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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블로그에 관한 간단한 소개글을 방명록을 겸해 적겠습니다. 특정 글에 대한 덧글이 아닌 블로그 전체에 관한 덧글은 여기에 남겨주십시오. 어떤 소재의 글을 읽고 싶다고 신청하는 덧글이나 간단한 질문도 환영합니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주 관심사는 세계의 여러 언어를 한글로 적는 문제와 이에 대한 규정인 외래어 표기법입니다. 가끔 외국어의 한글 표기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언어와 언어학 관련 내용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주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글은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를 시작하며"란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글이 길어져서 이어지는 내용은 감춥니다.
알림: 이 글로 시작해서 몇 편이 될지는 모르지만 [f] 음의 표기에 대한 연재를 해볼 생각입니다.
[f] 외국어에 있는데 한국어에 없는 발음으로 대표적인 것이 무성 순치 마찰음 [f]이다. 영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언어, 중국어, 아랍어, 힌디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우리가 접하는 주요 외국어에서 흔히 쓰이는 발음이지만 한국어에는 비슷한 발음조차 없어 'ㅍ', 즉 [pʰ]로 흉내낸다(수정: 힌디어는 외래어에만 [f]를 쓰니 제외). [f]는 윗니와 아랫입술로 조음한다 해서 순치음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어에는 순치음 자체가 없고, 좁은 틈으로 공기를 마찰시켜 내보내는 소리라고 해서 마찰음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어에서 마찰음은 'ㅅ' 계열 변이음과 'ㅎ' 계열 변이음 뿐이다. 그런데 요즘은 한국어로 말하면서도 [f]를 쓰는 것을 흔히 들을 수 있다. 물론 다른 언어도 구사하는 화자들 가운데는 외래어를 발음할 때마다 해당 외국어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하는 이들도 일부 있다. 하지만 [f]를 섞어 쓰는 현상은 더 보편적인 것 같다. 한국어에 없는 다른 발음, 즉 [v, θ, ð, ɹ] 등은 쓰지 않고 다른 것은 다 표준 한국어 발음대로 하는데 유독 [f]만 섞어 쓰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아나운서들도 '펀드(fund)', '프랑스(France)' 등의 'ㅍ'을 한국어에서 보통 쓰는 [pʰ] 대신 [f]로 대체하여 발음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 [f] 음을 나타내는 가상의 한글 자모 상상도(재미 삼아 그린 것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길). 보통은 무성 양순 마찰음 [ɸ]의 음가를 가졌다고 생각되는 옛 한글 자모 'ㆄ'(순경음 ㅍ)을 쓰자는 주장이 많다. 글꼴은 나눔명조. 혹자는 이와 같이 외래어의 발음에서 [f]를 쓰는 것을 외국어 발음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으로 묘사하지만, 그것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펀드'를 영어의 fund처럼 [fʌnd]라고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으' 음을 붙여서 [fʌndɯ]라고 발음한다. '펀드'의 보통 한국어 발음은 [pʰʌndɯ]인데 여기서 [pʰ]를 [f]로 대체하기만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프랑스'는 [pʰɯɾaŋs"ɯ]라는 일반적인 발음에서 [pʰ]만 [f]로 대체한 [fɯɾaŋs"ɯ]로 발음한다. F 발음을 한다는 것 외에는 프랑스어의 [fʁɑ̃s]나 영어의 [fɹɑːns]에 특별히 가깝게 발음하지는 않는다. 이런 화자들은 원어에 [f]가 들어가는 외래어를 원어 발음대로 한다기보다는 한국어의 기본적인 음소 목록에 [f]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다른 언어의 사례 전세계 언어의 음운 체계를 분석할 때 그 언어의 고유 어휘에는 쓰이지 않는데 외래어의 발음에만 쓰이는 음운을 흔히 찾을 수 있다.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f] 음이 기본 음소가 아닌 언어들을 몇몇 알아보자. 필리핀어. 필리핀어는 타갈로그(Tagalog)라는 언어를 표준화한 필리핀의 국어이며 [f]나 [v] 음을 사용하지 않는다. 필리핀은 스페인(에스파냐)과 미국의 통치를 받은 적이 있어 스페인어와 영어에서 받아들인 어휘가 많은데, 원어의 [f]는 [p]로, [v]는 [b]로 대체한다. 스페인어의 fiesta는 필리핀어에서 piyesta 또는 pista이고 영어의 television은 필리핀어에서 telebisyon으로 받아들였다. 필리핀어에서 쓰는 로마 문자에는 F, V 등의 문자도 포함된다. 많은 이들이 스페인어 또는 영어 이름을 쓰기 때문이다. 발음 안내 사이트 Forvo.com에서 한 필리핀어 화자가 1965년에서 1986년까지 장기 집권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대통령의 이름을 발음하는 것을 들으니 [f] 발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발음 듣기). 그러니 필리핀어에서는 일반 외래어에는 원어의 [f]를 [p]로 대체하지만, 이름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f]를 쓰기도 하는 듯하다. 핀란드어. 남서부 방언을 제외하면 핀란드어 고유 어휘에서는 [f]가 쓰이지 않는다. 대신 핀란드어에는 v로 표기하는 음이 있는데, [f]와 조음 위치가 같은 순치 접근음 [ʋ]이다. 이 [ʋ]는 [v]와 비슷하지만 마찰이 없어 [w]와 [v] 중간 음으로 들린다. 오래 전에 들어온 외래어에서 원어의 [f]는 보통 [ʋ]로, 어중에서는 때로 [hʋ]로 대체된다. 예를 들어 '커피'를 뜻하는 스웨덴어의 kaffe는 핀란드어에서 kahvi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더 최근 들어온 외래어에서는 원어의 [f]는 f로 표기하는데, 이 때 발음도 [f]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상 언어에서 때로 f로 적은 것도 [ʋ]로 발음하기도 한다. '아스팔트'를 뜻하는 asfaltti, '유니폼'을 뜻하는 uniformu가 최근 들어온 외래어로서 f 표기를 쓰는 예이다. 이들은 때로 [f]를 [ʋ]로 대체한 발음을 반영해 asvaltti, univormu라고 쓰기도 한다. 일본어. 일본어에는 [f]음이 없지만 /h/가 /u/ 앞에 올 때, 즉 は행의 ふ에서 양순 마찰음 [ɸ]로 발음된다. 이 소리는 위아래 입술로 조음되는 것이 다를 뿐 [f]에 꽤 가까운 소리이다. ふ는 널리 쓰이는 헵번식 로마자 표기에서 fu로 표기하며 훈령식 표기와 일본식 표기에서는 hu로 표기한다. 일본어 고유 어휘에서 [ɸ]는 /u/ 앞에서만 발음될 수 있다. 역사가 오래된 외래어일수록 원어의 [f]가 /u/ 이외의 모음 앞에 올 때는 /h/ 또는 드물게 /p/로 대체했다. 포르투갈어의 confeito는 金米糖(kompeitō)가 되었으며 네덜란드어의 koffie는 コーヒー(kōhī), morfine는 モルヒネ(moruhine)가 되었다. 영어의 wafers는 ウエハース(wehās)로 받아들였다. 한국에서도 영어 발음을 직접 받아들인 '웨이퍼'보다 일본어를 거친 '웨하스'가 더 널리 쓰이는 듯하다. ![]() 하지만 더 최근에 들어온 외래어에서는 일본어 고유 어휘에서는 /u/ 앞에서만 쓰는 [ɸ]를 다른 모음 앞에서도 쓰고 가타카나로 ファ [ɸa], フィ [ɸi], フェ [ɸe], フォ [ɸo] 등으로 표기한다. 영어의 fight는 ファイト(faito), 프랑스어의 profil은 プロフィール(purofīru)가 되는 식이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통해 최근에 들어온 외래어에 한해 원어의 음운 제약이 느슨해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외래어의 발음을 위해 [f] 발음을 허용하는 경우도 일부 화자는 더 익숙한 다른 발음으로 대체하기도 해 새 음소로서의 지위는 불안정하다. 한국어에 [f] 발음을 추가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많은 한국어 화자들이 [f]를 외래어의 발음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f]도 제한적으로나마 한국어 음소로 간주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f]를 섞어 쓰는 화자들마저 실제 [f]와 [pʰ]를 규칙적으로 구분하는 것 같지는 않다. [f]를 발음할 수 있다고 해서 [f]와 [p] 소리를 꼭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외국어에 대한 웬만한 지식 없이는 언제 [f]를 써야 하는지 알기도 힘들다. 한글 표기로는 외래어의 원음이 [f]인지 [p]인지 구별 없이 'ㅍ'으로 적기 때문에 원어에서 [p]를 쓰는 경우에도 [f]를 쓰는 일도 드물지 않다. 테니스 중계를 하는 해설자가 '포인트(point)'를 발음하며 계속해서 [f] 발음을 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프로페셔널(professional)', '펠프스(Phelps)'처럼 원어에 [f]와 [p]가 섞인 경우는 더욱 실수가 많다. 어떻게 보면 [f] 발음은 원어의 발음을 존중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외래어의 발음을 외국어답게 들리게 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외래어의 'ㅍ' 발음에 무조건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른다. 외국어 교육이 아무리 보급되었다 해도 한국어 화자 가운데 많은 이들은 [f] 발음을 하지 못한다. 또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사람이 외국어를 배워 유창하게 구사하는 경우도 해당 언어에서 [f]와 [p]를 혼동하는 실수를 흔히 본다. 이를 생각하면 [f]를 외래어 발음이라는 제한적인 용도로라도 한국어의 발음에 추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외래어를 발음할 때에 원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하려는 시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대다수 언중이 발음하고 구별하기에 너무 낯선 발음을 써서 언어 생활에 혼란을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위의 다른 언어 사례에서 본 것처럼 상황이 바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위들 언어는 [f]를 받아들인 발음을 표기하는 방식이 따로 있다. 필리핀어와 핀란드어는 f를 써서, 일본어는 フ를 써서 기존의 음운과 구별한다. 한글로 [f]를 기존 다른 발음과 구별하여 적게 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f]가 한국어에서도 쓰이는 발음으로 인정되기는 힘들 것 같다.
외국 고유명사의 한글 표기에 있어서 카탈루냐어는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아무래도 카탈루냐가 독립국이 아니라 스페인(에스파냐)의 지방에 지나지 않아 언어로서의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카탈루냐어는 스페인어의 방언이 아니라 독자적인 역사를 지닌 로망스어군 언어이며 문어로서는 스페인어보다 오히려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어에 더 가깝다.
카탈루냐어는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피레네 산맥의 안도라(Andorra)의 공용어이기도 하지만 워낙 소국이라서 나라 자체가 잘 알려져있지 않다. 더구나 확인해보니 수도인 Andorra la Vella는 카탈루냐어 이름으로 카탈루냐어 발음에 따라 표기하면 '안도라라벨랴'가 되어야 하지만 마치 스페인어 이름인 것처럼 적은 '안도라라베야'가 표준 표기로 정해져 있다. 이 도시의 스페인어 이름은 Andorra la Vieja이니 차라리 스페인어를 따라 한글 표기를 정하려면 '안도라라비에하'로 적어야 한다. 카탈루냐어 이름을 스페인어 이름인 것처럼 표기한 예는 꽤 있다. 스페인에서도 카탈루냐어 사용 지역은 공업이 발달하고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등 문화와 관광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우리가 접하는 스페인 고유명사 가운데 카탈루냐어 이름이 많지만, 국내에서는 스페인에서 스페인어 외의 언어가 사용된다는 인식조차 별로 없기 때문이다(스페인에서는 카탈루냐어 외에도 바스크어와 포르투갈어의 방언인 갈리시아어 등이 사용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태생으로 전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Juan Antonio Samaranch은 한국에서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실제 스페인에서 쓰는 발음과 국제 방송에서 쓰는 발음과 차이가 있다. Samaranch은 스페인어 이름이 아니라 [səməˈɾaŋ(k)]으로 발음되는 카탈루냐어 이름이기 때문이다. 카탈루냐어 발음에 따라 적으면 '사마랑'이라고 적어야 한다. 역시 바르셀로나 태생의 화가 Joan Miró의 표준 표기는 '호안 미로'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 외국 미술사 학생이 한국인 교수가 Joan을 스페인어인 것처럼 발음한다고 불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미술계에서는 Joan을 카탈루냐어식으로 [ʑuˈan], 즉 '주안' 비슷하게 발음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 이런 역사가 있기 때문에 지난 7월 29일 열린 정부ㆍ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제85차 회의에서 스페인 축구 선수이자 현 FC 바르셀로나 감독인 Josep Guardiola의 표기를 '주제프 과르디올라'로 정한 것은 뜻밖이었다. 예전 같으면 스페인어 표기 원칙을 억지 적용하여 '호세프 과르디올라'로 했을 텐데, 카탈루냐어 발음인 [ʑuˈzɛp ɡwəɾˈð̞jɔɫə]를 따라 한글 표기를 정한 것이다. 주제프 과르디올라의 예 하나만으로 속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제부터는 외래어 표기 심의위에서도 카탈루냐어 이름을 본 발음에 따라 적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과 함께 의문도 하나 생겼다. 바로 카탈루냐어의 모음 약화 현상을 앞으로 한글 표기에 얼마나 반영할까 하는 것이다. '주제프 과르디올라'라는 표기를 보면 Josep의 o는 '우'로, Guardiola의 o는 '오'로 표기했다. 이는 카탈루냐어에서 o가 강세가 있는 음절에서는 [o] 또는 [ɔ]로 발음되지만 강세가 없는 음절에서는 약화되어 [u]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카탈루냐어에서는 강세가 없는 음절의 모음이 약화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실제 양상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여기서는 맥스 휠러(Max Wheeler)의 The Phonology of Catalan에 나오는 설명을 따르겠다. 서부 카탈루냐어에서 강세가 있는 음절에 나타나는 모음은 일곱 개가 있다. i u e o ɛ ɔ a 강세가 없는 음절에서는 /ɛ/가 [e]로, /ɔ/가 [o]로 약화된다. 즉 강세 모음 일곱 개가 무강세 모음 다섯 개로 단순화되고 그 과정에서 /e/와 /ɛ/, /o/와 /ɔ/의 구분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중모음의 높이 구분이 없어지면서 강세 모음 일곱 개가 무강세 모음 다섯 개로 단순화되는 모음 약화는 이탈리아어와 포르투갈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요르카 카탈루냐어의 모음 약화 현상을 살펴보자. 마요르카 카탈루냐어가 속하는 발레아레스 제도 카탈루냐어에서는 강세가 있는 음절에 나타날 수 있는 모음이 여덟 개이다. i u e o ə ɛ ɔ a 위의 서부 카탈루냐어의 7모음 체계에 /ə/가 추가된 셈이다. 발레아레스 제도 카탈루냐어에서 sec [sək] 같은 단어의 강세 음절에 나타나는 /ə/는 육지의 동부 카탈루냐어에서는 /e/, 서부 카탈루냐어에서는 /ɛ/에 해당한다. 서부 카탈루냐어에서처럼 마요르카 카탈루냐어에서도 무강세 음절에서 /ɔ/가 [o]로 약화된다. 그런데 서부 카탈루냐어와는 다르게 /e/, /ɛ/, /a/는 모두 [ə]로 약화된다. 즉 무강세 모음은 /i, ə, o, u/ 네 개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경우에 따라 무강세 음절에서도 [e]가 발음되기도 한다. 마요르카를 제외한 동부 카탈루냐어에서는 모음 약화 현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마요르카 카탈루냐어식의 모음 약화에 더하여 /o/도 [u]로 약화되니 무강세 음절에 올 수 있는 모음은 /i, ə, u/ 세 개 뿐이다. 다만 일부 경우, 이를 테면 [əə]나 [əa] 같은 조합을 피하기 위해서 무강세 음절에서도 [e], [o]가 발음될 수도 있다. 카탈루냐 최대의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쓰이는 카탈루냐어에서 바로 이런 모음 약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니 Josep는 /o/가 [u]로 약화된 [ʑuˈzɛp]로 발음되는 것이다. 같은 이름이 서부 카탈루냐어가 쓰이는 발렌시아나 마요르카에서는 [ʑoˈzɛp], 즉 '조제프'로 발음될 것이다. 한글 표기에서는 [e]와 [ɛ]는 모두 '에'로 적고 [o]와 [ɔ]는 모두 '오'로 적으면 되지만 [ə]나 [u]로 약화되는 경우는 강세 모음과 무강세 모음의 한글 표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금 문제가 까다로워진다. [ə]로 약화되는 모음의 표기 Guardiola [ɡwəɾˈð̞jɔɫə]를 '과르디올라'로 적은 것에서 보면 [ə]로 약화되는 /a/는 '아'로 적고 있다. 사실 카탈루냐어의 [ə]는 [ɐ]로 적는 일도 있을만큼 영어의 [ə]보다는 낮은 위치에서 발음되는 모음이므로 '아'로 적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포르투갈어의 /a/는 무강세 모음에서 [ɐ]로 발음되는데, 포르투갈에서 쓰는 발음에서는 거의 [ə]에 가까운 발음이 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모두 '아'로 통일해서 적는 것도 참고할만하다. 카탈루냐어의 /a/를 언제나 '아'로 적는 것으로 통일하면 스페인어에 따른 표기와도 호환이 더 잘되는 장점도 있다. 또 일부 /a/가 약화되기도 하고 약화되지 않기도 하는 경우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마요르카 출신의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Rafael Nadal)의 성 Nadal은 [nəˈðal]로 발음하는 것이 우리가 본 규칙에 맞는다. 하지만 중앙 카탈루냐어에서 예외적으로 [naˈðal]이란 발음도 흔히 쓴다. /a/는 약화되더라도 '아'로 적기로 하면 [nəˈðal]과 [naˈðal] 가운데 어느 발음을 택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스페인어 발음에 따른 표기인 '나달'과도 같아지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e/, /ɛ/도 [ə]로 약화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 복잡해진다. 스페인어의 Carlos, 프랑스어의 Charles에 해당하는 카탈루냐어 이름은 Carles이다. 이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카탈루냐 출신의 축구 선수 Carles Puyol이 있는데 2006년 월드컵 당시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표준 표기로는 그의 이름을 '카를로스 푸욜'로 적도록 하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더 친숙한 스페인어 이름 Carlos를 대신 쓴 것이다. Carles의 카탈루냐어 발음은 동부에서 [ˈkarləs]인데 [ə]를 '아'로 적는다면 '카를라스'가 되니 조금 이상하다. 또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어 이름과 스페인어 이름은 모두 Barcelona이다. 이를 스페인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것이 '바르셀로나'이다. 현지의 카탈루냐어 발음은 [bəɾsəˈlonə]이다. [ə]를 '아'로 통일하여 '바르살로나'라고 적어야 할까? 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카탈루냐어를 잘 모르는 입장에서 어느 음절에 강세가 오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강세는 마지막 세 음절 가운데 하나에 올 수 있으며 복합어에서는 강세가 오는 음절이 여러 개가 있을 수 있는데, 철자만 봐서는 어느 음절에 강세가 오는지 알 길이 없다. Carles라는 철자만 보면 두 음절 가운데 어느 것에 강세가 오는지 알 수 없으니 a와 e 가운데 어느 모음이 약화되는지도 알 길이 없다. 서부 카탈루냐어 발음을 따른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Carles는 '카를레스', Barcelona는 '바르셀로나'로 적으면 그만이다. 거기에다 스페인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와도 같아진다. 또 같은 언어에서 지역에 따라 구별되어 발음되기도 하고 구별되지 않기도 하는 것이 있으면 변별력을 높이는 쪽을 따라 표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예전에 구상한 카탈루냐어의 한글 표기안에서 나는 동부 카탈루냐어의 모음 약화를 무시하고 a, e, i, o, u는 언제나 각각 '아, 에, 이, 오, 우'로 표기하는 것을 제안한 바가 있다. 그러면 Josep도 '조제프'로 표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비슷한 예로 또 다른 카탈루냐어 이름인 Jordi에서 o에 강세가 오는지 오지 않는지 쉽게 알 수가 없으니 '조르디'로 적을지 '주르디'로 적을지 헷갈릴 수가 있다(정답은 '조르디'이다). '주제 사라마구'에서 '조제 사라마구'로... 1998년 포르투갈의 José Saramago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외래어 심의위에서는 한글 표기를 '주제 사라마구'로 정하였다(제24차 회의). 포르투갈어 발음이 [ʒuˈzɛ sɐɾɐˈmaɡu]이기 때문에 정해진 표기이다. 하지만 2005년 외래어 표기법에 포르투갈어의 표기 규정이 추가되면서 나온 용례집에서는 José Saramago의 표기를 '조제 사라마구'로 바꿨다. 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 어말이나 -os의 o는 '우'로 적고 나머지는 '오'로 적는 것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어에서 무강세 음절의 o는 [u]로 약화되지만, 어느 음절에 강세가 오는지 따지고 적으려면 표기 규정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어말이나 -os의 o만 '우'로 적는 것으로 규정을 단순화한 것이다. 그래서 실제 발음과는 달라지지만 더 단순한 규칙에 맞도록 '주제'를 '조제'로 바꾼 것이다. 대신 João은 '주앙'이란 표기가 굳어졌다고 여겨 새 규정에 따른 '조앙' 대신 '주앙'으로 계속 쓰기로 했다. 만약 우리가 접하는 카탈루냐어 이름이 한정되어 있다면 일일이 발음을 조사해서 어느 모음이 약화되는지 따져 한글 표기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카탈루냐어를 잘 몰라도 철자만 보고 한글 표기를 정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한다고 하면 서부 카탈루냐어의 발음을 따라 a, e, i, o, u는 언제나 각각 '아, 에, 이, 오, 우'로 표기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필요에 따라 Josep는 '조제프' 대신 '주제프', Joan은 '조안' 대신 '주안'으로 쓰는 일부 예외는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카탈루냐어 발음에 따른 한글 표기 자체가 별로 흔치 않으니 이런 예외를 두어야 할만큼 이런 표기가 굳어질 것 같지는 않다.
UK tourist trapped in French hall (BBC 보도, 영어)
Elle passe la nuit à l'hôtel... de ville (Europe1 보도, 프랑스어) 한 30대 여성 영국 관광객이 금요일 저녁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작은 마을 단마리(Dannemarie)에 도착했다. 투숙할 곳을 찾던 그는 Hôtel de Ville이라는 간판의 아름다운 건물을 발견했다. 프랑스어로 '오텔(Hôtel)'이면 '호텔' 아닌가? 영어의 Hotel도 프랑스어에서 온 단어이다. '빌(Ville)'은 '도시'란 뜻이니 Hôtel de Ville은 '도시의 호텔'이란 뜻으로 짐작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관광객은 체크인하기 전에 우선 화장실에 들어갔다. 하지만 Hôtel de Ville은 프랑스어에서 '시청'이란 뜻이다. 단마리 시청 직원들은 관광객이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회의를 끝내고 모두 퇴근하면서 건물 문을 잠그고 나갔다. 혼자 건물 안에 갇혔다는 것을 깨달은 관광객은 불을 켰다 끄면서 바깥에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바깥에서는 눈치채는 사람이 없었다. 짧은 프랑스어로 '여기 갇혔습니다. 문 열어주실 수 있나요?'라고 쪽지를 정문의 유리창에 남기고 대기실의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9시 반에 한 약제사가 그 쪽지를 발견하여 건물 관리인에게 알려 비로소 관광객은 '구조'될 수 있었다. 폴 묑바크(Paul Mumbach) 시장에 의하면 관광객은 프랑스어를 잘 못했지만 진짜 호텔을 찾아달라는 의도를 확실하게 전달했고, 시장은 멀리 떨어진 마을에 있는 호텔을 알려주어 관광객은 겸연쩍은 모습으로 단마리를 떠났다. 스위스와 독일 국경 근처의 인구 2500의 작은 마을인 단마리에는 당시 영업 중인 호텔이 없었던 것이다. 묑바크 시장은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시청'을 영어와 독일어로도 써붙여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호텔과 호스텔 우리가 보통 '호텔'로만 아는 프랑스어 hôtel은 현지에서 여러 다른 의미로도 쓰이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이 단어의 유래를 살펴보자. 고급 여관을 뜻하는 '호텔'과 상대적으로 값이 싼 숙박 시설을 뜻하는 '호스텔'은 각각 영어의 hotel과 hostel에서 온 외래어이다. 요즘에는 배낭여행을 하는 이들이 많아져 젊은 여행객을 위한 숙박 시설인 '유스호스텔(youth hostel)'도 친숙해졌다. '대접이 좋은'이란 뜻의 라틴어 hospitalis에서 유래한 후기 라틴어 단어 hospitale는 '숙박소'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로 환자나 죽음을 앞둔 이들을 수용하는 숙박소라는 의미에서 오늘날 '병원'을 뜻하는 프랑스어 '오피탈(hôpital)'과 영어 '호스피털(hospital)'이 유래했다. Hospitalis의 어근인 라틴어의 hospes는 '주인' 또는 '손님'을 뜻하는데 여기서 프랑스어와 영어의 hospice가 유래했다. '호스피스'는 '죽음에 가까운 이들을 위한 특수 병원'을 뜻하는 외래어이다. 한국어에서는 '호스트바'나 '호스티스' 등 술집에 관련된 이미지만 있지만 원래 '주인'을 뜻하는 영어의 host와 hostess, 프랑스어의 hôte와 hôtesse도 hospes에서 유래했다. 프랑스어에서 hospitale는 hostel로 형태가 변했다. 프랑스어에서 라틴어의 h는 묵음이 되었으니 ostel로 적는 경우도 많았다(오늘날 프랑스어에서는 h 발음 자체가 쓰이지 않는다). 이 hostel은 점차 오늘날과 같이 '여관'이란 뜻으로 많이 쓰이게 되었고, 이 의미와 형태로 영어에도 전해졌다. 그 후 프랑스어에서 hostel의 s는 발음하지 않게 되었다. 프랑스어에서 모음 뒤, 자음 앞의 s가 묵음이 된 사례는 꽤 많은데, 해당 모음에 ^와 같이 생긴 부호, 즉 악상 시르콩플렉스(accent circonflexe)를 붙여 원래 s가 있다가 사라진 것을 철자에 나타내게 되었다. 그래서 hostel은 hôtel로 표기하고 [ɔtɛl]이라고 발음하게 되었다. 이렇게 형태가 변화한 단어는 또다시 영어에 전해져 영어에서는 hostel과 hôtel 두 단어가 공존하게 되었다. 새로 들어온 hôtel은 좀더 고급스런 여관을 뜻하는 것만 다를 뿐. Hôtel은 영어화되는 과정에서 부호가 생략되어 hotel로 쓰이게 되었다. 지금도 고풍스럽게 보이려고 영어에서도 hôtel이라고 쓰는 경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단어의 복잡한 역사 때문에 hôtel은 프랑스어에서 '호텔' 뿐만이 아니라 '관저', '저택'이란 의미로도 쓰인다. 그래서 hôtel de ville은 '시청'이란 뜻으로 쓰이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오텔디외(hôtel-Dieu)', 즉 '신의 hôtel'은 예전에 '시립 병원'이란 의미로 많이 쓰였고 지금도 프랑스의 오래된 병원 가운데는 hôtel-Dieu라고 불리는 것이 많다. 프랑스어에서 들어온 영어 단어의 h 발음 영어에서 hostel은 [ˈhɒst(ə)l]로, hotel은 [hoʊˈtel]로 발음된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에 따르면 hostel은 사실 '호스틀' 또는 '호스털'로 적어야 하지만 이미 굳어진 표기인 '호스텔'을 표준으로 정했다. 이들이 처음 영어에 들어왔을 때는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내어 h 발음을 하지 않았다. 이들 뿐만이 아니라 history, humble, herb 등 프랑스어에서 온 단어의 h는 묵음이었다. 하지만 후에 표기에 이끌려 이런 단어에서도 h 발음을 하기 시작해서 오늘날 hostel과 hotel의 h는 묵음이 아니다. 대신 영국식 발음에서 hostel의 h는 언제나 발음하지만 상대적으로 최근에 들어온 hotel의 h 발음은 하지 않고 '오텔'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날 history의 h는 언제나 발음하지만 거기에서 파생된 historic, historical은 특히 영국에서 h를 묵음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관사 a 대신 an을 써서 an historic, an historical이라고 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약이나 향료로 쓰는 식물을 뜻하는 외래어 '허브'의 어원인 herb를 발음할 때 영국에서는 h 소리를 내지만 미국에서는 보통 h 소리를 생략한다. Honour/honor, honest, hour 같은 일부 단어에서는 프랑스어에서처럼 영어에서도 h 발음을 하지 않는다.
벨기에의 수도는 브뤼셀이다. 벨기에 북부에서는 네덜란드어, 남부에서는 프랑스어를 쓰는데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의 사용자 비율은 대략 3:2이다. 소수이지만 동쪽에는 독일어 사용자도 있으며 세 언어가 모두 공용어이다.
지도를 보면 수도 브뤼셀은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 사용 지역 간의 경계선 북쪽에 있다. 하지만 브뤼셀과 수도권 지역에서는 프랑스어 사용자가 대다수이며 네덜란드어와 프랑스어가 둘 다 공용어이다. 브뤼셀은 프랑스어로 Bruxelles이라고 쓰며 발음은 [bʁysɛl]이다. 발음에 따라 한글로 표기하면 '브뤼셀'이다. 우리야 '브뤼셀'이라는 표기에 워낙 익숙하니 전혀 이상하게 여길 일이 아니다. 그런데 벨기에 남쪽의 이웃 프랑스에서는 Bruxelles을 [bʁyksɛl], 즉 '브뤽셀'이라고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어에서 x라는 철자는 [ks]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으니 Bruxelles이라는 철자를 보고 발음이 '브뤽셀'이라고 짐작하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엄격하게는 '브뤽셀'은 틀린 발음으로 간주되고 현지에서 쓰는 발음인 '브뤼셀'을 옳은 발음으로 쳐주는 것 같다. 고유 명사를 포함한 프랑스어 사전에도 맞는 발음은 '브뤼셀'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며 프랑스어에서 틀리기 쉬운 것을 소개하는 책에도 '브뤽셀'이란 발음은 틀렸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프랑스 방송의 아나운서들도 '브뤼셀'이라고 발음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부 올바른 언어 사용에 신경을 쓰는 이들, 한국으로 치면 '짜장면' 대신 '자장면'을 고집하는 이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만난 프랑스인들은 모두 벨기에의 수도를 '브뤽셀'이라고 불렀다. 방송에서도 '브뤽셀'이란 발음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심지어 '김대중' 같은 한국 이름도 한국어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하는 등 고유 명사 발음에 평소 각별한 신경을 쓰는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나시오날(Radio France Internationale)에서도 '브뤽셀'이란 발음을 들을 수 있다. 철자는 알아도 발음은 모른다 '브뤼셀' 혹은 '브뤽셀'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외국의 지명을 한글로 표기할 때 현지 발음을 알기 위해 같은 언어권의 사람들에게 확인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어에서 '브뤼셀'이라는 표기가 굳어진 것은 네덜란드어 이름인 Brussel ([ˈbrʏsəl], '브뤼설')이나 결정적으로 영어 이름인 Brussels ([ˈbrʌs(ə)lz], '브러슬스')에서 [ks] 발음이 나지 않는 덕분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올바른 발음에 따른 표기가 되었다. 만약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프랑스에서 들리대로 '브뤽셀'이라고 표기를 정했더라면... 한글로 쓰인 지명은 자음동화('선릉'은 [설릉]이냐 [선능]이냐), 사잇소리 첨가('학여울'은 [항녀울]이냐 [하겨울]이냐) 등 일부 음운 현상을 빼면 발음을 예측하기가 쉽다. 한국어 발음과 한글 철자의 관계가 꽤 규칙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어 가운데는 표기만으로는 발음을 제대로 예측하기 힘든 예가 많다. 비중이 큰 외국어 가운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 세 언어에 대해서는 철자 대신 발음 기호(국제 음성 기호)를 보고 한글 표기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영어 지명의 발음은 영어를 하는 사람에게 확인하기만 하면 되고, 프랑스어 지명의 발음은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에게 확인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발음을 알만한 사람에게 확인해야 한다. 영국 사람 가운데 미국 아이오와 주의 Des Moines ([dɪˈmɔɪn], '디모인')을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주 이름인 Arkansas ([ˈɑrkənsɔː], '아컨소', 표준 한글 표기는 '아칸소')의 발음도 잘 모르는 이가 꽤 될 것 같다. 반대로 아마 미국 사람 가운데 영국의 Warwick ([ˈwɒrɪk], '워릭')을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 것이고 Edinburgh ([ˈed(ə)nb(ʌ)rə], '에든버러')마저도 발음을 잘못 아는 이가 상당할 것 같다. 오스트레일리아의 Brisbane ([ˈbrɪzbən], '브리즈번')의 발음을 오스트레일리아를 잘 모르는 영국인이나 미국인이 제대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잘 알려진 지명이 아니면 그 나라 안에서도 발음을 잘 모르기 쉽다. 프랑스 사람들은 그 지방 출신이 아니면 자국의 Auxerres ([osɛʁ], '오세르'), Metz ([mɛs], '메스')도 '옥세르', '메츠'로 잘못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철자를 보고 발음을 얼렁뚱땅 맞추는 것이다. 프랑스 동부의 독일어에서 유래한 지명, 미국 동부나 오스트레일리아의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한 지명 같은 경우 철자가 어찌나 생소한지 외부인들은 올바른 발음을 절대 짐작 못하는 것이 많다. 지명의 발음이 워낙 불규칙적이니 지역 토박이들은 주변의 지명을 제대로 발음하는 법을 안다는 것을 큰 자부심으로 삼는다. 그래서 외국어 지명의 한글 표기를 정할 때는 이런 지명들의 올바른 발음을 알려주는 지명 사전이 유용하다. 아쉽게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지명 사전은 대부분 발음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 그래도 나라 별로, 주 별로, 군 별로 지명의 발음을 알리는 사이트는 꽤 많이 찾을 수 있다. 맛보기로 몇 개만 소개한다. 개인 홈페이지의 일부인 것도 있어 얼마나 믿을만한 자료인지는 모르지만 이들 언어에서 지명의 올바른 발음을 알아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The Columbia Gazetteer of the World Online (영어, 유료 회원가입 필요)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지명 (영어) 미국 메릴랜드 주의 지명 (영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지명 (영어)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지명 (프랑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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