예가체프'는 앞으로 '이르가체프'로 고쳐 써야 할까?

'예가체프'가 근거가 부족한 표기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암하라어에서 직접 들여온 이름이 아니라 영어권에서 쓰는 로마자 표기를 거친 이름일 텐데 영어권에서도 Yirgacheffe의 원어식 발음을 제대로 알 리가 없으니 지금까지 암하라어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지 못한 것이 당연하기도 하다. 하필 '예가체프'라는 형태로 알려진 것은 Yergachefe나 Yergacheffe 같은 표기를 옮긴 것이거나 Yirgacheffe의 첫 음을 '이'로만 옮기기는 뭔가 허전해서 y가 나타내는 반모음을 밝히기 위해 '예'로 옮긴 것일 수 있겠다. 또 일반 영어 단어에서처럼 어말의 e는 묵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여'로 썼다면 모를까 영어에서 r를 처리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예'는 Yir-나 Yer-의 영어 발음을 나타낸 것과는 거리가 멀다.

외래어는 이미 한국어의 일부가 된 관용을 존중하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 규정에 맞지 않는 것이 많다. 또 지금은 잊혀졌지만 나름대로의 역사가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니 표기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꼭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영어의 cashmere [ˈkæʃ.mɪə̯ɹ, kæʃ.ˈmɪə̯ɹ, (ˈ)kæʒ-]는 자음 앞의 [ʃ]는 '슈'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캐슈미어'로 적어야 하니 고급 모직물을 이르는 '캐시미어'는 cashmere의 틀린 표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캐시미어'는 사실 영어에서 쓰던 옛 형태인 cassimere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는 cassimere라는 형태가 거의 쓰이지 않고 cashmere '캐슈미어'와 kerseymere '커지미어'로 분화되어 쓰인다. 참고로 이는 영어에서 Kashmir라고 쓰는 지명 '카슈미르'와 어원이 같다.

하지만 '예가체프'는 이제라도 충분히 표기를 바꿀 수 있는 경우이다. '예가체프'가 얼마나 역사가 오래된 표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에 '이르가체페'로도 쓰는 예가 있는 것만 봐도 관용으로 굳어졌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카레'와 '커리'처럼 의미가 분화된 것이 아니라 단지 형태만 다른 것으로 보아야 하겠다. '이르가체페'가 암하라어 발음에 훨씬 더 가까우니 만약 기존에 통용되던 표기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면 이게 나을 듯하다. 또 커피 품종은 '예가체프'로 표기하되 지명은 암하라어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현재 일반 언중이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형태로 이미 굳어진 것이 없다면 최근의 암하라어 표기 용례와 일관되도록 커피 품종과 지명을 '이르가처페'로 통일하는 것이 어떨까?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 응구기 와 디옹오(티옹오/시옹오/씨옹오) 표기 용례

올해 노벨 문학상이 미국의 가수 밥 딜런에게 돌아가면서 매년 후보로 거론되는 케냐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수필가인 응구기 와 디옹오(Ngũgĩ wa Thiong'o, 1938년생)는 또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다. 이 이름의 표준 표기는 2014년 12월 12일 외래어 심의 실무소위에서 '응구기, 와 티옹오'로 결정되었고 지난달 그가 제6회 박경리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에는 '응구기 와 시옹오'라는 표기가 쓰였으며 그 외에도 국내 번역서에는 '응구기 와 씨옹오'라는 표기로도 쓰이지만 여기서는 원어의 발음에 가깝게 '응구기 와 디옹오'로 적기로 한다.

2012년 독일 뮌헨의 문학 센터 '리테라투어하우스 뮌헨(Literaturhaus München)'에서 낭독회를 가진 응구기 와 디옹오(출처: Wikimedia User:Heike Huslage-Koch CC0)

케냐는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처럼 다민족, 다언어 사회이다. 서로 모어가 다른 케냐인들 사이에는 영어와 스와힐리어가 공통어(lingua franca, 다른 언어 화자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위해 쓰는 언어)로 쓰이는데 둘 다 공용어(official language, 공식적으로 쓰는 언어)이지만 영어보다는 스와힐리어를 구사하는 이가 더 많다. 스와힐리어는 원래 케냐에서 탄자니아를 거쳐 모잠비크 북부까지 이르는 인도양 해안에 사는 스와힐리인들의 언어로 케냐를 포함한 동아프리카 넓은 지역에서 공통어로 쓰인다. 스와힐리어는 니제르·콩고 어족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 남반부의 광대한 지역에서 쓰이는 어파인 반투어파에 속하는 언어로 인도양 무역으로 인해 아랍어 어휘도 많이 받아들였다. 야생 동물을 구경하는 여행을 뜻하는 단어 '사파리'는 스와힐리어로 '여행'을 뜻하는 safari에서 온 것인데 이 스와힐리어 단어는 역시 '여행'을 뜻하는 아랍어의 سَفَرَ safara가 어원이다. 스와힐리어는 전통적으로 아랍 문자를 썼지만 오늘날에는 로마자를 쓴다.

응구기는 키쿠유인으로 그의 모어는 키쿠유어이다. 키쿠유어도 스와힐리어처럼 반투어파에 속한다. 케냐 중부의 케냐산 주변이 본거지인 키쿠유족은 2009년 기준으로 전체 케냐 인구의 16.9%로 케냐의 최대 민족이며 영국의 식민 지배에 반발하여 일어난 마우마우 항쟁(Mau Mau Uprising, 1952년~1960년)의 주역이었다. 키쿠유(Kikuyu)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스와힐리어 이름이고 키쿠유어로는 스스로 기쿠유(Gĩkũyũ [ɣekojo])라고 부른다(키쿠유어는 성조도 있으나 의미 구별에 그리 중요하지 않고 관련 정보도 찾기 어려우므로 발음 표기에서는 생략한다). 키쿠유어의 ĩ [e]와 ũ [o]는 각각 i [i]와 e [ɛ] 사이, u [u]와 o [ɔ] 사이의 중고모음이다. 키쿠유어 발음만 따지면 각각 '에', '오'로 적을 수도 있겠지만 스와힐리어의 i, u에 각각 대응되니 '이', '우'로 적는 것이 무난하고 철자에서 예측하기도 쉽다.

1928년에 창간된 케냐 최초의 키쿠유어 월간지 《무이귀다니아(Muĩgwithania, '화해자')》 제2권 제1호(1929년). 후에 케냐의 초대 대통령이 되는 조모 케냐타(Jomo Kenyatta)가 창간하였다. 여기서는 현대 철자법에서 ĩ, ũ를 써서 Gĩkũyũ, Muĩgwithania와 같이 적는 단어를 그냥 i, u를 써서 Gikuyu, Muigwithania로 적고 있다. (출처: Wikimedia)

응구기는 원래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다가 영어를 식민 지배자의 언어로 규정하고 스와힐리어, 후에 키쿠유어로 작품을 썼다. 작품에 담긴 정치적 내용 때문에 수감되었을 때 옥중에서 쓴 1980년작 《십자가의 악마(Caitaani mũtharaba-Inĩ 샤이타니 무다라바이니)》는 최초의 키쿠유어 근대 소설이다. 그는 1986년 《정신의 탈식민화(Decolonising the Mind)》라는 산문집에서 아프리카 작가들은 옛 식민 지배자들의 언어 대신 아프리카 고유 언어를 써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정신의 탈식민화》 표지(출처: Wikipedia)

키쿠유인은 전통적으로 성 대신 부칭을 쓴다. Ngũgĩ는 본인 이름, Thiong'o는 아버지 이름이며 wa는 '~의'를 뜻한다. 그러니 Ngũgĩ wa Thiong'o는 '디옹오의 (아들) 응구기'라는 뜻이다. 응구기의 아들 역시 작가인데 그의 이름은 무코마 와 응구기(Mũkoma wa Ngũgĩ), 즉 '응구기의 (아들) 무코마'이다. 응구기 와 디옹오는 줄여서 쓸 때 '응구기'라고 불러야지 '와 디옹오' 또는 '디옹오'라고 부르면 안 된다.

실무소위에서 Thiong'o를 '티옹오'로 적은 것은 외래어 표기법에 준하는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에서 th를 'ㅌ/트'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키쿠유어의 th는 유성 치 마찰음 [ð], 즉 영어의 this에서와 같은 음이며 Thiong'o의 발음은 [ðiɔŋɔ]이다. 외래어 표기법 제2장의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서는 [ð]를 'ㄷ'으로 대응시켰다. 이 표는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의 표기에만 쓰이는데 이 가운데 영어에만 [ð] 음이 있으니 영어에만 해당하는 규칙이지만 이 음은 'ㄷ'으로 적는 것이 발음만 따지면 가장 가까우니 키쿠유어 발음을 기준으로 한다면 th도 'ㄷ'으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키쿠유어 이름 Mũthoni는 '무도니', Gatheru는 '가데루', Gĩthongo는 '기동고', Muthee는 '무데'가 되겠다(키쿠유어의 ee는 장모음 [ɛː]를 나타낸다). 또 지명 Mũthaiga는 '무다이가', Mathare는 '마다레'가 현지 발음에 가깝다.

환경 운동가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케냐의 Wangari Maathai도 표준 표기는 '왕가리 마타이'로 정해졌지만 이 역시 키쿠유어 발음을 따르면 '왕가리 마다이'에 가깝다. 그는 이혼 이후에도 남편의 성을 계속 쓰는 대신 원래의 Mathai에 a를 하나 추가해 Maathai로 썼다. 그런데 원래의 키쿠유어 이름을 바꾼 것이라서 그런지 케냐에서는 [ð]보다는 [θ]를 쓰는 발음을 많이 쓰는 듯하다. 후자의 경우 Maathai는 키쿠유어라는 인식이 희박해져서 th를 스와힐리어식인 [θ]로 발음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프리카의 언어에서 각각 영어의 think와 this의 th 발음에 해당하는 치 마찰음 [θ]와 [ð]는 꽤 드물다. 하지만 스와힐리어에서는 주로 아랍어에서 온 차용어에서 이들 음이 쓰이며 [θ]는 th로 적고 [ð]는 dh로 적는다. 아랍어의 ذَهَب ‎(ḏahab)에서 온 dhahabu '금(金)'을 예로 들 수 있다. 즉 키쿠유어에서는 [ð]를 th로 적는데 스와힐리어에서는 [θ]를 th로 적고 [ð]는 dh로 적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키쿠유어 Thiong'o를 스와힐리어식 철자로 쓰면 Dhiong'o가 되겠다. 스와힐리어 dhahabu는 '다하부'로 적는데 이견이 없겠지만 철자 th는 스와힐리어와 키쿠유어가 발음이 갈리므로 한글 표기를 정하기가 쉽지 않다. 케냐 고유 명사에서는 철자 th가 대부분 키쿠유어의 [ð]를 나타내기는 하지만 어원이 불분명한 지명 Thika에서는 [θ]로 발음된다. [θ]로 발음되는 th는 영어에서는 '스/ㅅ'으로 적지만 스와힐리어, 알바니아어, 웨일스어 등에서는 영어식 표기를 따를지, th를 '트/ㅌ'으로 적는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따를지 명확하지 않다.

더구나 케냐에 쓰는 dh, th는 마찰음이 아닌 폐쇄음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루오어에서 dh는 유성 치 폐쇄음 [d̪], th는 무성 치 폐쇄음 [t̪]를 나타낸다. 그러니 루오어 이름인 Akoth, Okoth는 각각 '아코트', '오코트'로 써야 한다(만약 짧은 모음 뒤의 어말 무성 폐쇄음을 받침으로 쓴다면 각각 '아콧', '오콧'이 된다). 《흙먼지(Dust)》를 쓴 케냐의 소설가 이본 아디암보 오우오르(Yvonne Adhiambo Owuor, 1968년생)의 루오어 이름에 들어가는 dh도 마찰음이 아니라 폐쇄음이다.

설상가상으로 모어에서 치 마찰음을 쓰지 않는 이들은 스와힐리어와 키쿠유어의 [θ]와 [ð]를 각각 [s][z]로, 또는 각각 [t][d]로 흉내내기도 한다. 사실 영어의 [θ]와 [ð]의 표기도 꽤 어려운 문제인데 예전에는 둘 다 'ㄷ'으로 적는 일이 많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되면서 [θ]는 '스/ㅅ'으로, [ð]는 '드/ㄷ'으로 각각 적고 있다. 다만 '매머드(mammoth)', '맥아더(MacArthur)', '대처(Thatcher)' 등의 관용 표기에서 [θ]를 '드/ㄷ'으로 적던 옛 방식의 흔적을 볼 수 있다('매머드'는 '맘모스'라는 형태로도 쓰이지만 표준 형태로는 '매머드'가 선호된다). 예전에 영어의 [θ]와 [ð]를 구별하지 않고 둘 다 '드/ㄷ'으로 적었던 것은 철자가 둘 다 th라는 것과도 무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영어의 th를 발음에 따라 '스/ㅅ'과 '드/ㄷ'으로 구별하여 적는 것처럼 앞으로 케냐 고유 명사의 th도 발음에 따라 구별하여 적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한편 Ngũgĩ에서와 같은 ng는 비음이 선행하는 유성 연구개 폐쇄음 [ᵑɡ]를 나타내니 '응ㄱ/ㅇㄱ'로 적고 Thiong'o에서와 같은 ng'는 연구개 비음 [ŋ]을 나타내니 'ㅇ'으로 적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는 키쿠유어와 스와힐리어 철자에서 쓰는 방식이 같다.

대신 키쿠유어 철자의 특이한 점으로는 c가 무성 마찰음 [ʃ]를 나타낸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스와힐리어와 영어 철자에서 sh로 쓰는 음이다. 그러니 키쿠유어 이름 Gĩcaru는 '기샤루', Waciuma는 '와시우마'로 쓰는 것이 좋겠다.

지금은 케냐의 여러 고유 명사를 키쿠유어, 스와힐리어, 루오어 등 각 언어의 철자와 발음을 고려하여 한글로 표기한다는 것이 허황된 소리로 받아들여질지 모른다. 그래도 응구기가 바라는대로 아프리카 고유 언어가 문학 작품을 활발히 배출하고 더 널리 알려지게 된다면 언젠가는 오늘날 스위스의 여러 고유 명사를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언어에 따라 발음을 고려하여 한글로 표기하는 것처럼 당연하게 여겨지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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